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日시장 '절치부심' 1000대 판매 코앞...비결은 '초심'

정호 기자 / 기사승인 : 2025-12-11 15:5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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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앞세운 1차 실패, 교훈 삼아 '자아성찰'
친환경으로 '물꼬 트고' 체험 확대로 '키웠다'

[메가경제=정호 기자] 2022년 일본 시장 재공략에 나선 현대자동차가 올해 1000대 판매 기록을 앞두고 있다. 자국 제품 선호가 강한 일본 시장에서 한 차례 실패 경험을 바탕으로 괄목한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특히 현대자동차가 집중해왔던 전기·수소차 라인업을 내세운 고객 경험 확대 전략이 주효했다.

 

11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일본자동차수입조합(JAIA) 집계 결과 올해 11월까지 총 992대를 판매했다. 월평균 판매량이 90대를 기록하며 1000대 돌파를 눈앞에 둔 상황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561대와 비교해도 약 77%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이번 성과는 판매량 증가와 함께 과거 도전 당시 넘지 못했던 '점유율 1%의 벽' 돌파 가능성까지 키우고 있다. 

 

◆한류 열풍 대신, 친환경으로 전환 '먹혔다' 

 

앞선 도전과 달라진 점은 '한류'가 아니라 '기술력·성능'을 앞세웠다는 것이다. 2001년 일본 수출을 시작한 현대차는 한류 열풍에 힘입어 배우 배용준을 모델로 기용했다. 그 결과 초기 1109대를 판매했고, 이듬해에는 2424대로 두 배 이상 늘었다. 2004년까지 판매량은 약 2000대 수준을 유지했지만, 철수 시점인 2009년에는 1000대 안팎으로 줄었다. 당시 철수 원인으로는 일본 시장 특성에 맞는 현지 전략 차종 부재가 꼽혔다.

 

철수 13년 후, 현대차는 마케팅보다는 전기·수소 등 친환경 차량을 앞세워 다시 일본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아이오닉 5, 인스터(캐스퍼 일렉트릭), 코나, 수소차 넥쏘 등의 라인업 또한 새로 구성했다.

 

해당 차종의 전략적 강점은 일본의 '미성숙한 전기차 시장'에 기반한다. 일본 내 전기차 비중은 2% 남짓으로, 미국·유럽·한국 등의 10%대와 비교하면 성장 여력이 크다. 여기에 일본 정부가 2030년까지 전기차 비중을 30%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내놓으면서 기회 요인이 더해졌다.

 

◆ "타보고 결정해라" 소비자 체험 기회 확대 


고객이 직접 차량을 체험해볼 수 있도록 한 점도 판매량 성장을 뒷받침했다. 현대차는 요코하마에 '고객경험센터'를 구축해 소비자가 직접 차량 성능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고, 하라주쿠에는 전기차 체험형 전시장을 마련해 아이오닉 5 등 자체 개발 전기차 기술을 알리는 데 집중했다.

 

12년 만에 일본 최대 규모 모터쇼에도 참여했다. 현장에서 수소전기차 '디 올 뉴 넥쏘'를 최초 공개했다. 현장에서는 최고출력 150kW 모터를 탑재해 7.8초 동안 시속 100km까지 가속할 수 있다는 성능도 알려졌다. 전기차 인스터 기반 '인스터로이드'까지 전시하며 시장 확대에 박차를 더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자동차 회사로서의 '기본기'에 충실한 접근이 성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격적인 성능 체험과 현지 고객 접점 확대 전략이 꾸준한 판매 증가로 이어진 모습"이라며 "친환경 차량 기술력으로 승부하는 재도전 전략이 주효한 만큼 향후에도 관련 마케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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