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이슈 토픽] 한화, '삼성과 방산 빅딜' 12년 만에 재계 판 흔들다…시총 150조 돌파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3-06 08:3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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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리스크 속 방산주 랠리
한화그룹, 시총 157조로 재계 5위 부상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 4년 만에 25배↑
지상·해양·우주 잇는 '통합 방산 체계' 구축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군사 작전으로 중동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면서 글로벌 방위산업 시장이 요동쳐 한화그룹이 기업가치를 급격히 끌어올리며 재계 순위 지형을 바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는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재계 10위권 안팎에 머물었는데 방산·조선·우주를 잇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국내 주요 대기업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기업가치를 키운 그룹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사진=챗GPT4]

 

이를 두고 산업계에서는 “12년 전 한화는 삼성과의 방산 빅 딜(대형 거래)이 한국 산업사의 흐름을 바꿨다”고 강조했다.


◆ 방산 랠리 속 한화 시가총액 150조 돌파

 

중동발 미국·이란 전쟁 리스크가 커지면서 국내외 방산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도 방산 기업들이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한화의 기업가치 역시 가파르게 상승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의 시가총액(시총) 합계는 약 157조원 수준으로 집계돼 국내 재계 순위 5위권에 올라섰다. 방산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기 이전인 수년 전과 비교하면 순위가 2~3단계 상승한 것이다.

 

재계 시총 순위를 보면 삼성그룹이 약 1560조원으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어 SK그룹(약 825조원), 현대자동차그룹(약 296조원), LG그룹(약 158조원)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화는 LG그룹과의 시총 격차가 크게 좁혀지면서 방산주 랠리가 지속될 경우 재계 서열에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도 거론된다.


◆ '4년 만에 주가 25배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폭발적 성장

 

이러한 기업가치 상승의 중심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세계 각국이 군비 증강에 나서면서 K-방산 수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그 중심에 섰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주가 흐름만 봐도 알 수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될 당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5만원대 수준이었다. 그러나 2026년 3월 5일 종가 기준 주가는 142만원을 돌파해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4년 만에 약 2570% 상승이라는 기록적인 수치다.

 

이 영향으로 그룹 시총 역시 2024년 약 42조원 수준에서 1년여 만에 170조원대로 급팽창했다.


◆ 폭풍 성장 배경에는 '2014년 삼성과의 빅 딜' 이슈

 

한화의 이러한 급성장의 비결의 시작점은 ‘2014년 삼성 빅딜’에서 시작됐다

 

현재 한화의 방산 제국의 출발점은 이 때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당시 삼성은 한화와 약 2조원 규모의 방산·화학 사업에 대한 교환 거래를 단행했다.

 

이 거래로 한화는 당시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등의 핵심 방산 기업을 인수했다.

 

당시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삼성이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한화가 무리하게 인수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거래는 한국 산업사에서 가장 성공적인 M&A(인수합병)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한화는 인수 이후 공격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글로벌 마케팅을 통해 방산 사업을 수출 중심 구조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글로벌 방산 베스트셀러인 ‘K9 자주포’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과거 삼성테크윈 시절 K9은 품질 논란과 사고로 ‘부실 무기’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특히 연평도 포격전 당시 일부 장비가 작동하지 않으면서 논란이 커진 바 있다.

 

그러나 한화가 인수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와 성능 개선을 거쳐 K9은 현재 폴란드·호주·노르웨이 등 세계 주요 국가에 수출되는 글로벌 베스트셀러 자주포로 자리 잡았다.

 

그 결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방산 사업 구조도 크게 바뀌었다.

 

2021년 10%대에 불과했던 수출 비중은 2025년 53%로 상승했으며, 지상 방산 부문만 보면 수출 비중은 70% 이상에 달한다.


◆ '마지막 퍼즐' 한화오션, 해양 방산 완성

 

한화의 방산 포트폴리오를 완성한 결정적 사건은 조선업 진출인데 2022년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해 한화오션으로 재편했다.

 

이로써 한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지상 방산), 한화시스템(전자·우주), 한화오션(해양 방산)으로 이어지는 육·해·공·우주 통합 방산 체계를 구축했다.

 

특히 한화오션은 미국의 조선 산업 부활 전략인 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정책의 주요 협력 파트너로 주목받고 있다.

 

이를 위해 한화는 이미 미국 필라델피아의 조선소를 인수해 북미 시장 진출 교두보를 확보한 상태다.


◆ 김승연 회장 장남 '김동관 시대'…방산 중심 승계 구도

 

이 같은 변화는 경영 승계 흐름과도 맞물린다.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은 삼성 빅딜 실무, 방산 계열사 통합, 한화오션 인수 등을 주도하며 그룹의 핵심 사업을 방산 중심으로 재편했다.

 

현재 한화는 방산·조선 사업은 김 부회장, 금융은 둘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유통·서비스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역할을 나눠 후계 구도를 형성했다.


◆ "전장의 운영체제를 잡아라"…다음 승부는 AI

 

한화가 청사진으로 그리는 다음 목표는 단순 무기 제조 기업이 아닌 ‘전장 운영체제(OS)’ 기반의 지능형 방산 무기를 갖추는 것이다.

 

AI 기반 지휘통제 체계, 드론·무인체계, 저궤도 위성 통신 등 전장 데이터를 통합하는 플랫폼 사업이 핵심이다.

 

방산 SW(소프트웨어) 기업인 한화시스템은 이미 AESA(능동위상배열) 레이더, 군용 위성 통신, UAM(도심항공교통) 분야에서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궁극적으로는 세계적인 미국의 방산 기업 록히드마틴과 AI 기반 방산 플랫폼 기업 팔란티어와 같은 모델을 지향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 '남은 과제' 항공엔진과 KAI 인수 가능성 변수

 

업계에서는 한화가 향후 넘어야 할 과제도 몇 가지 있다고 판단한다.

 

특히 독자 항공엔진 개발은 수십조원 규모의 연구개발 투자와 장기간 기술 축적이 필요한 분야이지만, 고부가 산업에 속한다.

 

이 과정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 인수 가능성도 꾸준히 거론된다.

 

한화가 만약 항공기 제작 능력과 항공엔진 기술까지 확보할 경우 지상 무기 → 전투기 → 함정 → 위성으로 이어지는 완전한 방산 체계를 구축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정학적 갈등이 커질수록 방산 산업의 전략적 가치가 얼마나 빠르게 기업가치로 연결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한화라는 평가가 나온다"며 "글로벌 군비 경쟁이 장기화되는 흐름 속에서 방산 수출 확대와 기술 고도화가 이어질 경우 한화의 기업가치 상승과 재계 내 위상 변화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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