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경영 정상화 지연 우려… 수주 전략 차질 가능성도 제기
[메가경제=심영범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신임 사장 인선을 둘러싼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8개월간 이어진 최고경영자 공백 상황에서 김종출 사장 내정자가 발표됐으나, 노동조합과 업계 안팎에서는 전문성과 경영 역량에 대한 검증이 충분했는지를 두고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KAI는 27일 오후에 이사회를 열고 신임 사장 인선 안건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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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노동조합] |
한국갤럽이 발표한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에서 응답자의 63%가 "잘하고 있다"라고 답하며 정부의 추진력과 실용 기조에 대한 기대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노조는 KAI 사장 인선과 관련해서는 “실용 인사 원칙이 적용됐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국가 전략산업의 핵심 기업 수장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산업 전문성과 대규모 조직 운영 경험에 대한 객관적 검증이 충분했는지가 쟁점이다.
KAI가 선정한 김종출 사장 내정자는 공군사관학교 31기로 2006년 중령 예편 후 같은 해 방위사업청 4급으로 특채 입사했다. 이후 방산수출지원팀장, 창의혁신담당관, 절충교역과장 등을 거쳐 2019년 무인사업부장을 끝으로 퇴직했다.
다만 고정익 항공기 체계개발과 양산, 글로벌 마케팅, 수조 원대 대형 프로젝트 총괄 등 경영 전반을 직접 지휘한 이력은 확인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역사회에서는 방사청 퇴직 이후 경남테크노파크 우주항공 본부장 공모 과정에서 전문성 부족을 이유로 탈락했다는 이야기도 회자한다. 아울러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강구영 전임 사장을 “신의 한 수”라고 평가한 발언이 알려지며 전임 경영진과의 연속성 논란도 불거졌다.
이 같은 문제 제기는 지난 25일 열린 KAI 이사회에서도 표출됐다. 당시 이사회에서는 사장 선임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었으나 노동조합의 강한 항의 속에 의결되지 못했다.
노조 관계자는 "이사회가 27일 오후 4시 30분 재상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라며 "졸속 인선 강행에 따른 우려가 커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KAI의 정기주주총회는 오는 3월 26일이다.
노조 측은 이번 인선과 관련해 “정치적 배경에 따른 낙하산 인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유사한 방식의 인사가 반복되고 있다”라며 “대선 캠프 또는 특정 정치권과의 연관성을 배경으로 한 인사가 아니라 항공우주 산업 전문성과 경영 능력을 갖춘 인물이 선임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김 내정자의 경력과 전문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이 관계자는 "김종출 전 방위사업청 무인기 사업부장은 과거 방위산업 관련 기관 근무 이력은 있으나, 대형 항공우주 기업을 이끌 경영 능력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과거 경남 지역의 한 공공기관의 본부장 공모 과정에서 탈락한 이력이 있다“라며 "외부 기관 본부장 공모에서조차 경쟁력을 입증하지 못한 인사가 KAI 최고경영자로 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꼬집었다.
KAI는 방위산업과 항공우주 기술을 대표하는 국내 핵심 기업이다. 장기간의 리더십 공백은 수주 전략과 조직 안정성, 현장 사기 등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KAI 노조는 지난 26일 오후 사천 근로자복지회관에서 집회를 열고 인선 철회와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사장 인선을 둘러싼 갈등은 단순한 인사 문제를 넘어 지역 노동계와 정치권의 현안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향후 이사회 결정과 정부의 대응이 지역 민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노조는 앞서 지난달 21일부터 22일까지 사장 인선 촉구를 위한 전 임직원 청원서 서명을 진행했다. 같은 달 26일 한국수출입은행을 방문해 이동훈 부행장에게 청원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KAI의 최대 주주는 지분 26.41%를 보유한 한국수출입은행이다. KAI는 법적으로는 민간기업이지만 방산기업 특성상 정부 거래 비중이 높아 사실상 공기업에 준하는 성격을 지닌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지난해 10월 KAI 지분 매각 계획이 없다는 견해을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특히 정권 교체기마다 반복돼 온 이른바 ‘낙하산 인사’ 논란은 지배구조의 구조적 한계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경영진 교체 주기가 정책 환경과 맞물리며 중장기 전략의 일관성이 저해된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지난해 6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 대선 캠프 출신인 강구영 전 KAI 대표는 한 달 후인 7월 퇴임했다. 현재 차재병 부사장이 KAI의 임시 대표를 맡고 있다.
KAI 관계자는 "금일 이사회 개최는 알수 없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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