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기술 혁신 '미래성장동력' 강조…디지털 차별화 속도
고객 중심 내실다지기 집중 기조 지속…전략적인 관리
금융당국 모범관행 첫 적용 9월 '인선 절차 여부'주목
[메가경제=문혜원 기자] 5대 시중은행장들(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오는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올해는 특히 금융당국이 '은행권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시행 한 후 첫 차기 은행장을 결정해야 하는 시기이니 만큼 인선속도를 9월 중으로 낼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주요은행장들의 연임 릴레이가 이어질지, 교체될지 여부에 대한 향배가 관심사다. 최근에는 실적악화, 금융사고로 인해 이슈가 있어 은행장들의 책임 소지가 커지고 있다. 메가경제는 그간의 은행장들의 성과 및 잔여 임기동안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을지 등 향후 전망을 진단해 본다. [편집자 주]
최근 은행권에 번지는 금융사고 여파에서 정상혁 신한은행장의 흔들림 없는 내부통제 관리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 행장은 신한은행의 국내는 물론 해외 부문 사업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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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혁 신한은행장이 상반기 실적 2조원 이상을 달성하면서 경영성과면에서 안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메가경제 편집] |
◆ 상반기 4대 은행 중 2조원 훌쩍…기업대출·해외 수익 호조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취임 후 줄곧 '고객 몰입'과 '현장 영업'을 강조해왔다. 그는 지난해 2월 갑작스럽게 행장을 맡는 악조건에서도 그간 '조용한 내실다지기'에 집중하며 안정적인 성과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는 12월 31일 임기만료를 앞둔 정 행장의 연임여부에 중요한 평가 요소인 실적도 올해 상반기 4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당기순이익 2조원을 돌파했다.
신한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조535억원이다. 이는 전년보다 22.2% 증가한 수치다.
타 시중은행들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을 보면 ▲하나은행 1조7509억원 ▲우리은행 1조 6735억원 ▲KB국민은행 1조 5059억원에 그쳤다.
신한은행의 상반기 수익호조 비결은 글로벌 사업면에서 두드러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의 상반기 해외법인 당기순이익은 40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다. 지난해에도 신한은행의 글로벌 수익은 4824억원으로 국내 은행 중 최대 규모다.
베트남시장을 가장 먼저 개척한 신한은행은 베트남은행법인이 수익이 가장 높았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상반기 1977억원에서 2328억원(17.8% ↑)이다. 그 다음 순으로는 SBJ은행(일본)은 1167억원에서 1271억원(8.9% ↑), 신한카자흐스탄은행은 94억원에서 687억원(630.9% ↑), 유럽신한은행은 49억원에서 102억원(108.2% ↑), 멕시코신한은행은 47억원에서 91억원(93.6% ↑)으로 각각 성장했다.
이밖에도 대출 부문에서도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은 6월 말 기준 대출잔액이 308조9625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6.4% 증가했다. 4대 은행 중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가계대출은 지난해 3월 말 129조3111억원에서 올 상반기 132조3900억원으로 2.3% 올랐다.
특히 기업대출 부문이 9.9%가 늘어나는 등 성장세를 주도했다. 타 은행과 비교시 기업대출에 초점을 맞춘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증가율은 각각 8.1%, 7.3%에 머물렀다.
이를 두고 정상혁 행장의 '고객 몰입'에 집중한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행장은 지난해 연말 진행된 영업력 중심의 조직개편을 실행했다. 구체적으로 영업지원부문을 신설하고 본부 부서와 전국 영업 네트워크를 영업추진 1~4그룹 체제로 개편하는 등의 행보를 보여준 바 있다.
정 은행장은 향후에도 영업력 강화와 고객 중심모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경영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올 1월 경영전략회의에서 '신한의 몰입'을 키워드로 “재무적 성과나 미래준비도 중요하지만 고객과 사회의 신뢰를 받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고 강조했다.
◆ AI 기술 도입…차별화적인 디지털 역량 강화
정 행장은 디지털 관련 혁신적인 서비스에 도전 중이다. 최근에는 AI 기술 도입을 실행해 디지털 리딩뱅크를 지향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딥러닝 감정 기반 기술을 활용해 고객의 감정을 식별하는 AI감정 분석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는 고객이 AI 음성봇과 상담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공감 지능으로 고객의 대화 또는 목소리 톤, 강세, 사용하는 단어 등을 기반으로 고객의 감정 상태를 실시간 분석, 즉시 고객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이를 통해 금융사고 예방수준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객으로부터 불안한 음성 혹은 단어가 감지된 경우 보이스피싱 및 사기 등 금융사고 상황을 의심하고 곧바로 고객 상담센터 사건전담팀과 연결해주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또한 고객 특성을 파악하고 각 고객에게 필요한 맞춤형 상품을 제공하는 AI플랫폼인 'AI 스튜디오'도 영업점에 확대 도입했다. AI 스튜디오는 특정 상품과 서비스 등을 필요로 하는 고객들을 예측하거나 고객 행동을 분석하는 플랫폼이다. 신한은행 직원은 이를 토대로 고객이 효율적으로 의사를 결정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신한은행은 이밖에도 디지털 ICT 전문직군제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기존 관리자 경력 개발 프로그램에 전문가 트랙을 추가한 점이 각광받았다. 앞으로 이를 통해 디지털 연구개발과 기술 자문 등을 전담하는 다양한 전문가를 육성할 예정이다.
정상혁 행장은 취임 직후부터 지속적으로 미래성장 동력으로 꼽은 핵심사업으로 꼽아왔다. 그는 평소 신한은행이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혁신은 곧 고객을 위한 서비스 확대와 편의성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래 은행의 모습인 인비저블 뱅킹 구현을 DT 확장과 경쟁력 있는 외부업체와의 강력한 협업체계를 기반으로 금융과 비금융을 아우르는 디지털 컴퍼니’로 도약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 '고객몰입'실리 강조…내부통제와 위기관리 대응 방점
최근 은행권에서 발생한 잇따른 금융사고로 내부통제 관리가 가장 중요한 과제 덕목으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신한은행의 내실경영이 새삼 재평가 받고 있다. 이는 정 행장의 고객의 실리를 높이기 위해 다시 고쳐 매는 신한의 '고객몰입' 강조를 한 마인드가 주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행장은 취임 첫해부터 리스크관리에 방점을 둔 경영을 이어왔다. 지난 7월 8일 ‘2024년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는 임직원들에게 내부통제를 위한 제도와 시스템의 규범을 준수하는 방침을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내부통제를 위한 제도와 시스템의 규범을 준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믿고 거래하는 은행'이 될 수 있도록 우리 직원들이 내부통제 자체를 문화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 행장은 금융사고 방지 시스템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최근에는 보이스피싱, 스미싱 등 금융사고 피해보상을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도록 '비대면 금융사고 책임분담 시스템'구축했다. 이번 시스템 개발의 경우 연내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시스템이 오픈될 시 기존 소비자보호시스템인 '소비자보호플러스' 내에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내부사고 방지를 위해 임직원 교육도 실시 중이다. 지난 2022년부터 전 직원 윤리실천서약, 윤리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각 연 1회로 실시하며, 윤리실천서약은 임직원 윤리준법 행동기준 및 법규준수 기본원칙 실천 의지 제고를 위한다는 취지다. 윤리교육은 신한금융그룹 윤리강령,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 예방 등을 주제로 실시한다.
신한은행은 금융취약계층 돕기에도 앞장서고 있다. 일례로, 시니어 금융소비자 교육센터 ‘신한 학이재’를 신설 하는 등 취약계층을 돕기 위한 지원 사업과 함께 ▲청년창업 소상공인 대출 및 보증료 지원 70억원 출연 ▲서민금융 공급 지원을 위한 404억원 출연 등 다양한 민생금융지원 사업들도 추진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체계를 갖추고 금융소비자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라며 "저출산, 주거안정 등 사회이슈 해결을 위한 다양한 금융상품 및 서비스도 제공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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