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용 모델 넘어 '엑스퍼트 AI'…산업 현장 100여건 해결 경험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AI(인공지능) 기술로 화장품 소재 후보물질을 찾는 데 걸리던 시간이 약 22개월에서 단 하루로 줄었다. 아울러 환자의 유전자와 약물 데이터를 분석해 암 치료 방향을 찾는 작업도 4주에서 하루로 단축되는 시대가 도래했다.
공장에서는 새로운 불량 유형이 발견될 때마다 수개월간 AI를 다시 학습시키던 방식에서 벗어나 이미지와 간단한 지시문(프롬퍼트)만으로 결함을 찾아내는 기술이 현장 적용을 서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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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AI 토크 콘서트 2026' 현장 모습[사진=메가경제] |
14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 ISC동에서 열린 ‘LG AI 토크 콘서트 2026’ 현장에서는 AI가 산업 현장의 시간과 비용을 어떻게 줄이고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가 잇따라 공개됐다. 화려한 생성형 AI 시연보다 제조·신약·에너지 등 실제 산업 문제를 해결하는 ‘엑스퍼트 AI’가 무대의 중심에 섰다.
이날 기조연설에 나선 임우형 LG AI연구원 공동원장은 “이미 범용 생성형 모델은 세상에 많이 나와 있다”며 “산업 현장에서는 1%의 변화까지 판별해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하는 AI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AI 경쟁의 승부처는 누가 더 거대한 모델을 만드느냐보다 누가 산업 현장에 더 큰 변화를 만들어내느냐에 달려있다는 설명이다.
◆ 화장품 후보물질 발굴 22개월 → 하루…42만개 물질 '초고속 탐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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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 22개월 소요되는 탈모 신약후보물질을 하루만에 찾는 'AI 기술적용' 사례 [사진=메가경제] |
(주)LG AI연구원이 산업 현장에서 해결한 문제는 누적 100여건에 달한다. 지금까지 세계 주요 학회에서 385건의 논문이 채택됐고, 특허 출원도 1000건을 넘어섰다.
LG는 이 과정에서 쌓은 공정 데이터와 시행착오,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현장 노하우를 엑스퍼트 AI의 핵심 자산으로 삼고 있다.
대표 사례는 LG생활건강과 진행한 화장품 소재 개발이다. 통상 42만개가 넘는 물질을 검토해 후보군을 좁히는 데 약 22개월이 필요했지만, ‘엑사원 디스커버리’를 활용해 가능성이 높은 후보물질을 하루 만에 추려냈다.
피부 에너지 대사와 탈모 관련 후보물질도 탐색하고 있으며, 연구 성과를 세계모발학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의료 분야에서는 미국 밴더빌트대 메디컬센터와 암 맞춤치료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AI가 환자의 유전자 정보와 약물 데이터를 종합 분석해 치료 후보를 찾으면서 기존 약 4주가 걸리던 과정을 하루로 줄였다. 현재 대장암과 폐암 등으로 적용 범위도 넓히고 있다.
◆ '24시간 자율실험실' 구축…1억개 데이터로 불량 사전예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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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우형 LG AI연구원 공동연구원장이 기조연설을 하는 모습[사진=메가경제] |
연구 속도를 더 끌어올리기 위한 ‘24시간 자율실험실’도 구축한다. AI가 유망한 후보를 제안하면 로봇이 실험하고, 그 결과를 다시 AI가 학습하는 선순환 구조다.
연구자가 반복 실험에 들이는 시간을 줄이고 보다 중요한 판단과 최적의 의사결정에 집중하도록 하는 것이 LG의 목표다.
제조 현장에서는 정형화된 데이터를 분석하는 ‘엑사원 태뷸러’와 이미지 검사 모델 ‘엑사원 옴니인스펙트’가 전면에 나섰다.
엑사원 태뷸러는 ▲온도 ▲압력 ▲공정 조건 ▲품질 검사 ▲에너지 소비 ▲생산 이력 등 표 형태의 데이터에서 변수 간 패턴을 찾아 공장 불량과 전력 사용량을 미리 예측한다.
약 1억개 데이터를 학습한 이 모델은 글로벌 성능 평가인 ‘탭아레나’ 예측 부문 1위, 종합 2위에 올랐다.
엑사원 옴니인스펙트는 새로운 불량 유형이 발생했을 때 모델을 처음부터 다시 학습해야 했던 기존 비전검사의 한계를 보완한다.
결함 이미지와 지시문만 입력하면 제품 이상 여부를 판별하고, 공정 변화에 맞춰 검사 모델을 업데이트한다. LG AI연구원은 올해 실제 검사 공정에 이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 아람코 원유값 예측부터 제조 불량 탐지까지…'엑사원 포레캐스' 의사결정 가속
AI는 기업의 미래를 예측하는 의사결정 영역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엑사원 포레캐스트’는 기업과 금융시장, 에너지 수요 등 시계열 데이터를 분석해 향후 변화를 전망하고 판단 근거까지 설명한다. LG AI연구원은 아람코와 원유 가격별 시나리오를 예측했으며, 런던증권거래소와 코스콤 등과도 관련 협력을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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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엑사원 포레캐스트 기술을 적용한 전시부스 모습[사진=메가경제] |
임우형 공동원장은 “전문가는 모든 업무를 AI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AI가 내놓은 분석을 바탕으로 더 중요한 의사결정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제조 AI와 과학 AI, 비즈니스 인텔리전스를 통해 예측과 판단을 앞당기고 실제 산업의 변화로 연결하겠다”고 말했다.
행사장에선 AI가 문서를 만들고 질문에 답하는 단계를 넘어 불량을 예측하고, 신약 후보를 찾고, 로봇과 설비를 직접 움직이는 장면이 '산업 AI'의 청사진이 제시됐다.
범용 AI 경쟁의 열기가 여전한 가운데 LG가 꺼낸 승부수는 분명했다. 연구실의 성능 수치보다 공장과 연구소에서 실제로 줄어든 시간, 비용 그리고 정확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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