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 이필원 기자] 을지로가 금융 메카로 다시 뜨고 있다. 서울 중구 을지로 2가 사거리에서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장교동 일대에는 IBK기업은행 본사를 비롯해 KEB하나은행 본사, 대신·미래에셋대우증권, 신한금융계열의 신한생명과 신한카드 본사 등 주요 금융사들이 잇따라 둥지를 틀었다.
을지로 장교동 일대에 주요 금융사들이 입주한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시는 지난 2006년 5월 제10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열고 서울 중구 삼각동 수하동 장교동 일대에 걸쳐 있는 을지로2가 5지구 도시환경정비구역 변경 개발안을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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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을지로 장교동 일대 전경. [사진= 메가경제 DB] |
이후 서울시는 2010년 초 을지로2가 일대를 금융 기업 유치 등 금융산업 활성화를 위해 '금융특정개발진흥지구'로 지정한 바 있다. 당시 서울시는 금융 보험 은행 등 금융사들을 을지로 일대로 끌어모아 집적효과를 높이고자 했다.
명동을 포함한 을지로 일대 주변은 서울의 중심부로 지난 1980년 최초 도시환경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서울시 도심부 도시환경정비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방식에 의한 재개발이 계속해서 이뤄지면서 금융빌딩이 점차적으로 들어섰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9월 서울 중구 을지로 신사옥 로비에서 지난 28개월여의 을지로 사옥 신축 공사의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준공식을 열었다.
하나은행 을지로 신사옥은 기존 대비 사용면적이 60%로 증가된 지상 26층, 지하 6층, 연면적 1만6330평으로 신축됐다. 친환경 녹색건축물 최우수 등급 획득 및 에너지효율 1등급으로 준공됐다.
미래에셋금융은 2011년 여의도를 떠나 을지로 미래에셋센터원빌딩에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주력 계열사들을 입주시켰다. 이후 올해 1월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이 합병해 미래에셋대우증권이 출범하면서 여의도에서 을지로 미래에셋센터원빌딩으로 옮겼다.
센터원 빌딩은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인근에 지하 8층, 지상 32층짜리 2개동으로 이뤄진 총넓이 17만㎡의 초고층빌딩이다.
대신금융그룹도 32년 만에 여의도 생활을 마치고 지난해 초 명동 대신파이낸스센터 신사옥으로 이전했다. 새 명동 사옥에는 대신증권을 비롯해 에프앤아이, 저축은행 등 자산운용을 제외한 6개 계열사도 입주했다. 대신파이낸스센터는 연면적 5만3328㎡의 건물로, 지하 7층~지상 26층으로 조성됐다.
신한카드는 지난달 30일 명동 시대를 마감하고 10년 만에 을지로 2가 사거리에 신사옥(파인에비뉴 A동)으로 이전했다.
파인에비뉴는 연면적 6만5657㎡, 지상 25층, 지하 6층 규모의 오피스 빌딩이다. 신한카드는 지상 2~3층, 14~25층을 업무용과 부속시설로 사용한다. 본사 임직원 1400여명과 외주 직원 등이 입주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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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카드 신사옥 전경. [사진= 메가경제DB] |
신한카드 관계자는 "이번 신사옥 이전을 통해 기존 사옥(명동 포스트타워)에서 제기됐던 공간 협소의 문제를 해결했다"며 "그간 일부 흩어져 있던 사업 부문들이 을지로 사옥으로 집결하면서 업무 효율화도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사옥 이전을 계기로 고객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면서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제2의 창업으로 삼아 지속성장 가능한 미래를 그려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2월 신한생명도 1990년 창업이후 26년 만에 첫 사옥(신한L타워)을 마련했다. 신한생명은 신한은행 광교빌딩 생활을 접고 서울 중구 장교동에 위치한 옛 헤민서 터(조선시대 어려운 백성의 치료를 담당하던 관서)로 이 자리는 남산의 기운이 내려와 모이는 명당자리로 알려졌다.
당시 신한생명 대표였던 이성락 사장은 "신사옥은 조선시대 백성을 구휼하던 혜민서 터 위에 건립된 만큼 그 정신을 이어나가 보험 본연의 가치를 꽃피워 나가야 할 것"이라며 "가치경영 달성을 향해 함께 도전하며 새로운 장교동 시대를 열어 나가자"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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