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K팝 메카'의 꿈, 사업 추진 10년 만에 붕괴 국면

윤중현 기자 / 기사승인 : 2024-07-02 17: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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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0억 손실‘CJ라이브시티' 결국 백지화로
내부 일각에서 자조섞인 비판 목소리도

[메가경제=윤중현 기자] 경기도 고양시에 세계 최대 규모의 K팝 공연장 등을 짓는 ‘CJ라이브시티’ 사업이 유명무실화 되면서 이재현 CJ 회장의 숙원 중 하나로 꼽혀 왔던 해당 사업이 약 7000억원의 손실만 입고 허무하게 끝나는 것 아니냐는 평이 나오고 있다. 

  

지난 1일 경기도는 'K-컬처밸리 복합개발사업' 시행자인 CJ라이브시티와 계약을 해지한다고 밝혔다. 해당 사업은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32만 6400㎡ 부지에 2조원을 투입해 공연장과 스튜디오, 테마파크, 상업·숙박·관광시설 등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CJ라이브시티 아레나 조감도 [사진=CJ라이브시티]

 

그러나 사업 추진 속도는 지지부진했다. 공연장은 2020년 완공될 예정이었지만, 여러 차례 계획 변경으로 2021년 10월에야 착공이 이뤄졌다. 이후 CJ라이브시티는 공사비 인상 등을 문제삼으며 지난해 4월 공사를 중단했다. 경기도에 따르면 사업 전체 공정률은 총사업비 대비 3%에 불과하다. K-컬처밸리 아레나는 지난해 4월 공사 중단 이후 현재까지 재개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CJ라이브시티가 2016년 사업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투입한 자금은 숙박·상업시설 부지(A, C) 매입 비용 약 1940억원을 포함해 7000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경기도가 CJ라이브시티와협약을 해지하면서 이제까지 쏟아부은 비용은 회수가 어려울 전망이다. 심지어 2017년 약 1940억원을 들여 매입한 토지 역시 실시협약에 묶여 있어 경기도에 반환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경기도와 CJ라이브시티는 2020년 12월 공연장 등을 올해 6월까지 완공하기로 하는 내용의 네 번째 사업계획에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한국전력으로부터의 대규모 전력 공급 불가 통보, 한류천 수질 개선 공공 사업 지연 등 사업 추진이 어려운 상황이 불거지자 CJ라이브시티는 지난해 4월 공사를 전면 중단했다. 

 

CJ라이브시티는 경기도에 완공기한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경기도는 이를 거부하고 당초 완공기한이 2020년이었던 만큼 누적된 지체상금 약 1000억원을 지불하라고 요구해온 상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경기도와 CJ라이브시티 간에 치열한 법적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으나 그럴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CJ라이브시티 관계자는 “사업 투자금 7000억(토지 매입비 포함)과 매입 토지 반환, 경기도에서 요구한 사업지체 보상금 1000억원에 대해 사측은 따로 법적 검토를 하지 않고 계약 종료를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그런데 일련의 과정 속에 당시 CJ라이브시티 내부 일각에서는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해 일부러 일을 지연시켰다는 목소리도 나와 적지 않은 파문이 예상된다. 이를 두고 CJ그룹 숙원사업으로 알려진 CJ라이브시티에 대해 내부 직원들이 어떻게 판단했는지 알 수 있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CJ라이브시티 관계자는 “사업 진행 과정 속에 수많은 자금을 투입한 만큼 전 직원들이 너무 많은 고생을 하면서 일에 매진했다”며 “그런 직원이 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도와) 상호간 사업 협약 변경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당사는 협약 해제 통보를 받게 됨으로써 사업은 종료된다”며 “제도적·행정적 자원이 뒷받침되지 못한 현 상황에 대해 매우 아쉽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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