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임기 만료 5대 시중은행장...연임이냐? 교체냐? 금융권 '들썩'

문혜원 / 기사승인 : 2024-09-12 17: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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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모범관행 기준 마련" 인선속도...부작용 우려
신한금융 자경위 스타트...타 지주사 "구체적 계획 미정"
각 은행장 차기 후보군 면면에 관심...아직까지 '안갯속'

[메가경제=문혜원 기자] 하반기 은행권 인사 태풍이 심상치 않다. 금융당국의 모범관행에 따라 12월 임기만료를 앞둔 주요 은행장들의 인선 절차 갈림길에 섰기 때문이다. 연임이냐, 교체냐를 둘러싼 전망이 엇길리는 상황 속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차기 은행장 후보들의 하마평이 거론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2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는 각 지주 및 은행장들의 연임 여부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 각 사 편집]

 

 

12일 은행권 및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신한금융이 임기 만료를 앞둔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12명에 대한 승계 절차에 돌입했다. 그 외 4대 금융지주들도 연말 임가 만료를 앞둔 계열사 CEO와 차기 은행장 관련 압축 후보군(숏리스트)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은 지난 10일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자경위)를 열고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임기가 만료되는 자회사 CEO에 대한 승계 절차를 개시했다.

 

승계 절차 대상은 주력 계열사인 신한은행을 포함해 신한카드, 신한라이프, 신한캐피탈, 제주은행, 신한저축은행, 신한자산신탁, 신한DS, 신한펀드파트너스, 신한리츠운용, 신한벤처투자, 신한EZ손해보험 등 12곳이다.

 

자경위는 '자회사 대표이사 승계후보군(Long-list)' 선정도 완료했다. 향후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을 위한 심의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은행장 경영승계절차 임기 만료 3개월 전 개시 ▲자회사 대표이사 승계후보군(롱리스트) 정기 선정 프로세스 도입 등을 실시한다.

 

자경위는 "이사회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경영승계절차 개선을 위한 논의를 진행해왔다"며 "이번 개정은 지난해 말 감독당국이 제시한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을 충실히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통상 금융지주사에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면 후보자를 선출 후, 행장후보추천위원회(행추위)를 가동해 차기 행장 선임 절차에 돌입하는 절차가 이뤄진다. 

 

시중은행 중 신한금융이 먼저 승계 작업을 서두른 탓에 KB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NH농협금융의 자경위 및 이사회 개최 시기와 관련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 지주들은 한결같이 "아직 구체적인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은행권 안팎에서는 임기 만료 3개월 전에 승계 절차에 돌입해야 하는 만큼, 늦어도 추석 이후 은행 CEO 선출을 위한 이사회 내 위원회를 개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작년 12월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금융지주·은행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에 따라 최소 임기 만료 '3개월 전'으로 경영승계절차 개시 시점을 개선해야 한다는 내용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관행이었던 2개월 간의 경영승계작업이 1개월 늘어 났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당국의 모범관행 지시는 의무적이지는 않다"라면서도 "그러나 은행 경영진들의 책임경영실태평가에 작용하는 만큼 암묵적으로 따라야 하기에 모든 은행들이 CEO 인선 과정 관련 내부 정관을 변경하는 등 분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이 주목하는 것은 차기은행장 인선향방이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을 포함해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이석용 NH농협은행장 등 5대 은행장은 모두 올해 12월 말 임기 만료다. 

 

이들 시중은행장들의 임기여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긍정적으로만 보면 임기기간 수익성과가 좋은 만큼 연임이 무난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지만, 일부 시중은행장들의 경우 금융사고 인한 내부통제 리스크로 인해 '세대교체' 가능성도 나온다.

 

주요은행 중 연임가능성 평가가 높은 곳은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이승열 하나은행장 등이다. 

 

KB국민은행은 홍콩H ELS 판매 규모로 인해 손실 배상에 지장을 주긴 했지만 상반기 1조5059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무난한 성적표를 받았다. 신한은행은 작년 3조677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해 무난히 3조 클럽에 입성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2조535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2조원을 넘어섰다. 하나은행 역시 상반기 순이익 1조7509억원을 기록해 상위 3위 은행으로 거듭났다. 

 

각 은행 내부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차기 후보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신한은행의 경우 정용욱 부행장(영업추진 4그룹장 겸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 총괄대표)·전필환 부행장(채널부문 영업추진1그룹장)·이인균 신한금융지주 운영부문(COO) 부사장 등이 다크호스로 떠오른다. 

 

특히 정용욱 부행장은 유력후보로 거론된다. 정 부행장은 1992년 신한은행에 입행 후 인재개발부장과 영업부 커뮤니티장, 인사부 본부장 등을 역임했으며 인사와 영업 등 은행 경영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필환 부행장은 진옥동 회장이 많은 공을 들인 배달앱 '땡겨요' 사업 전반을 총괄했으며 진 회장과 두터운 신임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인균 신한금융 부사장은 그룹 내부 살림을 도맡는 운영부문장(COO) 임원으로 지배구조 안정화를 책임지고 있는 인물이다. 가장 주력하는 업무는 재일교포 주주 관리 소통역할을 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내부 출신 외에도 외풍을 겪어온 그간의 관행에 따라 깜짝 외부 출신도 도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하고 있다. 현 부행장 등 한 명이 선임될 가능성과 계열사인 KB국민카드 이창권 대표·KB부동산신탁 성채현 대표 등은 내부 경쟁자로 떠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금융당국의 경영실태 평가 관련 정기 감사를 받는 조병규 우리은행장 연임 도전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석용 농협은행장 역시 꾸준히 안정적인 성장을 이끌어오긴 했지만 최근 횡령사고 리스크로 인해 '안심할 수 없다'라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이번 은행들의 인선 배경이 '관치금융' 부활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의 은행 지배구조 개선 명분에서 CEO를 정하는 기준이 단계적으로 나뉘어 면밀하게 검토하게 했다. 그러나 인사검증기간이 기존보다 더 길어진 셈이라 조직 내 혼란을 부추기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행장 인선 및 계열사 사장단 인선을 가릴 때 지주회장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으나 몇 년 전부터 조직의 인식이 변화돼 각 금융지주나 은행에서는 나름의 규정에서 CEO인선에 대해 신중히 결정하고 있다"라며 "금융당국의 모범관행 기준은 사실 현재 은행 내부에서 갖고 있는 인선절차와 맞물려 객관적이고 투명한 결론을 낸다는 건 사실상 어떤 방식이든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각 지주사 및 은행 인선 방향은 내달께 잡힐 전망이다. 한 은행지주사 관계자는 "아직 후보 관련 하마평은 무성한 상황이지만, 숏리스트를 구성하는 단계에 돌입하지 않은 단계라 내달 쯤 확실한 인사 여부에 대한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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