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지난해 12월 대한항공에 마일리지 보완명령
아시아항공 제2여객터미널 이전 후 직원 갈등 심화
[메가경제=심영범 기자] “올해는 준비 단계가 아니라 사실상 통합과 동일한 수준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시너지를 내려면 서로에게 마음을 열어야 한다”
이달 5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이같이 발언했다. 하지만 내부 조직 관리와 소비자 신뢰 회복이라는 과제가 동시에 해결되지 않을 경우 통합 작업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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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항공이 내년 1월을 목표로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본격화되면서 내부 조직 갈등과 마일리지 논란 등 소비자 이슈가 동시에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대한항공이 내년 1월을 목표로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본격화되면서 내부 조직 갈등과 마일리지 논란 등 소비자 이슈가 동시에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항공기 기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익명 커뮤니티에 ‘자살 비행’을 암시하는 게시글을 올려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는 마일리지 통합 방안에 대해 재차 보완을 요구하며 합병 과정 전반에 긴장감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전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항공기 기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김포공항을 언급하며 자폭을 암시하는 취지의 글을 게시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김포공항경찰대와 관할 경찰서는 게시자의 신원과 실제 항공사 재직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으며, 국토교통부와 한국공항공사도 관련 내용을 공유받고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다.
해당 게시글은 현재 삭제됐으며, 이번 사안으로 인한 항공기 출·도착 지연 등 공항 운영 차질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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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둘러싼 내부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
이번 사건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둘러싼 내부 긴장감이 상당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단면으로 해석된다. 최근 아시아나항공이 최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로 이전하면서 양사 직원들이 사실상 동일한 공간에서 근무하게되며 갈등도 증폭되는 모양새다.
인사 배치와 업무 공간을 둘러싼 불만은 익명 게시판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핵심 보직에 대한항공 출신 인력이 집중 배치되고 아시아나항공 인력 다수가 행정 업무로 이동하면서 ‘대한항공 중심의 조직 재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대한항공 직원들이 아시아나 직원들의 T2 이전을 비하하는 표현을 사용하는가 하면, 아시아나 직원들 사이에서는 “출근이 두렵다”는 호소도 제기되고 있다.
내부 갈등과 더불어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마일리지 통합 문제도 난항을 겪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2월 기업결합 승인 조건에 따른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통합 방안에 대해 보완 명령을 내리고, 1개월 이내 재보고를 요구했다.
공정위는 마일리지를 활용한 보너스 좌석과 좌석 승급 서비스의 공급 관리 방안이 미흡하다고 판단했다. 통합 이후에도 소비자들이 원하는 시점에 마일리지를 원활히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실질적인 대책이 부족하다는 이유다. 다만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전환할 때 탑승 마일리지를 1대1 비율로 적용하는 전환 기준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는 “마일리지 통합 방안은 전 국민적 관심 사안인 만큼 국민의 기대와 눈높이에 부합해야 한다”며 “소비자 권익이 보다 두텁게 보호되는 방향으로 다시 심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마일리지 통합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의 핵심 승인 조건이다. 공정위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자회사로 편입한 이후 6개월 이내 통합안을 제출해 별도 승인을 받도록 했다. 이에 따라 최종 승인까지 수개월이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한항공은 내년 1월 통합 회사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마일리지 제도 변경을 둘러싼 절차 지연이 일정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정위는 좌석 수 유지 명령 위반과 관련해 60억원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했으며, 오는 2034년 말까지 시정조치 이행 여부를 점검할 방침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과 통합과 관련해 점진적으로 준비하는 단계"라며 "일부에서 제기된 차별 및 처우 논란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광옥 한국항공대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과정에서 일정 수준의 마찰은 불가피하다”면서도 “공정위의 재검토 요구는 통합 과정에서 소비자 보호 원칙을 다시 분명히 하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개별 쟁점보다 통합 이후 새 항공사가 어떤 원칙과 기준으로 제도를 정비할지가 더 중요하다”며 “소비자와 직원에게 통합 로드맵을 얼마나 투명하게 제시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권보헌 극동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통합 작업은 올해 7월 이전에 사실상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며 “마일리지 재검토 등으로 일부 절차가 지연될 수는 있지만, 큰 틀의 일정이 흔들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수십 년간 다른 문화와 시스템을 가진 조직”이라며 “흡수 통합 구조인 만큼 내부 갈등이 발생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현재 통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화·운영상의 문제를 점검하기 위한 용역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인위적인 합병 과정에서는 불편과 마찰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며 “이 같은 내부 문제가 고객 서비스나 안전 이슈로 번지지 않도록 현장 관리와 조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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