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규 행장과 같은 중소기업분야 '영업통'
금융사고에 따른 내부통제 조식 수습'과제'
[메가경제=문혜원 기자] 우리은행 차기은행장에 정진완 중소기업그룹 부행장이 최종 후보로 선정되면서 업계 안팎의 관심이 뜨겁다. 우리은행이 '기업금융의 명가 재건' 이라는 목표를 삼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관련 그룹장을 차기로 정한 만큼 전문성에 방점을 찍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 |
▲우리은행 차기은행장 후보에 정진완 중소기업그룹장 부행장이 선정됐다. [사진=우리은행] |
우리금융은 29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개최하고,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로 정진완 현 중소기업그룹 부행장을 추천했다고 밝혔다.
우리금융그룹 자추위는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모범관행 가이드라인에 맞취 지난 9월말 은행장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했으며, 이후 현 조병규 은행장이 연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이사회에 전달함에 따라 최근 불거진 내부통제 이슈 등을 감안해 '조직 쇄신'과 '세대 교체'에 주안점을 두고 은행장 선임 절차를 진행해 왔다"고 전했다.
우리금융은 '자회사 대표이사 경영승계계획'에 따라 우리은행장 후보군을 롱리스트 및 숏리스트로 단계적으로 압축해왔다. 또한 '은행장 후보 선정 프로그램'프로세스에 따라 해당 후보를 대상으로 객관적이고 다각적으로 역량을 검증했다.
은행장 후보 선정 프로그램은 임종룡 회장이 취임 당시 내부계열사에 대한 공정한 수장을 뽑겠다는 의지로 만든 제도다.
후보를 선정하는 단계는 ▲1단계 외부전문가 심층 인터뷰 ▲2단계 평판 조회 ▲3단계 최고경영자 멘토링 및 이사회 인터뷰 등을 진행했다. 이렇게 압축한 숏리스트 후보를 대상으로 ▲4단계 경영계획 PT 및 심층면접 등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를 거쳐 최종 은행장 후보를 선정한다.
우리금융 내부에서는 차기 우리은행장의 중요한 과제로 내부통제 부실 사고로 인한 어수선한 조직분위기를 수습할 수 있는 인물과 우리은행 만의 영업강점으로 꼽히는 중소기업 분야에 대한 전략적 추진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진다.
우리금융 자추위는 "현직 주요 경영진으로서 경영 연속성 확보, 조직 쇄신을 위한 젊은 '세대교체형 은행장'선임에 방점을 두고 은행장 후보군 중 적임자를 찾는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진완 후보는 후보군 중 가장 젊은 1968년생으로 대내외적으로 좋은 평판을 갖고 있고 전문가 심층 인터뷰, 경영계획 PT 및 심층면접에서도 호평을 받았다"며 "기업문화 혁신 등 조직 쇄신과 기업금융 중심 영업전략을 추진할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선임 배경을 전했다.
정진완 우리은행장 후보는 조병규 행장과 마찬가지로 행내 '영업통'으로 알려졌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전략과 기획은 지주, 영업은 각 계열사'가 맡는다는 원칙을 지난 인사에 이어 올해도 적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1968년생인 정진완 후보는 젊은 은행장으로 통한다. 기업금융 부문에서 경력을 쌓았다. 포항제철고, 경북대 법대를 졸업한 뒤 1995년 한일은행에 입행했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지주와 금융기관 대상 내부통제·지배구조 개편안을 주문한 상태임에 따라 정진완 차기 행장이 취임 이후 어수선한 조직 수습을 어떻게 온건하게 봉합하느냐가 과제로 꼽힌다. 아울러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의 혁신형 조직개편이 결정지을 것으로 관측했다.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은 앞서 지난달 말 책무구조도 관련 재편계획에 대한 자료를 금융당국에 제출한 상태다. 금융사고 발생 시 내부통제와 관련한 책무를 확실히 정해두겠다는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
금융사들은 임원의 직책별로 책무와 책무의 구체적인 내용을 기술한 문서인 책무기술서와 임원의 직책별 책무를 도식화한 책무체계도를 작성해 금융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책무구조도는 이른바 금융판 중대재해처벌법으로 불리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개정안 시행에 따른 조치다. 개정안은 금융사의 내부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최고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원진에게 책임을 지울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정진완 은행장 후보는 12월 중 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자격 요건 및 적합성을 검증받은 후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돼 내년 1월부터 은행장으로서 2년 임기의 공식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