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언론에 제보했어요? 그럼 고소"…한샘, 4억 인테리어 분쟁 고객에 소송 예고 '논란'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6-03-04 15:2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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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동의 없는 대리 서명"…위법 인정하지만 개별 고소 의사 밝혀
김유진 대표, '원가절감' 수익성 개선 매번 강조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한샘이 인테리어 분쟁 사실을 언론에 제보한 고객을 상대로 고소 의사를 밝힌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한샘의 고소 목적이 권리 구제의 형식이 아닌, 상대방을 괴롭히고 압박하기 위한 '권리남용' 내지 '입막음 소송(전략적 봉쇄소송)'이 짙다며 차후 기업 윤리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4일 메가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월 본지가 보도한 ‘한샘 대리점, 4억 인테리어 분쟁 논란’에 대해 한샘 본사가 제보자에게 고소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 한샘, 4억 인테리어 분쟁 논란 [사진=챗gpt]

이 사건은 지난해 4월 제보자 A씨가 한샘의 한 대리점과 4억원대 아파트 인테리어 계약을 맺으면서 시작됐다. 당초 약속된 완공일보다 공사가 41일이나 지연되면서 A씨 가족은 단기 임차와 이사 지연 등으로 극심한 피해를 겪었다고 호소했다.

또한 A씨는 대리점 측이 고객이 직접 요구한 특정 브랜드(LX)의 새시 대신 자사(한샘) 제품을 임의로 시공하고, 주방 가구 역시 낮은 등급으로 설치했다. 항의를 받자 뒤늦게 재시공하는 등 심각한 업무상 과오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분쟁은 대리점 측이 자신들의 실수로 발생한 재시공 비용 등을 고객에게 '추가 공사비' 명목으로 떠넘기면서 격화됐다. A씨가 부당한 비용 지급이라 거부 의사를 밝히자, 대리점은 일방적으로 대한상사중재원에 중재를 신청했다.

특히 대리점은 이 과정에서 A씨 동의 없이 분쟁해결 전자계약서를 '대리 서명(사문서위조)'한 사실이 드러났다. A씨는 대리점이 양측 분쟁이 발생했을 때 법원 재판으로 가지 않고자 이런 위법을 저질렀다고 봤다. 전자계약서에서는 분쟁시 법원과 대한상사중재원 중 한쪽을 선택할 수 있고, 대한상사중재원을 선택하면 빠른 중재절차가 가능하다.

이후 대한상사중재원은 1차 중재위원회에서 양측의 주장을 모두 증빙하기 어렵다며 A씨와 한샘 대리점의 합의를 권유했다. 계약서 대리 서명은 법적 문제로 보고 중재위 사안이 아니라는 판단이다.

한샘 본사도 서명 위조 사실을 인정하면서 대리점에 합의를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본사는 대리점의 위법행위(사문서위조 및 동행사)를 인정했음에도 A씨가 이 사실을 언론에 알렸다면서 별도 고소를 진행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귀책사유 유무와 상관없이 피해자를 겁박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이 사안은 오는 31일 2차 중재를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대리점은 대한상사중재원과 한샘 본사의 합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합의를 거부, 추가공사비를 요구하며 2차 중재까지 갔다.

A씨는 "현재까지 중재원의 요구에 따라 인테리어 미시공 증거를 제출했다"며 "언론 제보행위가 어째서 고소 대상이 됐는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한샘 본사의 이런 고소 압박이 입막음을 위한 전략적 봉쇄소송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전략적 봉쇄소송이란 객관적 우위에 있는 주체가 비판적 발언과 언론보도, 시민참여를 위축시키기 위해 소송을 제기하며 상대방에게 비용과 부담을 지우는 입막음 성격의 소송을 말한다.

앞서 일부 프랜차이즈 본사는 갑질과 부당한 계약해지를 점주가 언론에 제보하자, 점주를 상대로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을 언급하며 수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도 했다. 이 사건은 언론제보를 통한 명예훼손의 성립 여부와 위법성 조각 사유가 쟁점이 됐고, 법원은 명예훼손이 성립하려면 적시된 사실이 허위라는 점을 원고(본사)가 입증해야 한다며 피고(가맹점주)의 손을 들어줬다.

관련 업계에서도 한샘의 대응이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대리점을 관리해야 할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리 부실 책임을 덮기 위해 경제적 약자를 법적 도구로 억누른 '갑질'과 다름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편, 한샘은 최근 몇 년 동안 실적을 발표할 때마다 원가절감과 비용효율화를 통해 실적이 개선됐다는 표현을 사실상 공식적인 '모범답안'처럼 반복해서 사용한 바 있다. 앞서 2023년 8월 '구원투수'로 등판한 김유진 대표를 앞세워 그해 1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적자탈출에 성공했고, 이는 대대적 원가절감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덜 팔려도 원가와 비용을 쥐어짜 이익을 남기는 체질 개선이 주효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한샘은 지난해 매출 1조7445억원, 영업이익 18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8.6%, 영업이익은 41.0% 각각 감소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461억원으로 전년 1511억원 대비 69.5% 폭락했다.

한샘 측은 “문제가 된 발언은 한샘 본사 직원의 발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해당 대리점은 독립된 사업체로, 대리점법 및 근로계약 관계상 대리점과 대리점 직원의 개별 의사결정에 본사가 직접적으로 관여할 권한은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잔금 지급과 관련해 고객과 대리점 간 분쟁이 발생한 사안으로, 현재 계약 구조상 본사가 직접 개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분쟁의 원만하고 신속한 해결을 위해 대한상사중재원의 판단에 따르도록 했다”고 밝혔다.

다만, 한샘 측의 이런 답변과 달리 A씨는 "중재원 소속 변호사를 통해 한샘 본사가 고소할 계획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줬다"며 "한샘의 답변이 사실이라면 중재원 소속 변호사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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