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분석] 한진그룹의 경영권 승계 시나리오는?

강한결 / 기사승인 : 2019-04-09 22:5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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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경제 강한결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8일 숙환인 폐질환으로 별세함에 따라 한진가 3남매에게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한진그룹 경영권 승계가 초미의 관심사가 됐기 때문이다. 특히, 조 회장의 유언장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한진그룹의 총수 자리 승계와 관련해서는 여러가지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조현민·현아 자매, 조원태 사장 지원 시 경영권 승계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사진 = 연합뉴스]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경우는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으로의 경영권 승계다. 현재 조 사장은 지주회사인 한진칼을 포함해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등 한진가 3남매 중 유일하게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예상보다 빠르게 3세 경영 체제가 정립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진칼의 지분구조는 한진가 일가와 특수관계인 지분(우호지분) 28.95%다. 이중 조 회장은 지분은 17.84%로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조 사장의 지분은 2.34%에 불과하다. 이는 남매인 조현아(2.31%), 조현민(2.30%)과 별 다른 차이가 없다. 경영권 방어를 위해선 조 사장이 조양호 회장 지분을 상속받아야 한다.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은 현재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오너 일가 중 유일하게 조 사장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어 조 사장이 회장에 조만간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상속세율 50%와 여기에 추가로 기업 승계를 위한 상속에 붙는 20%의 할증을 고려하면 당장 17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KCGI(강성부 펀드)와 손잡고 남매의 난 일으킬 가능성도?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왼쪽부터). [사진 연합뉴스]

한진칼 지분 13.37%를 소유한 2대 주주 강성부펀드의 존재도 빼놓을 수 없는 변수다. 일각에선 ‘지분 교통정리’가 되지 않는다면, 3남매 중 일부가 강성부펀드와 손 잡고 경영권을 노리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한 기업지배구조 관계자는 “조 회장 지분이 3남매에게 쪼개진다면 2대주주인 강성부펀드가 사실상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며 “이럴 경우엔 강성부펀드의 요구를 들어주는 방식으로 3남매 중 누군가가 그룹 경영을 거머쥘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은 남매 간의 독립경영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그는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의 현 상황을 설명한 뒤 "그룹을 형제가 공동 경영하기보다는 쪼개가지고 나눠주는 것이 과거 선대의 상황이었다"며 "지금의 조양호 회장이 돌아가시고 난 시점에 형제 간에도 같이 형제 간 공동 경영을 하기보다는 그룹을 분할해서 독립 경영을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부인 이명희 승계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사진 = 연합뉴스]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 [사진 = 연합뉴스]

조 회장이 별도의 유언이 없었을 경우 재산은 배우자와 자녀에게 상속된다. 배우자와 자녀의 상속순위는 같지만 자녀보다는 배우자가 50%를 더 받는다.


이럴 경우 모친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에게 승계 권한이 생긴다. 현아·현민 자매가 땅콩회항, 물벼락 갑질로 인해 경영에서 물러나 당장의 복귀는 힘들지만 최대주주 위치는 충분히 가능하다.


업계는 이 전 회장의 상속 포기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조 회장의 한진칼 지분은 그룹 경영권과 직결되는 것이라 이 전 이사장이 경영 일선에 나설 게 아니라면 상속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전문경영인 체제 배제 못해


[사진 = 연합뉴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사진 = 연합뉴스]

일부 분석가들은 조원태 사장을 비롯한 유족들이 상속세를 납부할 자금을 모두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이러한 경우 경영권 승계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상속세는 보수적인 측면에서 계산된 것"이라며 "조 회장 일가가 여론의 공격을 이기지 못하고 상속을 아예 포기, 임원 자리를 유지하되 전문 경영인에게 경영권을 넘길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주총에서 표 대결을 벌였던 국민연금과 KCGI의 합산지분은 20.81%다. 최대주주 지위를 위협할 수 있는 수준이다. 조 사장이 지분율을 높이지 못하면 한진 오너 일가의 경영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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