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회장 '영업통' 바톤 이은 전문가 배치 평가
상고 출신이라는 점에서도 닮은꼴…현장경험 풍부
이승열 현 은행장 부회장으로…안정보다 '변화'
[메가경제=문혜원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신임 하나은행장으로 이호성 하나카드 사장을 깜짝 발탁했다. 이호성 사장은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처럼 상고를 졸업 후 은행에 입행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로 통한다. 현장경험이 풍부한 영업통인 이 사장을 그룹 주력인 하나은행 수장에 배치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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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왼쪽)과 이호성 신임 하나은행장. [사진=하나금융그룹] |
하나금융은 지난 12일 개최된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하나은행과 하나증권, 하나카드 등 3개 주요 관계사의 최고경영자(CEO) 후보 추천을 마무리했다.
임추위는 이날 계열사CEO 선정에 대해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불확실성이 증대됨에 따라 위험관리와 내부통제체계를 강화하고 내실 있는 영업으로 고객과 현장 중심의 조직문화를 이끌어갈 적합한 인물을 각 사 CEO 후보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차기 하나은행장 후보로 이호성 카드사장을 추천했다.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에 따라 행장 임기 만료 3개월 전인 지난 9월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한 하나은행 임추위에서 추천한 행장 후보군을 포함, 종합적인 심의 과정을 거쳐 최종 후보자를 추천했다는 설명이다.
이 후보자는 1964년생으로 대구 중앙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하나은행에 입행해 중앙영업그룹장, 영남영업그룹장 등을 거쳐 현재 하나카드 사장으로 재임 중이다.
임추위는 대내외적으로 불확실한 금융환경 속에서 위기를 타개하고 지속 성장을 이루기 위해 고객 기반을 탄탄히 하면서 풍부한 현장 경험과 영업 노하우를 갖춘 이 내정자를 적임자로 평가했다.
임추위는 이호성 사장에 대해 재임 기간 동안 조직에 긍정 에너지를 확산시키면서 트래블로그 카드를 히트시키는 등 영업력과 수익성을 끌어올렸고, 이를 통해 회사를 변화시킨 리더십을 높이 평가했다.
실제로 이 후보는 해외체크카드인 '트래블로그'를 선보이면서 마케팅적인 부분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22년 7월 출시한 트래블로그카드는 출시 25개월만인 지난 8월 가입자수는 600만명을 넘었고 해외체크카드 점유율은 49.9%을 기록했다.
이용금액 면에서도 선두를 달린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4대 은행계 카드사(신한·KB·하나·우리)의 올해 6월 누적 기준 체크카드 해외이용금액은 2조2802억원이다. 하나카드가 1조1729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신한카드 5988억원, 우리카드 2910억원, KB국민카드 2176억원 순서로 뒤를 이었다.
당초 금융권 안팎에서는 하나은행장 인사에서 이승열 행장의 연임이나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의 이동을 점쳤었으나 이호성 사장을 발탁한 것을 두고 매우 이례적인 경우라고 보고 있다. 하나금융이 안정보다 변화를 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승열 현 하나은행장은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직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는 그룹의 안정적인 경영관리와 기업가치 제고에 힘쓰기 위함이라는 것이 하나금융 측 설명이다.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의 경우 임추위에서 연임 후보자로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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