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 '女 사외이사' 모시기 바람 거세…·“ESG 경영 가속화”

최낙형 / 기사승인 : 2021-02-24 13:5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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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기업 사외이사, 441명 중 여성은 35명뿐
작년 이사회 내 여성 비율 5.2%→내년 20% 예상
女 사외이사, 교수 출신·1960년 이후 출생자 다수 차지

[메가경제=최낙형 기자] 내년 8월부터 국내 자산 2조원 이상 대기업은 여성 사외이사를 사실상 1명 이상 두는 것이 의무화되면서 최근 재계는 여성 사외이사 영입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특히 올해는 ‘여성이면서 교수 출신의 1960년 이후 출생자’를 지칭하는 ‘여교육(女敎六)’으로 함축되는 이들이 국내 대기업 사외이사 영입 1순위에 속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그래픽=유니코써치 제공]

24일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업체 유니코써치가 ‘국내 100대 기업 사외현황 현황’을 분석한 결과 여성 사외이사 영입 바람과 달리 작년 3분기 기준 국내 매출 상위 100곳 중 70곳은 여성 사외이사가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100대 기업 이사회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아직까지는 5%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내년에는 20% 정도까지 크게 상승할 것으로 관측됐다.

조사 대상 100대 기업은 상장사 매출(개별 및 별도 재무제표 기준) 기준이고, 사외이사와 관련된 현황은 2020년 3분기 보고서를 기준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조사에 의하면 국내 100대 기업 사외이사 숫자는 441명으로 집계됐다. 이를 성별로 보면 400명이 넘는 사외이사 중 여성은 35명(7.9%)에 그친 반면 남성은 406명(92.1%)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100대 기업 내 사외이사 여성은 열 명 중 한 명도 되지 않은 셈이다.

100대 기업 중 여성 사외이사가 단 한 명이라도 있는 곳은 30곳으로 집계됐다. 70개 기업은 여성 사외이사가 전무했다.

‘지역난방공사’는 100대 기업 중 여성 사외이사가 가장 많았다. 이 회사의 사외이사 숫자는 총 6명인데 이중 50%인 3명이 여성으로 채워졌다. 이어 삼성전자, 한국전력, 에쓰오일도 여성 사외이사가 2명씩 있었다.

 

▲ [그래픽=유니코써치 제공]


100대 기업 내 여성 사외이사 35명을 살펴보면, 1960년대 출생자는 21명으로 60%를 차지했고, 1970~80년대생은 9명(25.7%)으로 나타났다. 1960년 이후 출생자가 85%를 넘어선 것이다.

교수 이력을 가진 학자 출신도 20명(57.1%)으로 가장 많았다.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경우 올해 신규 선임되는 여성 사외이사 중에는 ‘1960년 이후 출생한 대학 교수’ 중에서 이사회로 진출할 확률이 매우 높을 것으로 관측됐다.

유니코써치는 학자 출신의 교수들은 상대적으로 해당 분야 전문성이 높기 때문에 기업들은 이들 그룹에서 사외이사 후보군을 찾으려는 경향이 높다고 분석했다.

실제 최근 기아가 내달 주주총회 때 신규 승인할 조화순 사외이사는 1966년생으로 현재 연세대 교수로 활동 중이다. 현대모비스에서 새로 선임한 강진아 사외이사도 1967년생으로 서울대학교 협동과정 기술경영경제정책대학원 교수직을 맡고 있다.

현대차도 현재 카이스트 교수 타이틀을 가진 1974년생 이지윤 사외이사를 선임해둔 상태다. 이는 다른 기업들도 비슷한 경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범위를 넓혀 작년 3분기 기준 국내 100대 기업에서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포함한 총 이사회 인원은 모두 756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여성은 사외이사 숫자보다 겨우 4명 더 많은 39명으로 여성의 이사회 진출 비율은 5.2%에 그쳤다.

 

▲[그래픽=유니코써치 제공]


반면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대기업 500개사로 구성된 S&P 500 지수에 들어가는 회사들의 여성 이사회 진출 비율은 작년 기준 28% 수준이다.

스웨덴(24.9%), 영국 (24.5%)도 이사회에서 여성 비율은 20%대로 우리나라 기업들보다 높은 편이다. 덴마크와 노르웨이 등 유럽 선진국은 법률 등에 여성 이사 비율을 40%까지 확대했다.

최근 독일도 3명 이상의 이사회를 가진 상장 회사의 경우 1명 이상의 여성 이사를 두는 방안에 합의했다. 이사회 멤버 중 30% 이상을 여성 몫으로 할당해놓은 셈이다.

우리나라도 올해와 내년 사이에 여성 이사회 진출 비율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자산 2조 원이 넘는 곳은 내년 8월부터 이사회에서 최소 1명 이상의 여성 이사를 두도록 의무화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내년께 150명 내외의 여성들이 이사회로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 국내 100대 기업 기준 이사회 내 여성 비율은 20%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유니코써치는 내다봤다.


▲[그래픽=유니코써치 제공]

유니코써치 김혜양 대표는 “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새로운 경영 화두로 떠오르면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이사회 멤버 중 여성 비율을 높이는 분위기가 강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남성 중심의 이사회가 오랫동안 이어지다 보니 자발적으로 여성 사외이사를 확대해온 기업이 많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여성 사외이사의 증가는 기업의 지배구조인 거버넌스를 투명하게 하고 이사회 조직 운영의 다양성을 강조하는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추기 위한 행보의 일환이기 때문에 이제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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