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연 네이버 대표, 美 '포시마크' 인수 완료…가품논란 잡고 C2C 영향력 키울까

김형규 / 기사승인 : 2023-01-06 17: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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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연 "북미까지 포트폴리오 확대, 주요 매출원으로 C2C 성장"
1조 6700억 원에 3개월 앞당겨 조기 인수…고가 인수 논란 우려
포시마크, 정품 검수 서비스 제한적 제공 '가품 논란' 지속돼

네이버가 ‘최수연 대표의 승부수’로 알려진 북미 최대 소비자거래 플랫폼 기업 ‘포시마크’ 인수를 기업가치 12억 달러(약 1조 5000억 원)의 가격으로 마쳤다고 6일 공시했다.

포시마크 인수로 네이버는 리셀 플랫폼인 손자회사 크림과 함께 C2C(소비자거래) 플랫폼 영향력을 안팎으로 확대하게 됐다. 다만 앞서 인수 발표 이후 불거졌던 고가 인수 논란과 포시마크의 고질적인 가품 판매 이슈 등이 과제로 남았다.

▲ 최수연 네이버 대표 [네이버 제공]

 

최수연 대표는 “시장 초기 단계부터 장기적인 관점으로 글로벌 C2C 포트폴리오 구축을 시작했다”며 “이번 포시마크 인수로 북미 시장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본격적인 글로벌 경쟁에 진출함으로써 C2C가 주요 매출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포시마크의 가용 현금을 포함한 주식 취득 대가는 13억 1000만 달러(약 1조6700억 원)이다. 네이버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이다.

네이버는 이번 인수와 관련해 지난해 11월 18일 HSR filing(미국내 기업결합신고) 승인을 받았다. 이후 12월 27일 포시마크 주주총회에서도 각각 당초 예정되었던 승인을 기한 내에 마쳤다.

이에 따라 네이버는 이번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 프로톤 페어런트를 통해 포시마크의 인수 절차를 미국 현지 기준 5일에 최종 완료했다. 인수 절차를 마치며 포시마크는 이날 나스닥 상장을 철회했다.
 

▲ 포시마크 로고

 

네이버는 당초 올해 4월 초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던 인수 작업을 3개월가량 앞당겨 마쳤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네이버가 지난해와 같은 주가 하락 사태를 우려한 선택이라는 시각이 나왔다.

앞서 인수를 발표한 지난해 10월 4일에는 총 인수가가 약 2조 3000억 원으로 알려지며 포시마크를 너무 비싸게 사는 게 아니냐는 우려에 네이버 주가가 크게 떨어진 바 있다.

실제 인수 발표 직후인 같은 달 5~6일 사이 네이버 시가총액은 약 5조 원 가까이 증발했다. 이는 당시 알려진 인수가액의 2배가 넘는 규모였다.

그나마 네이버는 환율변동 덕분에 이 같은 우려로부터 자유로워졌다. 최근 환율이 크게 내리며 원화 환산금액도 당초 알려진 규모보다 저렴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 2조 3000억 원으로 알려졌던 인수가격은 1조 5000억 원까지 내렸다.

네이버 관계자는 인수 완료 시기에 대해 “앞당긴 게 아니라 일정대로 진행됐던 것”이라며 “공지 때문에 4월로 알려졌었으나 통상적인 인수합병 관련 마감 시한이 기재가 됐던 것일 뿐 회사가 계획했던 일정하고는 무관했다”고 설명했다.

2011년에 설립된 포시마크는 중고 의류를 소비자들이 직접 사고팔 수 있도록 만든 플랫폼 기업이다. 우리나라의 당근마켓 등을 떠올리면 되지만 패션 아이템에 특화됐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사용자는 8000만 명에 달하는 북미 업계 1위 플랫폼으로 알려졌다.

포시마크의 특징은 인스타그램 등의 SNS 서비스와 흡사한 구성방식이다. 이에 따라 회원과 이용자들이 게시글을 콘텐츠처럼 볼 수 있어 플랫폼 체류시간이 길어지게 된다.

업계는 네이버가 이 같은 긴 체류시간의 장점을 활용해 추후 광고 매출을 수익모델로 삼아 포시마크를 더욱 성장시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포시마크는 중개 수수료 20% 외에 특별한 수익구조를 만들어 놓지 않았다.

다만 포시마크가 현지 시장에서도 꾸준히 지적받아오던 가품 판매 논란은 네이버의 새로운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용자들 사이에선 포시마크가 가품 거래를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는 불만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포시마크에서 가품‧모조품(copy‧replica)으로 검색하면 쉽게 가품 판매 게시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 포시마크에 가품(복제품)으로 검색되는 상품들 [포시마크 홈페이지 캡처]

 

네이버의 리셀 플랫폼 크림이나 경쟁사인 무신사 솔드아웃 등이 정품 검수에 큰 시간과 비용을 들이고 있는 모습과는 정반대다. 상대적으로 대중적인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 조차 가품 판매자를 제재해왔다.

포시마크에 정품 검수 정책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거래가격이 500달러 이상일 경우에만 적용되는 ‘포시 어센티케이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가품은 저렴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어 이 서비스가 사실상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상반기 자회사 크림과 무신사가 명품 티셔츠 가품 판별과 관련해 크게 충돌하며 논란을 겪은 적이 있다. 양사 모두 ‘정품 100% 보장’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정‧가품 판별력에 플랫폼 신뢰도가 달려 있었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불특정 다수와 거래하는 C2C 특유의 위험성에 대해 플랫폼에 의지하고 있다. 이에 포시마크와 같이 가품 판매자를 방치하는 정책은 네이버 산하에서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에 대해 “포시마크 쪽에서도 가품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들은 마련돼 있다”며 “지난 2021년에는 (포시마크가) ‘스웨이드 원’이라는 검수 업체도 인수할 정도로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 포시마크의 정품 검수 서비스 '포시 어센티케이트' 500달러 이상의 제품에만 적용된다 [포시마크 홈페이지 캡처]

 

한편 네이버는 C2C 시장을 차세대 커머스 격전지로 보고 글로벌 플랫폼 영향력을 확대 중이다.

일본에서는 빈티지 의류 C2C 플랫폼 ‘빈티지시티’ 서비스를 시작했다. 또한 유럽 시장 최대 중고 거래 플랫폼인 ‘베스티에르 콜렉티브’와 스페인의 ‘왈라팝’에도 투자를 진행했다.

추가적인 계획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당장의 특별한 공지는 없으나 회사가 C2C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투자나 인수, 혹은 기존 사업들의 확대 등 전략에 따라 진행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수 완료를 시작으로 네이버는 포시마크 구성원들과 PMI(인수 후 통합)에 집중할 계획이다.

또 현재 테스트 중인 스마트렌즈‧라이브커머스 등의 자사 기술을 포시마크에 적용해 서비스 품질을 향상하고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마니시 샨드라 포시마크 CEO는 “이제 팀 네이버의 일원이 된 포시마크는 네이버의 기술과 사업적 역량을 포시마크에 더해 C2C 서비스 모델의 다음 페이지를 제시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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