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에 사활 건 은행권, 연말 인사 키워드는 '대대적 인적 변화'

문혜원 / 기사승인 : 2024-12-23 16:4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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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장·계열사CEO교체 "파격교체·영업통"…체질개선↑
임원 경영진 인사·조직개편, '성과중심·영업효율성' 방점
조직개편 방향 '본부 슬림화·내부통제·현장중심' 편제
새 수장들, '불확실한 금융환경 대비'전략적 관리 필요

[메가경제=문혜원 기자] 국내 대형 금융지주와 은행권이 내년 새해를 앞두고 대규모 차기 수장 인사와 조직개편을 마무리한 가운데 올해 연말 인사 키워드로는 '파격교체·쇄신'에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직개편의 키워드는 조직슬림화·현장중심의 영업강화 등으로 요약된다. 저금리와 환율로 인한 쇼크 등 악재가 첩첩이 겹친 '금융 혹한기'를 맞아 내실 경영안정성을 공고히 하면서 체질개선을 통해 영업 역량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2월 말 임기만료되는 주요 금융지주 계열사 CEO 및 은행 수장들의 인선과 조직개편이 마무리가 됐다. [사진= 각 사 제공]

 

23일 금융권 및 메가경제 취재결과에 따르면, 4대(KB국민·신한·하나·우리) 금융지주 및 은행은 연말 조직개편·임원인사를 단행하고 조직 재정비에 들어갔다. 주요 지주사 계열사CEO 인사의 경우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아직, 농협금융과 NH농협은행은 차기 수장을 결정하지 않았으나 교체가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계열사 인사를 먼저 단행한 지주사들 중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차기 수장 교체가 계열사CEO 출신을 추천했다는 점에서 예상 밖 인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우선, KB금융지주는 KB국민은행의 차기 은행장으로 이환주 KB라이프생명보험 대표를 추천했다. 이 후보는 재무와 전략, 영업 등 요직을 두루 거친 인물로 정평 나 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과의 호흡을 통해 내년에는 영업강화 중심으로 조직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장 외 KB금융의 5개 계열사 중 KB증권을 제외한 4곳은 수장을 교체했다. 주력 계열사인 카드·보험사에는 50대 중반 젊은 CEO를 내정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이호성 하나카드 사장을 새 은행장으로 추천하면서 파격인사를 단행했다. 이호성 하나은행장 후보는 2021년 이후 강남·서초영업본부장, 중앙영업그룹장, 영업그룹장 등 영업 최전선을 두루 거친 영업 전문가다. 이 후보는 해외여행체크카드의 신드롬이라 불리는 '트래블로그'로 마케팅을 기획해 영업력과 수익성에 대한 성과우수성을 인정받았다. 

 

하나금융지주는 이외 연말 임기가 만료되는 12개 계열사 대표 중 절반 이상인 7곳을 교체하면서 '쇄신'인사를 단행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잇따른 금융사고로 인해 '내부통제'부실이 도마에 오르면서 은행장을 교체했다. 새로 추천된 정진완 중소기업 부행장이다. 정 후보는 오랜 기간 기업금융 업무를 맡아온 '기업금융통'으로 정평이 나 있다. 

 

4대 은행 지주 중 신한금융의 경우 정상혁 은행장과 이영종 신한라이프 사장,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사장만 연임을 결정하고, 나머지 임기만료를 앞둔 계열사 13개 중 9곳의 CEO는 교체됐다.

 

정 은행장은 그룹의 핵심인 은행을 안정적인 수익성과와 글로벌 부문에서 성장을 이끌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금융권 최초로 책무구조도를 제출하는 등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 점도 작용했다.

 

신한금융 보험 '투톱'인 이영종 신한라이프 사장과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사장은 녹록치 않은 금융시장 환경 속 비은행부문에서 성장을 이끌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 특히, 신한라이프는 올해 상반기 3129억원의 순익을 거두며 KB라이프생명(2023억원)을 압도했다.

 

우리금융 역시 6개 계열사(카드·캐피탈·자산신탁·에프앤아이·신용정보·펀드서비스)의 대표를 모두 교체했다.

 

주요 은행들의 핵심 경영진들의 인사경우도 교체바람이 불었다. 이번 인사 때 새로 승진한 임원들의 상당수는 '영업통'으로 분류된다. 작년에 이어 내년에도 영업현장 강화 기류가 흘러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1970년대생 위주의 젊은 임원들을 배치함으로써 내실 있는 경영안정과 체질개선을 더욱 꾀하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례로, 신한은행은 임기 만료 임원 14명 중 9명을 교체했다. 본부장이 아닌 부서장이라도 파격적으로 임원으로 발탁했으며 특히 1970년생 이후 젊은 임원을 6명 기용해 세대교체 속도를 높였다.

 

우리은행의 경우 연임보다는 교체에 힘이 실렸다. 부행장급 임원을 5명 줄이고 기존 부행장의 절반에 달하는 11명이 물러났다. 우리은행 역시 승진한 부행장들이 1971년생이 포함돼 있었다. 능력과 자질을 갖춘 1970년대생 1년 차 두 명의 본부장이 부행장으로 승진했다. 임원 평균연령은 기존 56.2세에서 55세로 떨어졌다. 

 

하나금융의 경우 본부장급인 김덕순 현 하나은행 북부영업본부 지역대표와 장일호 하나은행 손님·데이터본부장이 각 하나펀드서비스와 핀크 대표 후보로 내정됐다. 나머지 아직 부행장급 임원인사를 단행하지 않은 KB국민은행의 경우 통상 크리스마스 전후로 발표한다. KB국민은행 역시 대대적인 임원들의 쇄신·교체바람이 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인사를 먼저 단행한 신한, 우리은행의 조직개편의 키워드는 작년에 이어 그룹별 통폐합, ‘현장영업 중심의 효율화’중심으로 개편됐다는 분석이다. 

 

우리은행은 조직슬림화와 내부통제 중심으로 이뤄졌다. 우선, 부문장 2명이 국내영업부문과 기업투자금융부문 산하 그룹을 나눠 담당하는 기존 방식을 폐지했다. 또 개인그룹, WM그룹, 기업그룹 등을 업무 중심에서 고객 중심으로 재편하고, 유사 부서도 통폐합했다.

 

IB그룹은 기존 CIB그룹에서 별도로 독립시켜 우리투자증권, 우리자산운용 등과의 시너지 창출에 집중하도록 했다. 특히,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자금세탁방지센터와 여신감리부를 본부급으로 격상했고, 준법감시실에 책무지원팀을 신설했다.

 

특히 정보보호본부와 자금세탁방지본부를 준법감시인 아래로 재배치해 일부 중복되는 내부통제기능을 제거했다. 또 지주와 은행 통합 조직으로 운영하던 리스크관리그룹은 각 조직 특성에 맞게 분리해 운영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고객몰입 경영 관점에서 솔루션그룹과 영업현장 강화 중심의 영업추진부를 일부 개편했다. 구체적으로 고객솔루션그룹 내 개인솔루션부와 기업솔루션부를 통합해 '고객솔루션부'를 신설했다. 별도 조직으로 역량을 키워온 디지털솔루션그룹은 '디지털솔루션본부'와 '디지털혁신단'으로 재편해 고객솔루션그룹으로 통합했다.

 

디지털솔루션본부의 디지털 기능이 고객솔루션 영역과 함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했으며, 디지털혁신단은 데이터 역량을 강화해 고객솔루션그룹 내 고객관리 및 마케팅 고도화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기관고객 영업력 강화를 위해 ‘기관솔루션그룹’을 신설해 기관 고객의 니즈에 빠르고 유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했다. 

 

기존 영업추진부도 일부 재편했다. 영업추진4(WM)그룹에 속했던 WM 영업 관련 조직은 'PWM 본부'로 재편해 영업추진1그룹 내로 격상시켰다. 이를 통해 영업추진그룹 채널간 시너지를 달성할 예정이다.

 

한편, 주요 지주사들의 새 수장이 교체된 이번 인사를 두고 금융권 안팎에서는 내년도 업황의 불확실성이 짙어지고 있는 만큼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함으로 분석한다. 윤석열 정부 탄핵, 저금리 기조, 환율하락 등 최악의 금융 환경과 맞물려 새로운 인사풀 짜기로 인한 조직관리 폭에 초점을 맞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까지는 내부통제 관리가 주요 화제로 떠올랐다면, 내년부터는 저금리 시대, 정부에 대한 불확실한 상황 등에 따른 생존이 필요한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라며 "이번에 새로 인사에 오른 각 금융지주 리더장들은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 위한 노력을 더불어 활력 있는 자극을 불어넣어 줄 수 있을 만한 다양한 마케팅 및 전략적인 조직 관리가 여느 때보다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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