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 폐지 우려에 '비상구' 찾는 K-배터리...사업 다각화로 대응 분주

신승민 기자 / 기사승인 : 2024-11-19 08:37:10
트럼프 2기, 전기차 보조금 폐지 검토중... AMPC 축소 가능성
국내 배터리 업계, 로봇·ESS 등 非전기차 사업 다각화 필요

[메가경제=신승민 기자] 트럼프 2기 행정부가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의거한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나오면서 국내 배터리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전기차 수요 감소로 인한 연쇄 효과가 우려되는 가운데, AMPC(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 축소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업계는 사업 다각화를 통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국내 배터리 3사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CI [이미지=각사]

 

19일 업계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권 인수위원회는 IRA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 지원 폐지를 계획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당선인의 감세 공약 실현을 위해 예산 절감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현재 미국은 바이든 행정부가 마련한 IRA 법안에 따라 전기차 1대당 최대 7500달러(한화 약 1050만 원)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유세 과정에서 IRA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전기차 보조금 폐지 움직임에 대한 반발도 거세다. LG와 테슬라 등이 속한 미국 제로배출교통협회(ZETA)는 성명을 통해 “IRA는 오하이오, 켄터키, 미시간, 조지아 등 배터리 벨트 지역에서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며 보조금 폐지 철회를 촉구했다.

 

IRA가 폐지될 경우, 국내 완성차 및 배터리 생산기업이 입을 타격은 불가피하다. 보조금이 없어질 경우 전기차 수요 부진이 예상되며, 이로 인해 완성차에 탑재되는 배터리 수요도 감소하는 연쇄 효과가 우려된다.

 

또한, IRA 폐지와 함께 배터리 생산 기업이 받는 혜택인 AMPC 축소 가능성도 논의되고 있다. AMPC는 미국 내에서 생산된 배터리 1㎾h당 최대 45달러의 세액공제를 제공하는 제도로, 이 혜택을 받기 위해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미국 현지에 공장을 짓고 투자를 확대해왔다.

 

AMPC는 국내 배터리 업체의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올해 1~3분기 기준 국내 3대 배터리 업체(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이 AMPC를 통해 공제받은 누계액은 총 1조 3787억 원이다. 올 3분기 기준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각각 4483억 원, 24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세액공제가 없었을 경우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우려로 국내 배터리 업계 주가는 급락세를 보였다. 15일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12.09% 하락했으며,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도 각각 6.81%, 6.43%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국내 배터리 업계가 미국 정책 의존도를 줄이고 사업 다각화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기차 외에도 에너지저장장치(ESS), 로봇, 우주 등 다양한 배터리 수요처를 발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자율주행 로봇 기업인 ‘베어로보틱스’에 원통형 배터리를 단독 공급하고, 재생에너지 기업 ‘테라젠’과 ESS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 9월 차세대 ESS 배터리 ‘SBB 1.5’를 출시해 북미와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섰고 3분기 ESS 배터리 매출이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하는 등 비(非)전기차 사업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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