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 조승연 기자] 기업 평균연봉은 샐러리맨들의 소득 수준을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척도다. 하지만 산술적인 기업 평균연봉이 보통의 월급쟁이들이 누리는 일반적 수준의 소득이라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대기업 몇몇이 평균치를 크게 끌어올린다면 기업 평균연봉이 지니는 통계적 의미는 크게 감소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우리 현실은 기업간 연봉 격차가 점점 커지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기업간 연봉 격차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가 크다는 것도 심각한 문제 중 하나다.
얼마 전 현대자동차 파업이 한창일 때 나온 기업 평균연봉 자료들을 보면 현대차의 1인당 평균연봉은 9,400만원 수준이었다. 외국 굴지의 자동차 회사인 도요타(8,351만원)나 폭스바겐(9,062만원)보다도 높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중소기업으로 내려가면 상황은 딴판이 되고 만다. 현대차 연관 기업의 경우만 놓고 보더라도 1차 협력업체의 기업 평균연봉 수준은 현대차의 65% 정도다. 2차와 3차 협력업체로 내려가면 상황은 더 한심해진다. 이들 기업의 평균연봉은 현대차의 30~35% 수준에 불과하다. 4인 가족 최저생활비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가 파업을 밥먹듯 함으로써 협력업체들이 애꿎은 불똥을 맞는 일이 잦아지자 중소기업 관련 단체가 현대차 불매운동에 나서겠다고 으르는 일도 나타났다.
대기업의 기업 평균연봉만 놓고 보자면 우리나라는 선진국이다. 31일 한국거래소가 밝힌 자료에 의하면 시가 총액 기준으로 상위 100대 기업들의 기업 평균연봉은 7,347만원(20015년말 기준)이었다. 이는 정규직과 기간제 근로자들을 합친 뒤 집계한 평균치를 말한다. 이들 100대기업이 고용하고 있는 직원 수는 75만 9,677명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이 정도 숫자의 상위 봉급쟁이들이 누리는 기업 평균연봉이 7,347만원이라는 뜻이다.
100대 기업의 기업 평균연봉은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해왔다. 지난해 말 현재 이들 대기업들의 기업 평균연봉은 2011년 말 기준 6,121만원에 비해 1,226만원이 늘었다. 4년 동안 연 평균 306만원씩 인금 인상이 이어져왔음을 알 수 있다.
100대 기업의 4년간 기업 평균연봉 인상률은 20%다. 하지만 이들 기업의 전체 고용인원 숫자는 2011~2015년 사이 7.9% 증가하는데 그쳤다.
한편 한국거래소가 밝힌 코스피 상장기업 전체(678개사)의 기업 평균연봉은 5,457만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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