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프랜차이즈, 반복되는 위생 사고에 소비자들 비난 쇄도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더본코리아가 운영 중인 커피 프랜차이즈 '빽다방'에서 비닐째 갈아 만든 감귤주스를 먹고 한 소비자가 병원에 실려 가는 사건이 발생했다. 또한 햄버거 프랜차이즈 '맘스터치'의 햄버거에서 비닐장갑이 발견돼 이를 항의하는 소비자를 오히려 블랙컨슈머(악성 민원 소비자)로 몰아세운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최근 빽다방에서 판매하는 감귤주스에 비닐이 섞여진 사건이 발생했다. 매장을 방문한 한 부부는 5세 아들에게 주려고 감귤주스를 주문했고, 이후 아이 엄마는 주스를 한 모금 마시자 이상한 이물감을 느꼈다. 처음에 귤껍질인 줄 알았지만, 이물질을 뱉고 보니 여러 개의 비닐 조각들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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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 프랜차이즈 햄버거와 과일주스에서 비닐이 나왔다. [사진=연합, 제보팀장] |
주스를 여러 번 마신 아이는 이튿날 밤부터 복통과 고열, 구토를 반복하다 병원에 실려 갔다. 병원에서는 급성 장염·위염, 상세 불명의 복통을 각각 진단받았다. 이 부부는 감귤주스를 제조하는 과정에 비닐을 믹서기에 함께 갈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부부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해당 사실을 신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더본코리아는 매장의 고의적 잘못이 아닌, 과일 반입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더본코리아 측은 "현장 CCTV 확보 후 점포 제조 과정을 면밀하게 살펴본 결과, 이물질이 들어가기 힘든 상황으로 분석됐다"며 "음료 제조에 사용되는 과일을 비닐에 소분해 사용하고 있어 이물 혼입 가능성을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점주는 이유를 막론하고 사건 발생 즉시 고객 자택을 방문해 사과했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고자 고객께 병원 내원을 권유했다"며 "당사는 이유를 막론하고 불편을 끼쳐드린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아울러 "해당 매장은 시정요구서 발송과 메뉴 제조 관리 수준을 높이는 교육을 추가로 진행한 상태"라며 "당사는 앞으로도 가맹점 관리에 더욱 만전을 기하고, 해당 고객께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빽다방을 운영 중인 더본코리아는 유명 요리가이자 방송인, 기업인으로 맹활약 중인 백종원 씨가 대표로 있는 곳이다. 빽다방은 더본코리아의 20여 개 브랜드 중 가맹점 수(2022년 기준 1228개)가 가장 많은 브랜드다.
맘스터치에서는 햄버거에 비닐장갑이 발견되는 위생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맘스터치 가맹점 측은 증거물(비닐장갑)을 회수한 후 소비자에게 '마음대로 하라는 식'으로 대응, 관할 지자체의 불시 조사에서 적발돼 시정명령을 받았다.
소비자는 배달주문으로 받은 맘스터치 햄버거에서 위생 비닐장갑을 발견해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가맹점은 증거물인 햄버거를 회수한 후 고객과 아무런 상의 없이 배달앱 주문을 취소했다.
비닐장갑이 나온 경위도 알려주지 않았고 점장은 고객을 블랙컨슈머로 몰고 갔다. 점장은 해당 고객에게 "햄버거를 만든 직원에게 물어보니 그럴 리가 없다"며 "우리 점포는 햄버거 조리 시 위생 장갑을 쓰지 않는다"고 발뺌한 것으로 전해진다.
맘스터치 본사의 대응도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고객이 본사 고객센터에 항의했으나 본사 측은 "직원 실수로 비닐장갑이 들어간 사실은 사과한다"며 "음식을 먹고 탈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보상을 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고객이 해당 사안에 대해 언론에 제보하겠다고 하자, 본사 측은 "사실 대로만 제보하라"고 맞섰다는 전언이다.
해당 고객은 이후 식약처에 신고했으며, 식약처는 관할 구청에 매장 조사를 불시에 진행해 햄버거 조리과정에서 실수로 비닐장갑이 들어갔음을 확인했다.
맘스터치 본사 관계자는 "사건 발생 초기 가맹점이나 본사 고객센터에서의 대응이 미진했던 부분이 있었다"며 "이후 고객과 직접 만나 정중하게 사과했으며, 적절한 보상도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향후 이런 식품 안전 이슈 재발 방지를 위해 내부 프로세스를 더욱 꼼꼼하고 세심하게 살피는 것은 물론, 정기적인 교육을 통해 위생 안전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명 프랜차이즈 외식업체들의 위생 안전 문제가 잇따르자 소비자들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초등학교 자녀를 키우는 한 소비자는 "중국에서도 이런일은 안 일어날 것"이라며 "유명 프랜차이즈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그동안의 생각에 배신감을 느낄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식약처의 처벌이 너무 가벼워 이런 일이 반복적으로 생기는 것 같다. 식품과 관련한 안전 문제에 대해서 보다 강력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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