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금융 줌-人③] 함영주 하나금융호,'글로벌-비이자부문'경쟁력 승부수

문혜원 / 기사승인 : 2024-05-29 10: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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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순익 1조340억원…리딩금융급 성장세 돌파
계열사 카드사 이익성과 눈길…해외특화카드 장점
신흥시장 등 글로벌 포트폴리오 다양성 추진 압도
보험계열사 부문 기여도 미미…추가 M&A 기대↑

[메가경제=문혜원 기자] 금융지주사들의 올해 경영전략 공통 키워드는 '영업력 강화'에 방점을 찍은 모습이다. 최근 1분기 실적이 발표된 가운데 ELS사태 여파가 실적에 영향을 미치면서 금융시장 불안과 경기침체 가운데 수익성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최고경영자(CEO)의 역량과 역할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부각되고 있다. 메가경제는 각 지주사 간 하반기 전략 방향과 생존전략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취임 3년 만에 '리딩금융'급의 성장세를 돌파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하나금융그룹 제공]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취임 3년 만에 '리딩금융'급의 성장세를 이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함영주 회장이 취임 때부터 강조해온 “외형확장보다 내실과 협업 경영에 충실하겠다”는 전략이 크게 기인한 게 아니냐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금융업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무엇보다 홍콩 ELS 악재 속에도 비은행 부문 중 카드사 성장 기여도가 높아 1분기 실적이 약진 비결로 통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 부문에서도 꾸준히 강세를 보이면서 신영토 확장에 나서는 양상이다. 

 

1분기 실적 선방 "카드사 기여도 165% 상승"

 

올해 1분기 4대 금융지주의 실적에는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배상비용 관련 충당금이 큰 영향을 끼쳤다. 이 중 하나금융의 경우 비은행 부문 기여도는 꾸준히 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하나금융은 올해 1분기 1조34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전년 동기(1조1022억원) 대비 6.2% 감소한 규모지만 홍콩ELS 손실 보상과 환율 상승에 따른 손실 등의 잇따른 악재에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1분기 실적 선방의 배경에는 비은행 부문 약진이 두드러졌다. 구체적으로 하나은행의 올해 1분기 기업대출 잔액은 167조7540억원으로 1년 전 대비 14.4% 증가했다. 탄탄한 대출 영업을 기반으로 2분기 실적에서도 리딩금융 경쟁 반열에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밖에 하나증권의 1분기 순이익은 8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 늘었고, 하나카드는 535억원으로 같은 기간 165% 수준으로 증가했다. 비 은행부분 기여도는 지난해 4.7%에서 올해 1분기 22.4%까지 높아졌다. 

 

하나카드는 지난해에도 경쟁사인 우리카드보다 많은 순익을 거뒀다. 2022년까지만 해도 우리카드의 순이익이 더 많았다. 하나카드의 올 1분기의 영업이익은 7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7.0% 급증했다. 

 

이 같은 흐름이 바뀐 데에는 하나금융에서 추진하는 글로벌 전략 아래 해외특화카드로 마케팅을 벌인 효과가 고객 유입 확보에 유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비용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덕을 봤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하나카드는 '트래블로그'를 비롯한 해외 특화 카드로 깜짝 실적을 내면서 하나금융그룹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이호성 대표 취임 1년여만의 성과로 하나카드의 해묵은 숙제로 꼽히는 카드시장 점유율 개선에 큰 효과를 봤다는 시각이다. 

 

하나카드는 지난 2022년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지난해에는 신용카드로도 내놓았다. 트래블로그는 환전·ATM 출금 수수료 무료 혜택, 환율 우대 100%, 환율 우대 대상 통화 41종 등의 혜택을 갖고 있다. 지난해 12월 출시 500일 만에 가입자 300만명을 돌파했으며, 출시 18개월 만에 환전액 1조원을 넘어섰다. 

 

하나카드의 글로벌 판매수익을 보면, 지난 1분기 65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0.4% 증가했다. 해외 체크카드 이용금액은 전년대비 135.1% 증가한 612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7대 전업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1분기 해외 체크카드 총 이용금액(1조1721억원)의 절반을 넘는다. 지난 2021년 하나카드의 해외카드 시장 점유율이 4위(17.07%)였던 것을 감안하면 가파른 성장이다.

 

"글로벌 네트워크 힘"...선진·신흥지역 성과 호조 견인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하나금융이 해외 사업에서 좋은 성적표를 보여줬다. 하나금융은 올해 1분기 해외수익의 경우 1000억원대로 1년 만에 순이익이 5배로 뛰었다. 

 

올해 1분기 해외 사업에서 1882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1784억원) 대비 5.49%(98억원) 증가한 것이다. 이는 하나금융의 전체 1분기 순이익 1조340억원의 18.2%에 해당한다. 

 

하나금융의 해외 사업 성장은 선진 지역과 신흥지역 아우르는 글로벌 포트폴리오의 다양성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함영주 회장은 취임 때부터 글로벌 해외 수익을 4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올해 1분기 기준 글로벌 순익 기여도는 18.2%다. 

 

하나금융은 꾸준히 해외영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나금융이 해외 성장에 기인할 수 있는 배경으로는 핵심 계열사인 하나은행에서 찾아 볼 수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2015년 해외영업에 특화됐던 외환은행과 합병한 바 있다.

 

하나금융은 특히 타 금융지주에 비해 글로벌 네트워크가 탄탄하다. 하나금융은 전 세계 26개국에 221개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 중이다. 특히 하나은행의 경우 해외 24개국 영업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이는 국내 시중은행 중 가장 많다.

 

하나은행은 베트남 내 은행업무 확대 등 신남방 전략을 본격화하기 위해 2019년 7월 베트남 4대 국영상업은행 중 하나인 BIDV의 지분 15%를 인수하는 1조444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베트남 해외 투자에 나선 것은 베트남 미래 경제 가치 때문이다. 현재 베트남 성장률은 연 평균 6%대에 이른다. 베트남 전체 인구 약 1억 명 중 청년 층인 20~30대 비중은 30%를 넘고 있고 외국인직접투자(이하 FDI)의 증가 등으로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특히, 현지 은행산업의 경우 지분인수 당시 최근 5년간의 은행업 여신 평균 성장률이 16%, 순이익 평균 성장률은 24%에 달했다.

 

하나은행은 베트남 현지 각 부서에서 글로벌 경력이 풍부한 임직원 10명을 선발해 시너지추진단을 조직, 베트남에서의 영업시너지 창출을 위한 리테일뱅킹 강화, 프로세스 혁신, 기업문화 개선, 리스크관리 등 주요 추진 과제를 선정해 BIDV와 협력하고 있다.

 

하나은행 하노이 지점과 호치민 지점은 2020년 4월 BIDV와의 업무 제휴를 통해 법인카드 발급 서비스를 시작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주권 취득 완료 1주년을 기념해 실시간 해외 송금이 가능한 베트남 ‘다이렉트 해외송금’ 서비스를 개시했다. 베트남 전역에 폭넓은 네트워크를 가진 BIDV의 영업망을 활용해 현지의 수익원을 다변화하고, 금융 비즈니스 기반 확대에 나선 것이다.

 

베트남 외 선진국인 유럽과 중동, 미주 지역의 주요 거점 지점에서도 활약 중이다. 하나은행은 미국 뉴욕지점을 중심으로 북미권에서 투자은행(IB)과 기업금융을 활발히 펼치고 있으며, 영국 런던지점은 유럽과 중동지역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하나은행 중국법인의 경우 시장 확장에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법인은 김승유, 김정태 전 하나금융 전 회장 시절부터 중국 시장에 공을 들인 부분이다. 그러나 현지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한 타격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

 

하나은행 중국법인인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의 순이익은 올해 1분기 73억1100만원으로 지난해 1분기(133억3800만원)와 비교해 45.18%나 급감했다.

 

중국법인의 경우 강화된 리스크 관리 기조를 유지한 가운데 손실 충당금 대응력을 높이고자 기존 신용방식 위주의 온라인 개인대출 상품을 담보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며 순익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은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는 계획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진행해 온 권역별, 국가별 1등 금융기관과의 협업을 통한 시너지 창출을 지속하고자 한다"며 "IB, 자금 등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에서 협업을 시작하고 단계적으로 공동상품, 서비스 개발, 신사업 공동추진 등 협업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보험계열사 부문 존재감 미미 "시너지 강화는 과제"

 

다만, 업계는 하나금융의 보험계열사 부문에서는 올해 1분기 흑자전환했으나 여전히 존재감이 약해 제휴·투자·M&A 등 다양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현재 타 지주사 그룹 중 KB금융의 KB손해보험과 신한금융의 신한라이프의 경우를 빗대어 봐도 비은행 부문 보험계열사 기여도는 크게 차이가 있다. KB손해보험은 지난해 순이익 7529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5572억원에 비해 35.1% 증가했다. 신한라이프는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15.2%(204억원), 직전 분기 대비 244.4% 증가한 1542억원을 시현했다.

 

하나생명은 올해 1분기 순이익 45억원을 기록했다. 20억원의 순손실을 낸 작년 1분기와 비교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전분기(작년 4분기) 순손실 규모는 105억원이었다.

 

하나손해보험의 경우 지난해 1분기 순손실 83억원에서 올해 1분기 순손실 24억원으로 적자 규모가 60억원 줄었다. 이번 분기 실적이 오른 배경에는 장기보험 판매를 늘리기 위한 전산 구축 등으로 비용이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하나금융은 하나생명과 하나손해보험 등 보험 계열사 2곳의 대표이사를 모두 교체했다. 특히 하나손해보험을 이끌 새 수장으로 보험업계 경쟁사 출신을 외부 인사로 영입하기도 했다. 이는 실적 부진에 따른 구원투수로 역할을 기대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최근에는 임원도 외부 출신을 추가로 영입하기도 했다. 

 

함 회장은 올해 초 비은행 사업 재편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바 있다. 이에 따라 금융권 안팎에서는 하나금융이 지난해 미수로 그친 인수합병(M&A)에 다시 나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해 KDB생명 인수 타진에 나선 바 있지만, 최종 결렬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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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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