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분석] OECD 경제성장률 전망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

김기영 / 기사승인 : 2019-05-22 14:21:35
  • -
  • +
  • 인쇄

[메가경제 김기영 기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1일 발간한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와 문제 해결 방안을 함께 제시했다. 전망의 요지는 올해와 내년 한국경제 성장률이 당초 예상보다 더 낮아지리라는 것이었다. 성장률 견인을 위해서는 확장적 재정정책 기조를 이어가면서 노동생산성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OECD가 제시한 우리나라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2.4%와 2.5%였다. 지난 3월 자신들이 제시했던 전망치보다 차례로 0.2%p와 0.1%p씩 낮아졌다. 그나마 민간 연구기관들이 제시하는 전망치보다는 높은 편에 속했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한국에 대한 OECD의 전망치는 세계경제의 동반 침체와 관련이 있다. 하지만 올해 세계 평균 성장률 전망치 변화폭이 0.1%포인트 감소에 그쳤고, 미국 및 유로존 등 선진국그룹의 성장률 전망치는 오히려 개선됐다는 점에서 보면 우리로서는 크게 실망스러운 게 사실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세계 평균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3월 3.3%에서 이번에 3.2%로 소폭 조정됐다. 아르헨티나(-1.5%→-1.8%), 터키(-1.8%→-2.6%) 등처럼 극심한 경제적 혼란을 겪은 회원국을 비롯해 비회원 개발도상국들의 심화된 경기 침체가 세계 평균 전망치를 기존보다 낮추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가운데 선진국 그룹의 주요 국가들에 대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오히려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지난 3월 전망치와 비교할 때 미국과 유로존의 성장률은 나란히 0.2%p씩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정된 성장률 전망치는 미국 2.8%, 유로존 1.2%였다. 유로존에서도 영국은 0.8%에서 1.2%로 크게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보고서 내용 중 특히 주목할 점은 한국이 성장률을 더 높이기 위해서는 노동생산성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것이었다. 구체적 방안으로 최저임금 인상폭 완화를 제시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주 52시간제 도입, 생산가능인구의 감소 등을 노동생산성 저하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특히 최저임금 문제와 관련, 보고서는 생산성 향상과 동반되지 않으면 기업 경쟁력이 저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동생산성 향상은 한국경제가 당면한 해묵은 과제다. 노동생산성은 투입되는 노동량 대비 생산량을 가리키는 말로 시간당 창출해내는 달러가치로 환산해 제시되곤 한다. 결국 노동생산성은 기업의 경쟁력, 나아가 국가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요소라 할 수 있다. 노동생산성 증대의 수단엔 여러 가지가 있다. 기술 혁신과 시설 현대화는 물론 합리적 임금체계 확립, 노동자 개개인의 능력 및 소양의 함양 등등이 그것들이다.


노동생산성이 올라가면 기업들은 시장에서 무리하게 제품 가격을 올리지 않고도 더 많은 이익을 남길 수 있다. 이 원리는 국가의 무역수지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이윤을 극대화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OECD 보고서가 제시한 해결 방안을 종합하면 당장 한국 정부가 할 일이 무엇인지 분명해진다. 최저임금을 노동생산성 증가 속도 이내에서 조절해 결정하고, 주 52시간제 근무제를 유연하게 적용하는 게 정답이다.


우리의 경우 그 동안 장시간 노동으로 낮은 노동생산성을 상당 부분 보완해왔다. 그러나 이제 ‘워라밸’이 자연스러운 가치로 뿌리를 내린 만큼 주52시간제 시대에 맞는 노동생산성 증대 방안을 보다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그 주체는 정부와 노사 모두라 할 수 있다.


보고서가 제시했듯이 확장적 재정정책도 문제 해결 수단이 될 수 있다. 다만, 많은 국내외 연구기관들이 지적했듯이 구조적 원인을 무시한 채 단기적 성과를 노리거나 선심성이 깃든 재정투입은 최대한 자제하려는 자세가 요구된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기영
김기영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KB국민은행, 600억원 규모 소상공인 대출 지원
[메가경제=최정환 기자]KB국민은행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경영 안정을 지원하기 위해 신용보증재단중앙회에 40억원 규모의 특별출연을 실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총 600억원 규모의 대출을 지원한다고 30일 밝혔다.이번 지원은 지난 2024년 30억원의 특별출연으로 450억원 규모의 대출을 지원한 데 이은 후속 협약으로 마련됐다. 해당 출연금으로 마련된 대출한

2

[신년사] 류진 한경협 회장 "낡은 규제 걷어내야 산다"…'뉴 K-산업'으로 경제 체질 대전환 촉구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이 "낡은 제도는 과감히 버리고 기업하기 좋은 나라, 투자하기 좋은 나라가 돼야 한다"며 한국 경제의 체질 개선을 강조했다. 류 회장은 이를 통해 '뉴 K-인더스트리(K-산업)'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류 회장은 29일 발표한 '2026 신년사'에

3

에버엑스, 국내 최초 무릎 통증 디지털치료기기 ‘모라 큐어’ 식약처 허가 획득
[메가경제=양대선 기자] 근골격계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에버엑스(대표 윤찬)는 자사가 개발한 디지털치료기기 ‘모라 큐어(MORA Cure)’가 슬개대퇴통증(Patellofemoral Pain Syndrome)을 적응증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허가는 국내 디지털치료기기가 기존의 정신건강, 호흡기, 이명 등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