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웰스토리, 삼성디스플레이도 '접수'...내부거래 1000억 초읽기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4-10-21 16:3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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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등 잇따른 내부거래 물량 수주하며 고성장
"관계사 물량 몰아주기 만으로도 '일감몰아주기'간주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국내 단체급식업계 1위 기업인 삼성웰스토리가 삼성그룹 계열사 구내식당 물량을 잇달아 접수하며 내부거래를 통한 외형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웰스토리는 올해 들어 상반기에 삼성 계열사 중 삼성전기와 삼성SDS 구내식당을 수주했으며, 하반기 들어 삼성디스플레이도 수주했다. 이 회사는 올해에만 삼성 계열사들로부터 1000억원대 매출이 기대된다.


21일 메가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웰스토리는 최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구내식당을 수주했다. 해당 구내식당은 연간 약 42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사업장으로 파악됐다. 식수 규모는 약 1만7500식으로 삼성웰스토리를 비롯해 복수의 단체급식업체가 경쟁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 삼성웰스토리가 관계사 구내식당을 잇달아 수주하며 고공성장 중이다. [사진=삼성웰스토리] 


이번 삼성디스플레이 수주로 인해 삼성웰스토리는 올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삼성 관계사 매출이 대폭 늘어났다. 상반기에는 삼성전기 구내식당에서 약 300억 원, 삼성SDS 구내식당에서 약 120억 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조만간 삼성 관계사 구내식당 신규 입찰이 예정됐다며, 삼성웰스토리의 관련 매출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웰스토리가 추가 물량 수주에도 성공한다면 관계사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전민재 트리니티 공정거래 전문 변호사는 "관계사라는 이유만으로 일감을 몰아주는 행위도 부당 지원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지원에 힘입어 삼성웰스토리의 매출 증대도 탄력이 붙고 있다. 올해 상반기 회사 매출은 전년 대비 9% 성장한 1조4905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약 120억원(18.6%) 증가한 782억원이었다. 

삼성웰스토리의 이러한 실적은 동종 업계 경쟁사들의 영업이익률과 비교하면 현격히 높은 수준이다. 동종업계 경쟁사들의 영업이익률은 2% 안팎에 불과하지만, 삼성웰스토리의 올해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률은 5.2%다.

특히 업계 안팎에서는 삼성 계열사들이 일감을 몰아주는 배경으로 삼성웰스토리가 최근 아산에 문을 연 '센트럴키친'을 지목했다. 센트럴키친은 구내식당에서 사용할 반찬 등을 반조리 상태로 대량 조리해 각 사업장으로 배송해 주는 공장을 말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웰스토리가 아산에 대규모 센트럴키친을 오픈한 만큼, 조기 안정화를 위해 가동률을 높여야 한다"며 "즉 센트럴키친에서 생산한 제품을 최대한 많이 소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더욱이 삼성 관계사 구내식당은 식단가가 상대적으로 높아 삼성웰스토리의 센트럴키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며 "여러모로 정황을 살펴보면 삼성 관계사들이 삼성웰스토리에 일감을 몰아줬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진단했다.

삼성 계열사들이 구내식당 입찰 과정에서 일부 대기업 급식업체에만 입찰 기회를 주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올해 삼성 계열사들의 구내식당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은 대형 단체급식업체만 확인된다.

삼성웰스토리의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손을 놨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2021년 8개 대기업 집단과 함께 '대기업 구내식당 일감 개방'을 선언한 바 있다.

 

공정위는 대기업들이 수십 년간 계열사⸱친족 기업과의 내부거래를 근절하고 급식 일감을 전면 개방해 중소 급식 기업에게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정위의 이러한 바람과 달리, 삼성웰스토리는 삼성 계열사들의 일감을 차곡차곡 쌓아갔다. 

지난 6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한성진 부장판사)의 삼성웰스토리 일감몰아주기 공판에서 삼성 측은 "기존 고객사(삼성 계열사)로부터 일정 수준 이상의 운영 성과를 평가받으면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 방식으로 계약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일부 이용자가 불만을 제기하더라도 상호 협의를 통해 서비스를 개선하는 것이 관행"이라고 항변했다.

 

이어 "이런 거래 관행은 매우 정상적이고 일반적인 거래인만큼 특별히 삼성웰스토리에 유리한 이익을 제공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관련 업계는 삼성웰스토리의 이러한 인식을 고려할 때 향후 삼성 관계사의 독식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는 진단이다. 삼성 계열사들의 구내식당 입찰 참여 기회를 얻은 일부 대기업 급식업체는 '들러리' 신세 전락을 우려하고 있다.

삼성 계열사들의 입찰 공고가 소위 '답정너'(답은 정해졌고 너는 대답만 하면 돼) 입찰이 돼 입찰 참여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주장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삼성 계열사들이 구내식당 입찰을 진행하면서 형식상으로 경쟁입찰을 진행하지만, 사실상 답은 정해져 있다"며 "그럼에도 경쟁입찰을 진행하는 이유는 나중에 일감 몰아주기와 같은 부당 지원으로 경쟁당국의 조사를 받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기 때문인 것 아닌가"라고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메가경제는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에게 삼성웰스토리 구내식당 낙찰 선정 이유를 묻자 "낙찰 선정 이유에 대해 언급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밝혔다. 삼성웰스토리도 이렇다 할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한편 공정위 관계자는 "대기업 집단 위주의 단체급식 시장이 경쟁시장으로 바뀔 수 있도록 지속적 관심을 가져나가고, 특히 총수 일가 소유 계열사 또는 친족 기업에 대한 물량 몰아주기 등을 통한 부당내부거래에 대해서는 엄중히 감시하고 제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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