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주영래 기자] 국내 주요 기업집단에서 오너 일가 경영의 세대교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1970년 이후 출생한 오너가(家) 가운데 회장과 부회장 직함을 단 인원이 100명에 육박하며, 30·40대 젊은 경영진의 존재감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업분석 전문기관 한국CXO연구소는 10일 ‘1970년 이후 출생한 오너가 임원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92개 대기업 집단을 포함해 주요 200대 그룹과 중견·중소기업 등 총 310개 기업에서 활동 중인 1970년 이후 출생 오너가 임원이다. 올해 12월 5일까지의 임원 승진 현황과 정기보고서를 바탕으로 분석했다.
조사 결과, 1970년 이후 태어난 오너가 임원은 총 336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회장급은 39명, 부회장급은 56명으로 회장·부회장만 합쳐도 95명에 달했다. 특히 올해 나이 기준 50세 미만의 회장·부회장은 40명을 넘어, 젊은 오너 경영진의 부상이 두드러졌다.
회장급 중에서는 정의선(55세) 현대차그룹 회장, 정지선(53세)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조현범(53세)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 김남정(52세) 동원그룹 회장, 최윤범(50세) 고려아연 회장 등이 50대 초중반 경영자로 분류됐다. 반면 50세 미만 회장도 14명에 달했다. 구광모(47세) LG그룹 회장, 조원태(49세) 한진그룹 회장, 송치형(46세) 두나무 회장 등이 대표적이다. 1980년대생 회장으로는 정기선(43세) HD현대 회장과 경주선(40세) 동문건설 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부회장급에서도 세대교체 흐름은 뚜렷했다. 1970년 이후 출생 부회장은 56명으로, 이 중 절반이 넘는 31명이 50세 미만이었다. 1980년대생 부회장도 13명에 달했으며, 30대 부회장도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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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젊은 총수시대가 열렸다. |
여성 오너 경영진의 약진도 확인됐다. 1970년 이후 출생한 여성 회장·부회장은 9명으로, 정유경 신세계 회장과 최현수 깨끗한나라 회장, 경주선 동문건설 회장 등이 포함됐다. 특히 경주선 회장은 이번 조사 대상 가운데 최연소 회장으로 집계됐다. 연구소 측은 향후 5년 내 1970년 이후 출생 여성 회장이 10명 안팎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직위별로는 사장급(대표이사·의장 포함)이 152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 중 30~40대 젊은 사장급 임원만 84명에 달했다. 전체 336명 가운데 30~40대 임원 비중은 56.8%로 절반을 넘어섰다. 여성 임원 비중은 17.3%로 남성(82.7%)에 비해 여전히 낮았지만, 과거에 비해서는 점진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1940~1950년대생 중심의 ‘구(舊) 7080세대’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1970~1980년대 출생의 ‘신(新) 7080세대’가 회장·부회장으로 전면에 나서는 흐름이 뚜렷하다”며 “2020~2030년대는 오너 경영의 본격적인 세대교체 전환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젊은 오너들의 약진으로 1960년대생 전문경영인 부회장층이 상대적으로 얇아지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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