"AI가 전기 먹어치우는데…'하루 전 가격'에 묶인 전력시장, 수술 필요'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6-11 16:30:48
대한상의·학계 한목소리…"ESS·VPP 성장 막는 낡은 제도, 시장원리 기반 개편 시급"
AI 데이터센터·재생에너지 시대 대응 과제…실시간 전력거래·가격입찰제 도입 요구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전력 수요와 변동성이 동시에 커지는 가운데 ESS(에너지저장장치)와 VPP(가상발전소) 등 에너지 신사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현행 전력시장 제도를 시장 중심 구조로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학계와 산업계는 실시간 가격 신호가 작동하는 전력시장 체계 구축과 독립적인 거버넌스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 정구형 한국전기연구원 책임연구원이 '에너지신사업 활성화를 위한 전력시장체계 개선방안'이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사진=대한상공회의소]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와 한국자원경제학회는 11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에서 '에너지 신사업 활성화와 전력시장 세미나'를 열고 전력시장 개편 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와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력 공급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ESS와 VPP 등 민간 중심의 에너지 신사업 육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조발제를 맡은 주성관 고려대 교수는 현행 전력시장이 발전 연료비를 기준으로 하루 전에 가격을 결정하는 비용기반(CBP) 구조에 머물러 있어 실시간 수급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전력 수요와 공급 변화에 따라 가격이 탄력적으로 움직여야 하지만 현재 제도는 시장 신호 기능이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주 교수는 전력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실시간 시장 도입과 함께 발전사·전력판매사가 가격을 제시하는 가격입찰제(PBP)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를 통해 ESS와 VPP 사업자의 수익성을 높이고 민간 투자를 확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토론에 참석한 전문가들도 제도 개선 필요성에 공감했다. 이서진 홍익대 교수는 신사업 투자 확대를 위해 예측 가능한 정책 환경과 맞춤형 보상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윤지 단국대 교수는 전력시장 개편의 성공을 위해 독립적인 전력시장 감독 거버넌스 구축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제도 정비 지연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이효섭 인코어드 부사장은 VPP 사업 확대를 위해 명확한 시장 개편 로드맵과 수익 보상 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고, 염성오 Gurin Energy 서울 대표는 AI 시대에 맞는 계통망·ESS·데이터센터 연계 정책 마련을 주문했다.

 

김민석 대한상의 그린에너지센터장은 "AI 시대 전력 수요 증가와 재생에너지 변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민간의 에너지 신사업 활성화가 필수적"이라며 "기업들이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예측 가능한 시장 환경과 규제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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