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진퇴양난' 빠진 삼성웰스토리, 삼성전기 사내식당 운영권 줄까?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4-05-02 13:55:31
삼성전기 "해당 사안 확인 어렵다"…3일 결과 발표
공정위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엄중 감시·제재할 것"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삼성전기가 구내식당 위탁운영사업장 선정에 나선 가운데 중소기업의 접근을 원천 차단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21년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 구내식당 위탁운영을 외부에 전면 개방했음에도 중소기업이 들어오지 못할 매우 높은 입찰 기준을 제시한 것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삼성물산의 급식 자회사인 삼성웰스토리 지원사격을 위한 '물밑 작업'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2일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지난 2월 수원, 세종, 부산공장 사내 식당을 위탁 운영할 사업자 모집 공고를 낸 것으로 파악된다. 사업자 선정은 오는 3일이다. 

 

▲ 삼성전기가 사내식당 입찰 공고를 내면서 입찰 자격 기준을 높여, 중소업체의 접근을 차단했다 [사진=각사 홈페이지]

 

이번 입찰은 지명경쟁 입찰방식으로 진행됐다. 입찰 자격은 ▲전년도 단체급식 매출액이 1500억원 이상 ▲생산물 영업 배상 책임보험에 가입한 업체(1인당 1억 원, 사고당 10억 원 이상)▲최근 2년 내 식품위생법상 위탁 급식 업종에 대해 영업정지 이상의 행정처분 이력이 없는 업체 ▲최근 2년간 단일 사업장 기준 하루 식수 3000식 이상 운영 등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러한 조건이 중소기업을 배제하기 위한 전략적 차원으로 해석하고 있다. 입찰 참여 자격 중 매출액 1500억원 이상인 업체와 하루 식수 3000식 이상 운영한 중소 급식기업은 손에 꼽힐 정도다. 업계에서 급식 중견기업으로 꼽히는 아라마크 역시 지난해 매출액이 1323억원에 불과하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기의 해당 조건은 '대기업 급식 일감 몰아주기' 규제 취지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2021년 대기업 급식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시행하면서 대기업의 '단체급식 일감 개방'을 선언한 바 있다. 

 

공정위는 8대 대기업집단 계열사 및 친족 기업이 독점하던 1조2000억 원 규모의 구내식당 단체급식을 개방해 중소기업들에게 골고루 기회가 돌아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공정위의 장밋빛 전망은 빗나갔다. 이번 삼성전기 사업장이 간접 인증한 것처럼, 대기업 사내 급식은 여전히 대형 급식업체들이 나눠 갖는 실정이다.

이번 삼성전기 수원공장은 조·중·석·야식까지 포함해 하루 4100식 규모로 알려졌다. 세종공장은 이보다 적은 하루 1850식이다. 가장 규모가 큰 부산공장은 하루 8550식에 달하는 초대형급 사업장이다.

연간 예상 매출액은 수원공장이 약 120억 원, 세종공장 약 60억 원, 부산공장 160억 원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수원공장은 풀무원, 세종공장은 신세계푸드, 부산공장은 삼성웰스토리가 각각 운영하고 있다.

이번 입찰은 운영 능력 평가 60점, 현장실사 10점, 메뉴품평회 30점 등 총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단계별 평가를 시행한 후, 최종 합계 점수로 1순위 낙찰자를 선정한다. 낙찰받은 기업은 오는 7월 1일부터 2026년 6월까지 2년 동안 사업장을 운영한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입찰과 관련된 질문에 "언급할 수 있는 게 없다"며 답변을 거절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기 사업장의 입찰 조건을 비춰봤을 때, 삼성웰스토리의 '재입성'이 가능하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입찰에서 삼성웰스토리가 빼앗긴 사업장을 찾기 위해 사활을 거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삼성웰스토리가 삼성전기 3개 사업장을 몽땅 되찾아올 경우, 대기업 급식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대로 경쟁업체에 운영권을 빼앗겨도 문제"라며 "삼성웰스토리 내부적으로 '역량' 부족에 대한 비난의 화살이 쏟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2021년 6월 삼성 계열사들이 삼성웰스토리에 급식 물량을, 수의계약을 통해 몰아주는 방식으로 부당하게 지원했다고 판단해 2349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삼성전기 사내 식당은 당시 일감 몰아주기 사업장 중의 한 곳이다. 부당지원과 관련된 행정소송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삼성웰스토리는 대기업 급식업체 중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수준이다. 삼성웰스토리에 따르면 삼성전기 등 그룹 계열사를 포함한 지난해 내부거래 비율은 33.7%로 나타난다. 다만 업계에서는 범삼성가 방계회사까지 포함하면 내부거래 비율이 절반 이상일 것으로 추정한다. 삼성웰스토리의 지난해 매출액은 2조7987억원이다.

공정위는 최근 "대기업 집단의 단체급식 일감 개방에 대해 지속해서 관심을 갖고 부당한 물량 몰아주기에 대해서는 엄중 감시·제재할 계획"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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