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이 30일 가석방으로 출소하며 손에 든 한 권의 책이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피터 린치의 투자 고전인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One Up on Wall Street)'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한 독서가 아니라 복귀 이후 그룹 경영 방향을 암시하는 상징적 메시지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조 회장은 이날 오전 경기 화성교도소를 나서며 해당 책을 들고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초 형기 만료일은 오는 9월 5일이었지만 약 한 달 앞서 가석방됐다. 이로써 총수 공백 상태였던 한국앤컴퍼니그룹은 다시 오너 중심의 의사결정 체제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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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이 출소했다. [사진=연합] |
▶'잘 아는 곳에 투자하라'…핵심사업 우선 전략 시사
피터 린치의 대표작인 '월가의 영웅'은 '자신이 가장 잘 아는 분야에 투자하라'는 투자 철학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조 회장이 이 책을 선택한 배경을 두고 신사업 확대보다 그룹의 경쟁력이 가장 높은 타이어 사업과 핵심 계열사 경쟁력 강화에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의중이 담긴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직면한 미국 관세 변수와 글로벌 생산기지 재편, 프리미엄 타이어 시장 확대 전략 등이 복귀 이후 가장 먼저 점검할 과제로 꼽힌다. 글로벌 공급망 변화와 보호무역 강화 속에서 신속한 전략 판단이 필요한 만큼 오너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조 회장 앞에는 한온시스템 정상화라는 과제도 놓여 있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한온시스템 인수를 통해 자동차 열관리 사업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했지만, 인수 이후 수익성 개선과 재무구조 안정화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피터 린치가 단기 성과보다 기업의 장기 경쟁력을 중시한 점을 감안하면, 조 회장이 한온시스템의 체질 개선에도 장기적 관점에서 직접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이 제기된다.
피터 린치는 저서에서 기업을 숫자로만 판단하지 말고 직접 현장을 확인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한다. 업계에서는 조 회장이 출소 첫날부터 이 책을 들고 나온 것이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미뤄졌던 주요 투자와 사업 전략을 직접 챙기겠다는 '현장경영' 복귀 선언에 가까운 상징적 행보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출소 당시 어떤 책을 들고 나오느냐까지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며 "핵심사업 경쟁력 강화와 장기 성장에 무게를 둔 메시지를 시장에 던진 것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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