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올린 하나은행 이승열호···리딩뱅크로 이끌 승부수는

황동현 / 기사승인 : 2023-01-12 09:49:29
  • -
  • +
  • 인쇄
국내 리딩뱅크, 아시아 1등 글로벌 은행 목표
자산관리·기업금융·외국환 등 강점 집중
이자·비이자 이익 강화 숙제...중국법인 수익성 확보 절실
▲ 이승열 하나은행장이 2일 취임식에서 행기를 휘두르고 있다 [사진=하나은행 제공]

 

[메가경제=황동현 기자] 하나은행 이승열호(號)가 닻을 올렸다. 하나은행의 목표는 국내 리딩뱅크, 아시아 1등 글로벌 은행이다. 목표 달성을 위한 이승열 행장의 승부수에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이 행장은 취임과 함께 3대 과제 6대 전략을 제시하며 자산관리, 기업금융, 외국환 등 강점을 지닌 영역에서 경쟁자들과 확고한 격차를 벌인다는 방침이다. 경쟁사들과 격차를 만드는 하나은행만의 차별화를 강조했다.

 

이승열 신임 하나은행장은 외환은행으로 입행한 첫 하나은행장으로, ‘원뱅크(OneBank)’의 기틀을 세운 함영주 회장의 뜻을 이어 통합의 마침표를 찍고, 금융 생태계를 선도할 준비된 은행장이라는 평가다.

 

한국외환은행에 입행해 하나금융지주 및 하나은행 CFO(재무총괄), 하나은행 비상임이사, 하나금융지주 그룹인사총괄, 하나생명보험 대표이사 사장을 거쳤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신념과 원칙에 기반하여 조직을 원활히 이끌어나갈 수 있는 신뢰받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상생과 협업이 중시되는 현 금융생태계에 적합한 인물로 하나은행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최고의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이 행장은 취임사를 통해 높아지는 변화의 파고를 넘어 위기에 더 강한 리딩뱅크로 도약하기 위해 손님, 현장, 강점에 집중할 것을 강조했다. 특히, 자산관리, 기업금융, 외국환 등 하나은행의 '강점'에 집중해 경쟁자들과 확고한 격차를 만들고 사람·조직·시스템을 한 단계 더 강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그리고 손님, 현장, 강점이라는 3대 과제 실천을 위해 ▲여·수신 포트폴리오 구조 개선과 영업 생산성 증대 등 은행 본업 경쟁력 강화, 사람·조직·시스템 레벨업으로 자산관리·외국환 등 비이자 중심의 강점 강화, 현장과 손님 중심으로 하나은행만의 차별화된 오프라인 영업 전개, 영업 현장과 손님 지원을 위한 디지털화, 아시아 지역별 비즈니스 차별화로 글로벌 리딩뱅크 도약, ESG 경영을 통해 신뢰받는 브랜드 등 ‘6대 경영 전략’도 제시했다.

 

▲ 이승열 하나은행장 [사진=하나은행 제공]


작년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은 수익면에서 최고의 한 해를 보냈지만 이 행장이 맞닥뜨린 올해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다. 

 

대내외 금융불안이 이어지며 시중은행들은 올해 건전성 관리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 기준금리가 급격하게 인상하면서 차주들의 이자부담이 증가하고 다중채무자들 역시 빠르 증가하면서 은행이 짊어져야 할 리스크 부담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1월 말까지 5대 시중은행에서 만기가 연장되고 원금과 이자 상환이 유예된 대출 총액은 140조5067억원에 이른다. 이른바 ‘깜깜이 여신’이 은행의 뇌관으로 자리하고 있다.


우선 이 행장의 과제 달성엔 이자 및 비이자 이익 강화가 숙제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실적을 보면 신한은행이 2021년 3분기 2조1301억원에서 21.7% 성장한 2조5925억원의 순익을 기록해 리딩뱅크 자리에 올랐다. 이어 국민은행이 15.9% 성장한 2조 5506억원, 우리은행이 19.5% 증가한 2조3820억원, 다음으로 하나은행이 15.2% 늘어난 2조2438억원을 기록했다. 

4대 시중은행들이 모두 2조 클럽에 진입하는 성과를 거뒀지만  만년 4위였던 우리은행이 하나은행을 제치고 3위에 자리를 잡았다. 3분기까지 우리은행은 이자이익의 선전에 힘입어 이익규모에서 하나은행을 근소한 차로 제친 상태다. 우리은행은 이자이익의 큰 증가세가 전체 실적 선전을 주도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분을 대출금리에 신속하게 반영한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이자이익과 대조적으로 시중은행들은 공히 비이자이익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비이자이익은 은행이 펀드, 방카슈랑스, 유가증권이나 외환·파생관련 투자로 얻는 수익으로 수익 구조 다변화와 직결된 주요 부문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5대 은행의 비이자이익은 1조619억원으로 1년 전(2조4114억원)에 견줘 반토막이 났다. 자산시장 악화로 투자성 상품의 수익의 뒷걸음질 친 이유에서다. 하나은행의 미래 성장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비이자이익이 중요한 만큼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해외사업의 반등도 절실하다. 지난해 하나은행의 해외사업 실적은 4대 시중은행(신한·KB국민·하나·우리은행) 중에서 가장 부진했다. 순이익 규모는 신한은행(3091억 2600만원)의 약 4분의 1수준이며, 순이익 성장률 역시 우리은행(2129억원 6800만원·전년 동기 대비 120.24% 증가)과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에서 영업망을 구축한 신한은행은 모기지론, 카론, 리테일 중심의 대출자산을 확대했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은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베트남에서 각각 478억원, 441억원, 414억원의 순익을 올렸으며 우리아메리카은행이 251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하나은행은 인도네시아에서 416억원의 순익을 올렸으며 캐나다, 독일 등 선진 금융 시장에서도 좋은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 시장에선 금융권 최초 해외 디지털뱅킹 서비스인 '라인뱅크'를 앞세워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중국법인은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3분기에 13억 9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563억 8100만원과 비교하면 무려 576억 9000만원이 줄어든 수치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제로 코로나 정책 등으로 경기가 위축되자 일부 대출자산에 대한 리스크 관리 강화가 필요하게 됐으며, 관련 충당금 적립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으로 인해 당기순이익 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중국 현지 기업과 적극적인 제휴와 마케팅을 통해 반등의 기회를 마련할 방침이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비대면 개인대출을 더욱 확장하기 위해 제휴 파트너를 추가 발굴하고, 다수 플랫폼 업체와 제휴로 글로벌 역량을 강화 예정이다. 

 

이승열 행장은 "은행장으로서 제 목표는 ‘위기에 더 강한 은행’, ‘건강한 은행’을 만들고, 그 바탕 위에 하나은행이 리딩뱅크로 도약할 수 있는 토대를 확고하게 다지는 것입니다.”라며, "경쟁사들과 격차를 만드는 하나은행만의 차별화를 실현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모델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황동현
황동현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최신기사

1

추석 과일 가격 걱정인데...사과·배 도매 가격 '하락' 전망
[메가경제=심영범 기자]추석을 앞두고 명절 수요가 많은 사과·배 출하가 지난해보다 늘어 도매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전망됐다. 7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추석 성수기(추석 전 2주) 사과와 배 출하량이 각각 작년 대비 7% 늘 것으로 예측했다. 이 연구원은 올해 추석이 10월 6일로 지난해(9월 17일)보다 20일 가까이 늦어 출하량이 늘었다고 분석

2

신세계그룹, 12년째 인문학 청년인재 양성 이어가
[메가경제=심영범 기자]신세계그룹이 ‘청년을 위한 인문학 사회공헌 프로젝트, 지식향연’을 12년째 이어가고 있다. 전 국민이 행복한 대한민국’이라는 비전 아래 2014년 출범한 지식향연은 일회성 강연에 그치지 않고 인문학 청년인재 양성, 인문학 지식나눔, 인문학 콘텐츠 발굴을 목표로 매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지식향연 프로젝트를 통해 인문학

3

롯데마트, 민들레학교에 친환경 업사이클링 시설물 기부
[메가경제=심영범 기자]롯데마트는 지난 5일 경기도 구리시에 위치한 구리광장에서 ‘폐플라스틱 업사이클링 시설물 전달식’을 진행했다고 7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진주태 롯데마트·슈퍼 준법지원부문장, 김준현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 본부장, 이양현 구리남양주민들레학교장을 비롯해 구리시민 5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전달식은 지난 9월 6일 자원순환의 날을 맞아

HEADLINE

더보기

트렌드경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