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금융 줌-人②] 진옥동 표 '정도경영', 리딩 신한금융 키 향후 전략은?

문혜원 / 기사승인 : 2024-05-14 09:4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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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순익 1조3215억 …KB금융 제치고 1위
비이자이익 견고한 성적·글로벌 순익도 선방
리스크 관리 내부통제 강화…고객가치 중심
'지속가능성장'무게 추…책무구조도 도입
기업대출 강화 방점…디지털 쏠 사업 확대

[메가경제=문혜원 기자] 금융지주사들의 올해 경영전략 공통 키워드는 '영업력 강화'에 방점을 찍은 모습이다. 최근 1분기 실적이 발표된 가운데 ELS사태 여파가 실적에 영향을 미치면서 금융시장 불안과 경기침체 가운데 수익성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최고경영자(CEO)의 역량과 역할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부각되고 있다. 메가경제는 각 지주사 간 하반기 전략 방향과 생존전략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신한금융지주가 올해 1분기 '리딩금융' 지위를 탈환했다. 이러한 배경은 진옥동 회장의 경영철학과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진 회장은 숫자 중심의 외형 성장보다는 정도(正道)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하는 내실 다지기에 집중해왔다. 주로 내부통제 강화를 통해 리스크관리에 철저한 덕분에 그룹사 전체 성적에도 우위를 점할 만큼 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 (왼쪽부터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신한금융그룹 본사 전경) [사진=신한금융그룹 제공]

 

5분기 만에 '리딩금융' 복귀...비이자이익 부문 선방

 

신한금융은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한 1조3215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KB금융그룹의 1조491억원보다 3000억원 가까이 상회한 규모다. 지난 2022년 3분기 이후 다섯 분기 만에 KB금융을 실적에서 앞질렀다 신한금융도 KB금융처럼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배상 충격에도 견조한 수익성을 달성했다는 평가다. 

 

그룹의 이익 비중을 차지하는 이자이익의 경우 1분기 2조8159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9.4%, 전 분기 비교 1.1% 증가했다. 그룹 순이자마진(NIM)도 0.03%P 상승한 2%를 기록했다. 신한은행 원화대출 자산이 2.7% 늘었고, 순이자마진(NIM)도 분기 중 3bp(1bp=0.01%) 상승한 결과다. 그룹 기준으로 NIM은 지난해 1.94%에서 올해 1분기 2.00%로 반등했다.

 

금융지주 수익성은 비이자이익에서 갈린다. 신한금융의 경우 1분기 1조25억원을 기록해 작년 1분기보다 0.3%, 전 분기보다는 무려 107.3%가 늘었다. 보험이익과 수수료 이익이 각각 21.4%, 16.6% 증가한 영향 덕분이다. 전년 대비 0.3% 늘어난 1조25억원을 달성했다.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감소했으나 신용카드, 증권거래, 투자금융(IB) 수수료 이익이 전 부문에서 고르게 성장했다. 보험이익은 단기납 종신보험 영업 활성화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계열사별로 신한은행은 1분기에 순이익 928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0.3% 감소한 수치다.

 

신한카드는 전년동기 대비 11.% 증가한 1851억원 순이익을,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6% 줄어든 757억원의 순이익을 거두었다. 

 

한편, 신한금융은 최근 배당금을 늘렸다. 작년 1분기 주당 525원씩을 배당한 반면, 올해에는 540원으로 결정, 역대 최고 수준으로 분기배당금을 끌어올렸다. 신한금융은 올 2~3분기 중 3000억원 규모로 자사주를 취득, 소각해 주가부양에 더 힘쓴다는 방침이다. 

 

신한금융은 "이자이익을 중심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했으나, ELS 관련 충당부채 적립에 따른 영업외비용 인식 영향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실적"이라고 설명했다.

 

◆ 글로벌 순익 성장↑...기업대출 강화

 

이 기간 신한금융의 글로벌 해외 순이익도 괄목할만한 성적을 올렸다. 1분기 글로벌 당기순이익은 21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4% 늘었다. 전체 순이익에서 글로벌 손익 비중은 지난해 1분기 11.4%에서 1년새 16.3%까지 뛰어올랐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이 취임 당시부터 강조했던 글로벌 부분 성장이 본격화됐다는 평가다.

 

구체적으로 신한은행의 일본법인인 SBJ의 순이익은 270억원에서 330억원으로 증가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지난해 전년도와 비슷한 660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이밖에 카자흐스탄, 인도, 캄보디아, 미얀마 등에서 거둔 순이익은 지난해 1분기 640억원에서 116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글로벌 순이익이 증가한 것은 전략적인 외형 성장과 효율적인 자산부채종합관리(ALM)로 영업이익이 개선된 효과 덕 분이라는 분석이다. 

 

신한금융은 "베트남과 일본, 중국 등 3대 법인은 물론, 카자흐스탄 법인이 가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최근 2년간 인도와 멕시코 법인도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진 회장은 글로벌 부문 순익을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은행을 중심으로 글로벌 수익을 끌어올리는 가운데 카드와 증권, 라이프 등 계열사 간 시너지를 높여 영토를 확장한다는 복안이다.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서는 기존 '직접 진출' 방식에서 벗어나 '지분 투자' 등 다각적인 시도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인도 크레딜라 지분투자와 같이 다양한 방식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해외에서도 그룹사 시너지를 극대화해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올해 기업대출 영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진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현장 중심으로 영업전략을 개편하고, 외부 경쟁자를 압도하겠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진 회장은 영업·개인·기업·대기업 등 영업 조직 그룹장(부행장)들을 6층 집무실과 가까운 곳에 전면 배치하며 영업 확대 의지를 보였다.

 

신한은행이 대기업대출을 확대한 배경은 정책금융상품을 중심으로 발 빠르게 대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대기업들의 유동성이 악화해 기업 대출 수요가 늘었다"며 "정책금융상품을 중심으로 집중해 취급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리스크관리로 내실다지기 집중...책무구조도 도입

 

진 회장은 취임 때부터 일성으로 강조해온 ‘정도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내실 다지기에 집중해왔다. 일례로, 금융상품 판매 후 사후관리 여부가 반영되도록 직원들의 KPI(성과평가제도)를 개편했다. 고객중심 가치 경영을 앞세워 '고객 수익률' 중심으로 전면 개편한 것이다. 또 각 그룹사별로 운영해온 소비자보호 정책을 일원화하기도 했다.

 

실제로 9개 계열사에 책무구조도 선제적 도입을 결정해 주목받았다. 이는 지난해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내부통제 제도개선 방안'을 내놓으면서 이에 발맞춰 발 빠르게 이행시스템 개발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진다. 

 

책무구조도 도입 역시 진 회장의 '지속가능성장 추구'에 무게를 둔 경영철학 때문이다. 철저한 내부 견제와 검증을 통해 모든 과정이 정당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신한카드, 신한투자증권, 신한라이프 등 전 계열사가 업권 내에서 최초로 책무구조도 작성에 돌입했다.

 

아울러 신한금융은 책무구조도를 통해 그룹계열사에 '3선 구조'의 내부통제 시스템을 완성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1선에서 각 사업의 리스크를 파악하고 관리한다면 2·3선에서는 전문영역별로 내부통제를 관리하는 구조다.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는 책무구조도 작성과 내부통제 총괄 관리 의무를 지고 이사회는 내부통제체제 운영 전반을 감시하는 역할을 맡는다. 

 

신한금융은 “계열사 내부통제 운영 적정성 점검과 함께 모니터링, 시정조치를 강화하는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디지털 쏠 사업 확대 방향 제시...수익다각화 모색

 

신한금융은 진 회장 체제에서 디지털 금융에 중점을 두고 쏠 등 플랫폼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한금융의 역량을 모은 통합앱 '슈퍼쏠'은 수익 다각화를 꾀하기 위한 모델로 기획됐다. 

 

슈퍼쏠은 은행, 카드, 증권, 라이프, 저축은행 등 5개 기업 금융앱의 핵심 기능을 결합한 통합앱이다. 개별 앱 사용의 번거로움을 없애고 그룹사 간 금융 서비스를 연계해 통합 솔루션을 제공한다.

 

지난해 12월 출시 한 달 만에 가입자 300만명을 넘긴 성과를 냈다. 플랫폼 내에서 계좌 신규, 카드 및 수신상품 등 금융상품 판매 실적은 350만좌를 돌파했다. 신한금융의 디지털 영업이익도 2조1300억원으로 전년보다 14%가량 늘었다. 

 

슈퍼쏠 출시 후 은행, 카드 등 타 그룹사 플랫폼의 이용자가 슈퍼쏠로 흡수되고 있는 모습이다. ‘SOL뱅크’(은행), ‘SOL페이’(카드)의 MAU가 2023년 12월 말 각각 1016만 명, 903만 명에서 올해년 3월 말 967만 명, 892만 명으로, 4.8%, 1.2%씩 감소했다. ‘SOL라이프’(라이프)도 39만 명에서 35만 명으로 10.3% 줄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디지털 플랫폼이 다양화될 수록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면서 "이에 지난해 3·4분기부터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가입한 예적금 상품, 대출 상품 등을 따로 집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웅권에선 진 회장이 리딩금융 탈환이라는 미션에 성공한 만큼 향후 하반기 전략 역시 디지털 혁신, 내부통제 및 리스크관리 강화 등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 초에 열린 '2024 신한경영포럼'에서 진 회장은 "기존 관행이나 성공 방식에서 벗어나 틀을 깨는 혁신과 도전을 이어 나가기 위해 미래 금융의 핵심 경쟁력인 디지털, 글로벌 전략 등에 대해 성과를 내겠다"고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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