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 70% “임대차3법, 임차인 부담 커질 것”

임준혁 / 기사승인 : 2020-08-31 15:52:55
  • -
  • +
  • 인쇄
한국경제학회 경제토론 설문 결과 발표
“주거 선호 지역 공급확대→주택가격 안정”

[메가경제= 임준혁 기자] 국내 저명 경제학자들은 10명 중 7명꼴로 임대차3법으로 임차인의 부담이 오히려 더 커질 것으로 봤다.

한국경제학회는 31일 정부 부동산 정책을 두고 벌인 이런 내용의 경제토론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설문에는 문항별로 35∼37명이 참여했다. 임대차 3법은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 전월세신고제 등을 뜻한다.

토론에 참여한 학자들은 임대차3법이 임차인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말에 71%가 “임대인들이 장기적으로 전세계약 자체를 회피하면서 전세 매물 부족과 전세의 월세화가 발생해 임차인의 임대부담이 오히려 상승할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 특히 강한 동의 의사를 담은 응답 비율은 24%였다.

 

▲ [사진= 연합뉴스]


이 가운데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사실상 전세 공급을 줄여 전세를 구하기 힘든 상황에서 전세가가 상승할 수 있다”며 “이에 따른 월세 이전 과정에서 월세도 높아지고, 전반적으로 전·월세 시장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강한 동의 의사를 내비쳤다.

김현철 미국 코넬대 교수는 “단기적으로 전세 매물 부족 및 전세가 상승도 예상된다”며 “다만 장기적으로는 큰 영향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이런 주장에 일부만 동의했다.

반면 “임대차3법으로 임차인의 권리가 강화되고, 보호받게 될 것”이라는 데 동의한 학자는 15%에 그쳤다. ‘강하게 동의한다’는 응답은 없었다.

최승주 서울대 교수는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해 임대차3법은 필요하지만, 임차인의 임대 부담으로 이어지는 것을 완화할 섬세한 시장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토론에 참여한 경제학자들 80%는 ‘수도권 주택가격 폭등의 주요 원인이 주거 선호 지역의 공급 확대가 불충분한 상태에서 양도소득세 중과, 임대사업용 장기보유 등으로 매물이 감소한 데 있다’는 데 동의했다.

김준성 경희대 교수는 “특정 지역들을 추가로 꼽아 투기과열지구로 삼거나 토지거래허가제 등을 시행해 국민에게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신호를 주는 것은, 주택시장의 개별 거래 주체보다 정보가 많은 정부가 해서는 안 되는 정책”이라며 “주택가격 상승에 큰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사진= 연합뉴스]

허정 서강대 교수는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주택 공급을 늘리는 것과 주택 총량을 증가시키는 것은 서로 다른 공급정책”이라며 “선호 주택의 공급이 불충분한 상태에서 각종 세금을 중과하면 가격이 오르는 것은 매우 기초적인 경제학의 원리”라고 밝혔다.

경제학자들은 주택가격 안정을 위한 가장 유효한 정책을 묻는 문항에 82%가 ‘주거 선호 지역에서의 공급 확대’를 꼽았다.

무엇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목표로 가장 적절하냐를 묻는 말에는 53%가 ‘서민과 청년층의 주거 안정’이라고 답했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임준혁
임준혁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인천공항, 전국 3500가정에 크리스마스 선물 전달
[메가경제=심영범 기자]인천국제공항공사는 성탄절과 연말연시를 맞아 인천지역 2200가정을 포함해 전국 소외계층 3500가정에 선물박스를 전달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활동은 수와진의사랑더하기가 주관하는 인천지역 대표 연말 나눔행사인 ‘미추홀 산타클로스’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인천공항공사는 명예단장 기업으로서 2016년부터 매년 참여하고 있다. ‘미추홀구

2

“연말 아이스크림 찬스” 배스킨라빈스 ‘31데이’ 사전예약…사이즈업·추가 할인까지
[메가경제=심영범 기자]SPC그룹 계열사 배스킨라빈스가 연말을 맞아 대표 프로모션인 ‘31데이’ 사전 예약을 진행한다고 26일 밝혔다. ‘31데이’는 31일이 있는 달의 마지막 날 단 하루 동안 진행되는 행사로, 패밀리 사이즈 아이스크림 구매 시 하프갤론 사이즈로 무료 업그레이드 혜택을 제공한다. 이번 연말 ‘31데이’ 사전 예약은 26일부터 30일까지 5

3

한국맥도날드·하나은행, 적금 들면 기부되는 ESG 금융상품 선봬
[메가경제=심영범 기자]한국맥도날드는 하나은행과의 협업을 통해 고객의 일상적인 금융 활동이 자연스럽게 기부로 이어지는 ESG 협업 모델을 본격화한다고 26일 밝혔다. 하나은행은 26일 한국맥도날드와의 업무협약을 바탕으로 고객 참여형 금융 상품인 ‘행운기부런 적금’을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저축과 기부를 결합한 구조로, 적금 만기 시 고객이 선택한 일정 금액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