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 롯데렌탈 매각 불허에도 신용등급 방어 가능…"재무여력 충분"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6-02-03 14:18:11
공정위 결정으로 1.6조 유동성 확보 차질…신평사 "즉각적 등급 하락 압력 제한적"
나이스신평 "자산 17.5조·연 배당 267억…재무 안정성 양호“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의 롯데렌탈 지분 매각 불허 결정에도 불구하고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의 신용등급은 당분간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매각 지연으로 단기 유동성 확보에는 차질이 빚어졌지만, 풍부한 자산 기반과 지속적인 배당수익 등으로 재무 대응 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NICE신용평가는 "공정위가 지난 1월 26일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의 롯데렌탈 지분 63.5% 인수 건을 불허하면서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의 차입금 감축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고 밝혔다. 

 

▲ 롯데호텔.

양사는 지난해 3월 롯데렌탈 지분 56.2%를 1조600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대규모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이는 롯데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전략의 핵심 축으로, 매각 대금을 차입금 상환과 사업 재편에 활용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공정위가 어피니티가 보유한 SK렌터카와의 결합으로 렌터카 시장에서 시장지배력이 과도하게 강화될 우려가 있다며 불허 결정을 내리면서 거래 종결 시점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업계에서는 어피니티가 SK렌터카 지분을 처분하거나 시장 경쟁 제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추가 방안을 제시해 재승인을 받을 가능성과, 아예 새로운 매각 후보를 물색할 가능성을 동시에 점치고 있다.

양사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매각이 지연되더라도 보유 자산 규모와 현금창출 능력을 감안하면 단기적인 신용등급 하락 압력은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호텔롯데는 2025년 9월 말 기준 계열사 지분 4조5000억원, 유형자산 약 12조1000억원, 투자부동산 약 1조4000억원 등 총 17조5000억원 상당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부산롯데호텔 역시 유형자산과 투자부동산을 합쳐 8000억원 이상의 자산을 확보하고 있어 필요시 자산 처분을 통한 유동성 확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나이스신평은 "호텔롯데의 경우 계열사 지분 중 상당 부분이 유동화 가능한 우량 자산"이라며 "유형자산 역시 서울 등 주요 상권의 호텔·상업시설이 대부분이어서 자산 가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롯데렌탈 지분에서 발생하는 배당수익도 주목할 만하다. 2024년 배당금수익은 267억원에 달했고, 2025년 9월 말까지 누적 배당금은 166억원을 기록했다. 롯데렌탈은 안정적인 렌터카 사업 기반으로 꾸준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어, 매각이 최종 무산되더라도 지속적인 배당을 통해 모회사의 현금흐름을 보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각이 최종 무산되더라도 안정적인 배당수익이 현금흐름 보완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오히려 장기 보유 전략으로 전환할 경우 지속적인 배당수익 확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호텔롯데의 핵심 수익원인 면세사업의 회복세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본격 회복되면서 면세점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의 귀환과 일본·동남아 여행객 증가로 롯데면세점의 영업수익성이 개선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사업은 현금흐름 창출 능력이 뛰어난 사업 모델"이라며 "실적 개선이 지속된다면 롯데렌탈 매각 지연으로 인한 유동성 부담을 상당 부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렌탈과 자회사 롯데오토리스의 신용등급 역시 안정적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롯데렌탈은 인수를 전제로 계획했던 2119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당분간 무산됐지만, 현재 사업 및 투자 규모를 감안하면 재무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신평사는 "롯데렌탈의 신용등급에는 비경상적 그룹 지원 가능성이 반영돼 있지 않아 최대주주 변경 중단 자체가 등급 변동 요인이 되지 않는다"며 "롯데오토리스 역시 모회사와의 지분 관계가 유지되는 한 지원 가능성에 변화가 없어 신용도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롯데렌탈은 국내 렌터카 시장 2위 사업자로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최근 전기차 렌탈 확대, 장기렌터카 수요 증가 등으로 사업 다각화에도 성공하며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다. 자회사 롯데오토리스는 오토리스(자동차 장기렌탈) 전문업체로 법인 고객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롯데렌탈의 사업 가치가 여전히 높다는 점에서 재매각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공정위의 시장지배력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SK렌터카를 보유하지 않은 다른 인수 후보를 물색하거나, 어피니티가 SK렌터카 지분을 먼저 처분하는 방안 등이 검토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향후 어피니티와 롯데그룹 간 재협상 가능성과 추가 자산 매각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어피니티 측이 공정위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추가 방안을 마련해 재승인을 신청할 가능성과, 롯데그룹이 아예 새로운 매각 대상을 물색할 가능성이 동시에 거론되고 있다.

신평사는 ▲어피니티-롯데그룹 재협의 여부 ▲시장지배력 우려 해소를 위한 추가 제안 ▲면세부문 중심 현금창출력 개선 지속성 ▲추가 자산 매각 및 계열 지원 부담 등을 주요 모니터링 포인트로 제시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롯데렌탈은 여전히 매력적인 매각 대상"이라며 "공정위 승인 이슈만 해소된다면 다른 사모펀드(PEF)나 전략적 투자자(SI)의 관심을 받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유동성 확보 지연이 불가피하지만, 롯데그룹의 자산 규모와 영업수익성 개선 추세를 고려하면 재매각 등 대안 마련이 가능할 것"이라며 "오히려 이번 기회에 더 나은 조건으로 매각할 수 있는 협상력을 확보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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