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리 최적 유량 초당 15톤 필요하나 현행 7.9톤… 하구 생태계 급속한 ‘바다화’
영산강 통합 관리 한계 지적…‘섬진강유역환경청’ 신설 및 국가 연구소 설립 제안
[메가경제=박성태 기자] 상류 댐 건설과 산업단지 용수 공급을 위한 과도한 취수로 섬진강 하류의 바닷물 유입(염해)이 심화되자, 하동군 주민들과 경상남도의회가 정부를 향해 근본적인 물관리 체계 전면 개편과 전담 행정기관 신설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하동군(군수 김현수)과 경상남도의회는 지난 17일 오후 도의회 의원회관 도민공연장에서 ‘섬진강 염해피해 등 대책수립 및 물관리 체계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고, 섬진강 하구 생태계 복원과 ‘섬진강유역환경청’ 하동 설치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 |
| ▲ 하동군(군수 김현수)과 경상남도의회는 지난 17일 오후 도의회 의원회관 도민공연장에서 ‘섬진강 염해피해 등 대책수립 및 물관리 체계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였다. [사진=하동군청 제공] |
경남도 물관리 실무 라인과 지자체, 주민이 한데 모이면서 섬진강 염해 문제가 기초지자체 단위 현안을 넘어 광역 차원의 핵심 정책 과제로 격상됐다는 평가다.
토론회에서는 실증 연구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섬진강 하구의 염해 실태가 구체적으로 공개됐다. 첫 발제자로 나선 김병기 강원도립대학교 명예교수(‘섬진강 하류 재첩 서식환경 실증조사’ 연구책임자)는 국가중요어업유산인 하동 재첩이 안정적으로 번식·서식하기 위한 최적 염분 농도가 10~15psu(실용염분단위)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이 염분 농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하동 송정리 지점을 기준으로 초당 최소 15.03톤의 하천유지유량이 방류돼야 한다”라며 “그러나 현행 갈수기 하천유지유량 및 취수 제한 기준은 필요량의 절반 수준인 초당 7.94톤에 불과해 염분 침투를 막아내지 못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구조적인 물관리 거버넌스의 결함도 도마 위에 올랐다. 문성용 경남녹색환경지원센터 연구위원은 발제를 통해 “현재 섬진강은 유역 특성이 완전히 다른 영산강유역환경청 체계 아래 묶여 있어 하류권역의 독자적인 염해 대책이나 생태 관리가 후순위로 밀려왔다”며 “하구의 특수성을 가장 민감하게 겪는 하동군을 중심으로 독립된 ‘섬진강유역환경청’을 신설해 통합 유역 관리망을 재편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장 피해자들의 증언도 이어졌다. 어업인 대표 강우석 고전어업계장은 “20년 넘게 전통 손틀(거랭이)로 재첩을 채취해 왔으나, 유지유량이 급감하고 바닷물이 상류로 밀려오면서 어장이 해마다 상류로 쫓겨 올라가고 있다”며 “이 상태에서 상류 공업용수 취수가 더 늘어나면 재첩은 물론 하동의 강마을 생업 자체가 궤멸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목도지구 농업인 대표 강한조 씨 역시 “농업용 지하수 관정에서 염분이 검출돼 시설원예 비닐하우스 파이프가 부식되고, 겨울철 수막용수로도 쓸 수 없는 지경”이라며 “지역 농민의 기본 생존권인 농업용수조차 고갈되는 상황에서 원거리 산업단지 공급용수만 우선시하는 국가 물 배분 정책은 근본적인 형평성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대안으로는 유역환경청 신설과 더불어 장기적 관측 기구 설치가 제안됐다. 전미경 환경단체 대표는 “섬진강의 유량과 염분 농도, 수생태계 및 지하수 영향을 국가 차원에서 영구적으로 관측·연구할 전담 연구기관인 가칭 ‘국립섬진강수생태연구소’ 설립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자유토론 직후 ‘섬진강유역환경청, 하동으로!’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결의 구호를 외치며 유치 의지를 다졌다. 경남도의회는 이날 속기록에 담긴 주민 피해 증언과 전문가 분석 데이터를 취합해 대정부 건의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국가 주도의 광역 물 배분 정책이 상류 댐(주암댐·섬진강댐 등)을 통한 유역 변경식 용수 공급에 치우칠 경우, 하류 기수역(汽水域)의 담수 공급이 차단돼 하천이 바다화되고 지역 1차 산업 기반이 무너지는 환경 불평등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단순 보상 차원을 넘어 국가유역 하천의 환경유지유량 기준을 과학적으로 재산정하고 권역별 전담 관리청을 신설하는 일은 생태계 보전과 지역 생존권을 조화시키는 지속 가능한 물 거버넌스의 필수 전제로 작동한다.
김구연 경남도의회 경제환경위원장은 “현장에서 확인된 도민들의 절박한 호소를 모아 도의회 차원의 대정부 건의를 즉각 추진하고 실효성 있는 입법·예산 후속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수 하동군수는 “담수와 해수가 어우러져야 할 섬진강 하구가 과도한 상류 취수로 인해 급속히 바다로 변해가는 것이 오늘의 비극적인 현실”이라며 “이번 토론회를 분기점 삼아 섬진강의 생태 위기를 전국에 알리고, 하천유지유량 재조정과 대체 수자원 확보, 섬진강유역환경청 신설이 국가 정책에 반영될 때까지 전방위적인 대응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 |
| ▲ 하동군(군수 김현수)과 경상남도의회는 지난 17일 오후 도의회 의원회관 도민공연장에서 ‘섬진강 염해피해 등 대책수립 및 물관리 체계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였다. [사진=하동군청 제공] |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