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보 650억 손실, 금감원 위법성 규명 민원 제기
11월 메리츠증권,하나대체운용 대상 민사소송 제기
![]() |
▲ 사진=메리츠증권, 연합뉴스 제공 |
[메가경제=황동현 기자] 메리츠증권이 판매한 펀드로 650억을 날린 롯데손해보험이 민사소송에 이어 감독당국에 민원을 제기하며 전방위 공세에 나서고 있다. 롯데손보는 금감원에 불완전판매, OEM펀드 여부 등을 규명해 줄 것을 요청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주 롯데손보로부터 메리츠증권의 미국 텍사스주 소재 발전소 관련 투자 펀드의 위법성 여부를 점검해 달라는 민원을 접수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롯데손보는 메리츠증권이 해당 펀드의 위험성을 알리지 않았고,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펀드로 의심될 뿐 아니라 구조적으로 담보권행사가 제한되어 원리금손실이 발생됐다며 당국이 조사해 줄 것을 요청했다.
문제가 된 펀드는 메리츠증권이 2018년 12월 미국 텍사스주에 위치한 '프론테라 가스복합화력발전소'의 운영자금 조달 목적으로 메자닌 대출형(선순위채권과 보통주자본 사이에 속하는 다양한 형태의 자본조달) 펀드로 조성한 것이다. 펀드 규모는 1억6000만 달러(약 2100억원)로, 메리츠증권은 '셀다운' 투자자를 모집했다. '셀다운'은 증권사들이 먼저 자기자본과 대출 등으로 대체자산을 매입한 뒤 연기금·보험사 등 기관에 재판매하는 방식이다. 증권사는 셀다운에 실패하면 해당 투자자산을 떠안아야 한다.
롯데손보는 2019년 2월 이 펀드에 5000만 달러(약 650억원)을 투자했다. 그런데 펀드 윤용사인 하나대체운용은 2020년 12월 해당 펀드 관련 기업들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면서 기한이익상실(Event Of Default)이 발생했다. 이어 2021년 8월 펀드 기업회생절차가 종료되며 롯데손보를 포함한 모든 투자자들의 투자금 총 1억 6000만 달러가 전액 손실 처리됐다.
롯데손보는 "메리츠증권은 미국 현지에서 직접 딜 소싱(거래 발굴)을 진행했고 투자자 모집 과정에서까지 직접 블랙스톤과 연락을 주고받은 주체로, 확인하는 메일을 작성해 해외에발송한 주체 역시 메리츠증권이다"라며 "총액인수 당일 전액 셀다운하였다는 해명은 일반적인 해외 투자 사례를 비추어볼 때 상당히 특이한 사례로, 스스로 해당 펀드에 대한 리스크를 부담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반박했다.
한편, 롯데손보는 메리츠증권이 투자 당시 제시한 법률실사보고서와 투자설명서 등에 따르면 본건 거래의 담보구조는 '일반적'인 것으로 서술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사실상 담보가 존재하지 않는 무담보대출이라고 주장했다. 일반적인 메자닌대출 구조와 달리 Hold Co.(메자닌 차주)에게 제공돼야 할 Generation Co.(선순위 차주) 주식이 선순위대출 대주에게 모두 제공되게 되어있는 사실을 메리츠증권과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투자자들에게 전혀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메리츠증권은 이에대해 “발전소 주식을 담보로 하기 때문에 운용 성과에 따라 투자금 회수 여부가 결정된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력수요가 떨어지면서 발전소 운영이 차질을 빗었다. 선순위도 대부분 회수를 하지 못하고 손실 처리됐다”고 주장했다.
롯데손보는 민사소송 제기에 이어 감독당국에 민원 제기로 공세를 확대하고 있다. 다만, 해당 펀드에 KDB생명, 한국거래소, 교원라이프, 교직원공제회 등도 투자했는데, 아직까지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 않다.
한편, 메리츠증권은 "펀드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이 들었다면 2021년 대주 협의 시점에서 문제를 제기했어야 하는데 이제서야 문제를 삼는 건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펀드는 지난 2021년 8월 전액손실을 확정하고 청산하면서 선순위 투자자에겐 원금의 9%, 후순위는 원금의 5%를 돌려줬다.
금감원은 소송 진행상황을 지켜 보며 조사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관 투자자들끼리 분쟁민원은 이례적이긴 하지만 절차에 따라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라며, "재판 과정에서의 추가적인 사항 등도 당연히 참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메가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