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봤다] 디카프리오도 반한 피피섬…DJI 오즈모 360 II, ‘눈 돌릴 틈’까지 담았다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6-09-17 10:30:07
에메랄드빛 바다·석회암 절벽 8K 360° 기록…앵글은 여행 뒤 선택
183g에 인비저블 셀피스틱까지…카메라보다 여행에 집중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도 반한 태국 남부의 피피섬. 에메랄드빛 바다와 깎아지른 석회암 절벽, 하얀 물보라가 어우러진 풍경은 그 자체로 한 폭의 그림이었다. DJI 오즈모 360 II와 함께하니 이 남국의 대자연을 어느 한쪽도 포기하지 않고 한 화면에 담을 수 있었다. 카메라가 향하는 방향을 고민하기보다 일단 셔터를 누르고 여행을 즐겼다. 바다를 담을지, 절벽을 잡을지, 함께한 사람을 보여줄지는 나중에 정하면 됐다.


태국 피피섬에서 직접 사용해본 DJI 오즈모 360 II의 가장 큰 매력은 ‘8K’라는 숫자보다 촬영하는 순간 카메라를 덜 의식하게 해준다는 데 있었다. 일반 카메라가 셔터를 누르기 전 ‘무엇을 찍을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면, 360° 카메라는 이 선택을 촬영 이후로 미룰 수 있다.
 

▲ DJI 오즈모 360 II.


여행처럼 어디에서 어떤 장면이 갑자기 펼쳐질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는 이 차이가 생각보다 컸다. 카메라 화면에 시선을 빼앗기기보다 눈앞의 풍경과 여행 자체에 집중하면서 주변을 통째로 기록할 수 있었다.

◆일단 찍고 앵글은 나중에…360°의 진짜 매력

오즈모 360 II는 최대 8K/60fps로 360° 영상을 촬영한다. 단순히 높은 해상도로 영상을 기록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 의미다. 360° 카메라는 촬영한 전체 영상 가운데 원하는 부분을 골라 일반 영상처럼 잘라 사용하는 ‘리프레이밍’이 빈번하다. 촬영 이후에도 앵글을 바꾸고 화면을 확대하거나 특정 피사체를 선택해야 하는 만큼 높은 원본 해상도가 결과물의 활용도를 좌우한다.

피피섬 해변에서는 인비저블 셀피 스틱을 연결한 뒤 별다른 구도 고민 없이 걸어봤다. 앞쪽의 바다뿐 아니라 뒤편의 석회암 절벽과 옆에서 걷는 사람까지 한꺼번에 기록됐다.


▲ 피피섬 뷰포인트. 


재미는 촬영이 끝난 뒤 시작됐다. 영상을 다시 열어 바다를 보여주다가 화면을 돌려 함께 걷던 사람을 잡고, 다시 뒤쪽 풍경을 보여줄 수 있었다. 실제 촬영 당시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카메라 움직임을 편집 과정에서 새롭게 만드는 셈이다.

인비저블 셀피 스틱 효과도 여행지에서 존재감을 발휘했다. 실제로는 스틱을 길게 뻗어 들고 걸었지만 결과물에서는 스틱이 사라지면서 마치 제3자가 조금 떨어진 곳에서 따라오며 촬영한 듯한 장면이 만들어졌다.

드론을 띄우기 어렵거나 스마트폰 셀피 영상만으로는 여행지의 규모감을 표현하기 어려울 때 360° 카메라만의 차별점이 선명했다.

특히 오즈모 360 II의 장점이 크게 체감된 장소는 피피섬을 오가는 배 위였다. 앞에는 목적지가 가까워지고, 뒤로는 배가 만든 하얀 물보라가 길게 이어졌다. 옆으로 고개를 돌리면 바다 위에 솟은 석회암 지형이 계속 모습을 바꿨다.


일반 카메라였다면 바다와 사람, 절벽 가운데 무엇을 프레임에 넣을지 계속 선택해야 했다. 순간적으로 카메라 방향을 잘못 잡으면 지나간 장면을 다시 촬영할 수도 없다.

오즈모 360 II에서는 이런 부담이 상당 부분 사라졌다. 카메라를 켜고 주변을 통째로 기록한 뒤 필요한 장면을 나중에 선택하면 됐다.

여행을 기록하기 위해 카메라를 들었는데 정작 여행보다 액정 화면을 더 많이 보고 있다면 주객이 바뀐 셈이다. 오즈모 360 II를 들고 피피섬을 돌아다니면서는 카메라 화면을 확인하는 횟수가 확실히 줄었다.

 

바다속에서도 강점을 발휘한 DJI 오즈모 360 II.

남국의 강렬한 햇빛은 카메라 입장에서는 만만치 않은 환경이다. 한낮에는 바다와 하늘이 눈부실 정도로 밝지만 야자수 아래로 들어서면 금세 어두워진다. 해 질 무렵에는 밝은 하늘과 사람 얼굴 사이의 명암 차이도 커진다.

오즈모 360 II는 최대 14.5스톱의 다이내믹 레인지를 지원한다. 실제 사용에서는 숫자보다 밝은 하늘과 그늘진 부분을 동시에 화면에 넣었을 때 장점을 체감하기 쉬웠다.

피피섬의 밝은 바다와 석회암 절벽, 사람을 함께 담을 때 어느 한쪽의 표현을 크게 희생해야 하는 상황이 줄었다. 햇빛이 강하고 명암 변화가 잦은 휴양지에서 활용하기 좋은 특성이다.

해가 지고 나면 AI SuperNight 2.0을 사용할 수 있다. 야시장이나 해변 식당, 조명이 많지 않은 거리처럼 여행지에서 흔히 만나는 저조도 환경에서 노이즈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줬다.

가벼운 무게도 한 몫을 했다. 여행용 카메라는 화질만 좋아서는 손이 자주 가지 않는다. 무거우면 결국 어느 순간 숙소에 두고 나오게 된다.

오즈모 360 II의 무게는 183g이다. 실제 여행 가방에 넣었을 때 미러리스 카메라를 한 대 추가한다는 느낌보다는 액션캠 하나를 더 챙기는 정도에 가까웠다.

105GB 내장 스토리지 역시 여행에서 유용했다. 메모리카드를 깜빡하거나 촬영 도중 저장공간이 부족해져도 당장 촬영을 포기할 필요가 없다.

도심에서는 메모리카드를 새로 구하는 게 어렵지 않지만 섬을 오가는 여행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평소에는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스펙이지만 실제 여행지에서는 일종의 ‘보험’처럼 느껴졌다.

◆촬영보다 어려운 360° 편집…문턱은 낮아졌다

360° 카메라를 처음 접하면 촬영보다 편집에서 더 난감할 수 있다. 촬영할 때 ‘어디를 찍어야 하지’라는 고민이 사라지는 대신, 촬영 이후에는 ‘어디를 보여줘야 하지’라는 새로운 고민이 생기기 때문이다.

오즈모 360 II는 DJI Mimo 앱을 통해 이 과정을 지원한다. NFC 영역에 스마트폰을 가져다 대 연결하고 촬영한 영상을 옮겨 편집할 수 있다.

Spotlight Follow는 사람을 중심으로 촬영하는 여행 영상에서 특히 편리했다. 지정한 사람이나 피사체를 인식해 화면 중앙에 유지해주기 때문에 360° 영상을 촬영한 뒤 사람이 움직일 때마다 일일이 화면 방향을 조절하는 번거로움을 덜어준다.

친구와 해변을 걷거나 혼자 여행 브이로그를 촬영할 때 활용도가 높았다. DJI에 따르면 Spotlight Follow로 피사체를 추적한 4K 일반 영상을 Mimo나 DJI Studio에서 바로 내보내는 것도 가능하다.

360° 카메라가 여행자의 일상적인 촬영 도구가 되려면 촬영만 간단해서는 부족하다. 찍은 영상에서 원하는 장면을 찾고 일반 영상으로 바꾸는 과정까지 쉬워야 한다. 오즈모 360 II는 이 과정의 진입장벽을 상당 부분 낮춘 편이었다.

가격은 스탠더드 콤보 86만원, 어드벤처 콤보 102만3000원이다. 여행용 보조 카메라로 생각하면 적지 않은 가격이다. 이미 고성능 스마트폰이나 액션캠을 갖고 있다면 360° 카메라를 하나 더 구입해야 하는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

평범한 풍경과 인물 위주의 영상을 찍고 바로 SNS에 올리는 사용자라면 스마트폰만으로도 충분할 가능성이 크다. 360° 영상은 아무리 편집 과정이 간편해졌어도 촬영 후 원하는 앵글을 골라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반대로 혼자 여행하는 일이 많거나 기존 스마트폰 영상과 다른 결과물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특히 촬영 당시 카메라가 정확하게 어느 방향을 보고 있는지 신경 쓰지 않고 주변 전체를 기록한 뒤 원하는 장면을 나중에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은 스마트폰이나 일반 액션캠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경험이다.

◆ 8K보다 좋았던 건 ‘여행을 더 보게 됐다’


피피섬을 돌아다니며 오즈모 360 II를 사용한 뒤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8K도, 14.5스톱도 아니었다. 오히려 카메라를 덜 보게 됐다는 점이었다. 카메라가 주변을 이미 함께 보고 있으니 바다가 아름다우면 바다를 보고, 거대한 석회암 절벽이 나타나면 절벽을 바라봤다. 함께 간 사람이 웃으면 그 사람을 보면 됐다. 여행의 순간마다 액정 속 작은 화면을 들여다보며 구도를 확인할 필요가 줄었다.

100만원 안팎의 가격과 촬영 이후 편집 과정은 분명 진입장벽이다. 누구에게나 필요한 여행 카메라라고 말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피피섬처럼 어디를 둘러봐도 놓치기 아까운 여행지에서는 360° 카메라의 존재 이유가 명확해졌다. 앞에 펼쳐진 에메랄드빛 바다를 찍는 동안 뒤에서 사라지는 풍경을 포기하지 않아도 됐다.

여행에서는 모든 순간의 구도를 미리 정할 수 없다. 오즈모 360 II는 그 구도를 굳이 미리 정하지 않아도 되는 카메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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