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소통 확대…글로벌 거버넌스 기준 맞춘 체질 개선 목적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LG화학이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직을 분리하는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하며 이사회 중심 경영 체제 강화에 나섰다.
창사 이후 처음으로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에 선임한 가운데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제안까지 맞물리면서 주주가치 제고와 경영 투명성 확보를 위한 제도적 변화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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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화순 LG화학 신임 이사회 의장[사진=LG화학] |
LG화학은 24일 이사회를 열고 조화순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사회의 독립성을 높이고 견제와 균형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그동안 국내 주요 기업들이 대표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는 방식으로 선진 지배구조 체계를 도입해 온 흐름에 LG화학도 본격적으로 합류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조 의장은 LG화학 최초의 여성 이사회 의장이며, 그는 2022년 3월 사외이사로 합류한 후 이사회 내에서 감사위원과 ESG 관련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해 왔다.
현재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책학부 정회원으로 활동하는 등 과학기술 정책과 미래 거버넌스 분야의 전문가로 꼽힌다.
조 의장은 학문적 전문성과 기업 자문 경험을 토대로 LG화학의 중장기 전략과 리스크 관리 체계를 점검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에 상정할 안건을 결정하고, 회의를 소집·주재하는 등 이사회 운영 전반을 총괄한다.
LG화학은 조 의장이 독립적인 위치에서 경영 현안을 점검하고 전략 방향에 대한 자문을 통해이사회 중심 경영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조 의장은 “투명한 지배구조에 기반한 책임 있는 의사결정과 건설적인 소통을 통해 주주의 기대에 부응하는 이사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이사회와 주주 간 직접 소통 채널도 확대할 방침이다. 사외이사를 포함한 이사회가 주주들과 직접 만나는 거버넌스 미팅을 추진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글로벌 투자자들이 이사회 독립성과 주주환원 정책을 주요 투자 판단 기준으로 삼고 있는 만큼 선제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3월 31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주총)에서는 신임 대표로 내정된 김동춘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비롯해 재무제표 승인,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정관 변경 등의 안건이 상정된다.
이번 주총에서는 영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 팰리서캐피탈이 제안한 권고적 주주제안 제도 도입과 선임 독립이사 선임 안건도 함께 다뤄질 예정이다. 다만 LG화학 이사회는 두 안건에 대해 반대를 권고했다.
이사회 측은 권고적 주주제안 제도와 관련해 “취지는 일부 공감하지만 관련 법령이 마련돼 있지 않고 국내 도입 사례도 거의 없어 제도 운영의 불확실성이 크다”며 “법적 기반이 정비된 이후 신중히 검토하는 것이 주주 이익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선임 독립이사 선임 요구에 대해서도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고 주주 소통 확대 계획을 마련한 만큼 해당 기능이 이사회 운영 전반에 이미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의 이번 결정이 행동주의 펀드의 요구에 대한 방어적 대응을 넘어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투자자들의 거버넌스 기준에 맞추려는 전략적 행보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와 이사회 의장의 역할 분리를 통해 경영진 견제 기능을 강화하고, 사외이사 중심의 독립적 의사결정 구조를 확립해 기업가치 제고와 투자 매력도를 동시에 높이려는 포석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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