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장 현미경③] 이승열 하나은행장, 2년 연속 리딩뱅크 탈환

문혜원 / 기사승인 : 2024-09-11 14:5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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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순이익 1조7509억원 '실적 호조'
기업대출 차별 승부·지방영업조직 탄력
퇴직연금 시장 확대·AI 디지털 경쟁력↑

[메가경제=문혜원 기자] 5대 시중은행장들(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오는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올해는 특히 금융당국이 '은행권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시행 한 후 첫 차기 은행장을 결정해야 하는 시기이니 만큼 인선속도를 9월 중으로 낼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주요은행장들의 연임 릴레이가 이어질지, 교체될지 여부에 대한 향배가 관심사다. 최근에는 실적악화, 금융사고로 인해 이슈가 있어 은행장들의 책임 소지가 커지고 있다. 메가경제는 그간의 은행장들의 성과 및 잔여 임기동안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을지 등 향후 전망을 진단해 본다. [편집자 주]

 

이승열 하나은행장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승열 행장은 2년 연속 리딩뱅크 탈환을 할 만큼 실적 호조와 경영 안정성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금융권 안팎으로부터 받고 있다. 

 

▲이승열 하나은행장이 높은 실적으로 인한 리딩뱅크 탈환, 안정적인 경영으로 인해 연임 무게에 힘이 실리고 있다. [사진=메가경제 편집]

 

취임 이후 지속적인 높은 수익…기업여신 강화

 

이승열 행장은 취임 후 지속적으로 기대이상 수익성과를 이끌어 냈다. 특히, 올해 기업대출을 기반으로 실적이 향상돼 이 행장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나은행의 올해 상반기 기준 당기순이익은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이하 ELS) 관련 대규모 충당금 적립과 외환 환산 손실 등 일회성 요인이 반영된 탓에 1분기 보다는 4.8%감소했다. 그러나 5대 시중은행 중에서 신한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순이익을 달성했다. 

 

하나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이익은 1조7509억원이다. 이 행장의 취임 첫해인 2023년에도 3조4766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리딩뱅크’ 지위를 수성했다. 2022년에는 3조95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리딩뱅크’를 차지한 하나은행의 키를 잡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상반기 수익지표를 알수 있는 자산수익률(ROA)은 0.67%에서 0.7%로 늘었고 이자익은 7조470억원에서 7조3580억원으로 개선됐다. 특히 은행의 영업력을 확인할 수 있는 충당금적립전영업이익(충전이익)이 4조9287억원에서 5조6237억원으로 늘었다.

 

수익 향상 비결은 기업대출 부문의 성장세가 주효했다. 이 행장은 저금리 기조 하에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가계대출 증가 억제 기조가 지속되자 선제적으로 기업대출 쪽으로 영업을 확대해 수익성 확대를 꾀한 것으로 알려진다. 

 

2023년 하나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162조420억원으로 국민은행(175조1760억원)에 이은 2위였다. 다만 전년 대비 성장률은 11.9%로 4대 은행 중 가장 높았다. 특히 대기업 대출의 성장률(31.5%)이 두드러졌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 연간 증가율(10.4%)도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였다.

 

하나은행 측은 "전년 동기 수준 우량 기업대출 중심의 양호한 대출 성장률을 기록하며 연간 성장 목표를 상반기 내 조기 달성했다"고 강조한다. 

 

현장경영 중심…'지방영업 네트워크 강화'

 

이 행장은 취임 후 '현장영업'을 중시하며 조직개편을 강화했다. 일례로 올해 초 영업그룹을 ▲중앙영업그룹 ▲영남영업그룹 ▲호남영업그룹으로 나눴다. 이에 따라 기존에 운영되던 충청영업그룹을 포함해 4개의 지역 영업조직이 가동됐다. 영업그룹 내에는 영업본부를 신설해 지역 중심의 영업 네트워크를 강화했다.

 

현장 영업력 확대를 위해 중요인력을 승진 시기키도 했다. 이는 ‘영업통’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체제 아래 이 행장이 성과주의 인사 원칙을 고수하는 방식을 지켜온 영향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우수한 실적성과에 반영된 직원들은 파격인사가 단행되며 현장 영업 중심 조직의 틀이 갖춰왔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영업현장성과 우수 지점장과 현장 지원 우수 부서장 등 24명을 상무와 본부장으로 승진시켰다. 

 

아울러 경쟁력 있는 상품출시에도 공을 들였다. 일례로 기업특판상품 판매와 우량전문직·소호 전용 특판대출 시행 및 상품개정 등 우량자산 증대를 위한 특판 상품개정·시행이 이뤄졌다. 

 

현장 직원들의 마케팅 격려와 교육 지원도 강화했다. 영업그룹·본부별 기업마케팅 연수를 실시하고, 기술금융·정책자금 연수, 인재개발부 주관 도제식 기업연신 연수·소호아카데미 등 연수, RM 대상 산업동향연구회와 실무형 연수를 제공하는 등 영업현장 직원을 대상으로 한 지원을 펼쳤다. 

 

퇴직연금 시장 확대…AI 디지털 플랫폼 개편

 

이 행장은 선제적인 퇴직연금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하나은행의 양적·질적 성장을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융감독원 퇴직연금비교공시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해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6개 분기에서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퇴직연금(DB·DC·개인형IRP) 적립금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적립금 규모면에서도 올해 1분기를 제외하고 5개 분기에서 1위를 달성했다. 이는 이 행장 취임 직전인 2022년 말(27조2638억원) 대비 8조8659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타 은행과 비교시에도 월등한 성적표를 보인다. ▲KB국민은행 31조5149억→38조9360억원(7조4211억원↑) ▲신한은행 35조176억→42조2031억원(7조1855억원↑) ▲우리은행 20조4155억→24조6650억원(4조2495억원↑) 등 다른 은행들 대비 1조원 이상 많다.

 

하나은행은 퇴직연금 시장 진출을 위해 확정급여형(DB) 사업장의 적립금 운용 관련 별도의 팀 운영 및 전문위원회 활동을 벌였다. 그리고 가입자의 적립금 운용을 직접 지원하기 위한 ‘연금더드림라운지’ 및 연금고객관리센터 설치 등 조직적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를 지속했다.

 

이러한 노력 덕에 연금시장 수익률 측면에서도 우수한 성적표를 보이고 있다. 2분기 기준 하나은행의 확정기여형(DC) 원리금비보장상품 수익률은 14.83%로, 2023년 2분기 이후 5개 분기 연속 시중은행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아울러 하나은행은 퇴직연금 고객을 위해 은행권 최초로 유선상담 채널인 '연금손님관리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전문 컨설턴트가 직접 손님을 대면하는 '찾아가는 상담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도 최근에는 AI 혁신 기술을 도입해 디지털 경쟁력에도 나서고 있다. 최근 아이웰스 등 AI(인공지능) 자산관리 플랫폼과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상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 행장은 취임 당시 6대 경영전략 중 하나로 '영업본점 디지털화'를 내세운 바 있다.

 

기존 로보어드바이저가 고객 투자성향을 분류해 10개 미만의 포트폴리오를 제시한다면, 아이웰스는 투자성향, 투자 DNA, 관심분야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468개의 포트폴리오로 특화된 개인 맞춤화를 제공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고객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개발한 지수예측 모형, 자산배분 포트폴리오 모형, 상품추천 시스템을 결합했다"며 "초개인화 AI 자산관리 플랫폼 ‘아이웰스(AI Wealth)’를 출시하고 출시 1년 만에 자산관리 규모 6200억원을 돌파하고, 서비스 정기 구독자 수도 11만8000명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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