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보-MG손보 매각 재시동, 매력도 높이기 '셈법'분주

문혜원 / 기사승인 : 2024-04-01 17:3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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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보장상품 확대·CSM확보 등 체질개선 노력 박차
롯데손보 ‘암보험 보장’, MG손보 실손·4대질병보험↑
손해율 희비 간극...MG손보 100.8%↓롯데손보 89.1%
"시장가격에 집중하기보다 장기관점 재무 관리 필요"

[메가경제=문혜원 기자] 수년 간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주인을 찾지 못한 롯데손해보험과 MG손해보험이 매각에 다시 시동을 걸면서 흥행 몰이를 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양사와 관련한 호재로는 새로운 국제 회계제도(IFRS17)를 적용한 이익반영이 예전과 달라 실적효과에 힘이 실리면서 매각 가능성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수익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장기성보장상품 관련 손해율 면에서는 각 보험사가 간극을 보여 매력도 가치는 희비가 엇갈린다는 평가다. 

 

몇 년 간 인수합병(M&A)에 성사를 맺지 못한 롯데손해보험과 MG손해보험이 매각에 다시 시동을 걸면서 향후 흥행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각 사 제공]

 

1일 보험업계와 메가경제 취재에 따르면 롯데손보와 MG손보는 각 매각 주관사 아래 매각 작업에 본격화화며 서두르고 있다. 이들 보험사들은 매각을 앞두고 영업 확대를 통한 몸집 불리기 등으로 매각 가격을 높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통상 매각을 앞둔 보험사들은 장기보장상품에 주목한다. 이유는 새 국제회계제도(IFRS17)가 올해부터 도입된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IFRS17은 보험 부채를 원가평가에서 시가평가로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데, 보험사 입장에서는 저축성보험보다 보장성보험을 판매하는 것이 회계상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우선 시장에서 매각가 3조원으로 평가돼 우량 매물로 가장 큰 관심을 받고 롯데손보는 전속 설계사 채널을 확장하는 등 영업력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속채널 확대 효과는 계약유지율 관리에 매우 유리하다.


손보협회 공시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기준 25회차, 37회차, 61회차 유지율이 각각 82.17%, 74.46%, 55.47%로 집계됐다. 이는 타 손보사의 경우 13회차 유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 평균 10% 이상 높다.

최근에는 CSM확보를 위해 암보험의 보장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손보는 지난 1월 '렛스마일 종합암보험(88플러스)'를 리뉴얼해 재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기존 상품보다 보장을 확대한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상품 가입시 원발암, 전이암, 재발암 진단비를 총 24번까지 받을 수 있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장기 보장성 인보험(장기보험) 원수보험료는 2조1336억원이다. 전년보다 13.1% 늘었다. 지난해 말 보험계약마진(CSM)은 2조3966억원으로 전년 말(1조6774억원)보다 42.9% 증가했다.

지난해 원수보험료 기준 장기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85.2%다. 롯데손보는 올해 장기보험의 비중을 87.6%까지 높이겠다는 각오다. 보유 CSM 중 신계약 CSM 비중도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한다.

현재 롯데손해보험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JKL파트너스는 올해 종료되는 인수금융의 리파이낸싱(재조달) 작업에 착수했다. 롯데 측과 롯데 브랜드 사용 기한도 연장했다.

MG손해보험도 매각작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예금보험공사(예보)가 주도해 최근 3차 공개매각에 나서면서 새 주인 찾기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예보는 오는 11일까지 MG손보에 대한 예비입찰을 실시한다. 인수의향서를 접수한 인수희망자 중 적격성이 검증된 희망자에 대해 실사 기회를 부여하고 이후 본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MG손보의 경우 롯데손보 보다는 매각가(2000억~3000억원 수준)가 저렴하다는 면에서 비은행 계열을 노리고 있는 금융지주사들에게 부담 없는 매물로 평가 받는다.

MG손보도 매각 절차를 본격화 한 이후 그동안 철저하게 장기보험 중심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MG손보는 그동안 실손보험 및 4대 질병보험과 하이패스운전자보험 등으로 판매를 주력적으로 강화해 왔다.

MG손보는 매번 매각 시도에 고배를 마셔왔기에 이번에는 성공하겠다는 각오다. MG손보의 경우 실적은 롯데손보에 비해 크게 웃도는 성적은 아니나, 자본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비율(킥스·K-ICS)과 장기보장상품에 대한 손해율이 많이 개선돼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킥스비율의 경우 작년 말 기준으로 70%대 중반으로 올라섰다. 지난해 3분기에는 64.5%에 그쳤었다. 킥스비율이 올라가면 인수자의 증자 부담도 그만큼 줄어든다. 노동조합이 인력 효율화에 합의하는 등 매각에 적극 협조하는 것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무엇보다 MG손보는 금융위원회가 지난 2022년 4월 부실금융기관 지정 이후 보험상품 손해율 관리와 판매전략 수립 강화에 집중해왔다. 이로 인해 손해율은 대폭 개선된 경향을 보였다.

MG손보의 손해율 근황 관련 데이터를 살펴본 결과, 2022년 103.9%였다가 2023년 말 100.8%를 기록해 안정을 나타냈다. 롯데손보는 장기보장성상품에 대한 손해율은 지난해 말 기준 89.1%라고 메가경제에 밝혀 왔다. 다만 롯데손보는 구체적 위험손해율은 공개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이번 보험사 매각 성사의 관건은 양 보험사의 체질개선에 따른 위험성을 판단할 재무건전성관리와 거래방식이 유효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MG손보는 P&A 방식을 선택하면서 원매자들의 관심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앞선 매각 시도에서는 구주를 거래하는 M&A 방식과 P&A 사이에서 고민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3차 매각에서는 예금보험공사가 지분을 보유하지 않는 선에서 공적자금을 지원하고 인수의향자에게 자산부채 인수에 대한 선택권을 주겠다고 선언했다.

예보 관계자는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돼 예보법에 따라 매각 성사 시 자금지원이 이뤄진다"며 "P&A 방식으로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징검다리 보험사'를 설립해 자산과 부채를 이전하는 P&A 방식의 경우 우량한 자산과 부채를 선별적으로 이전할 수 있는 만큼 원매자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점에서 인수자에 유리한 방식으로 평가된다. 또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공적자금 지원 가능성도 있다.

MG손보는 이달부터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한 인력 효율화에도 돌입한 상황이다.

다만 변수는 있다는 지적이다. 롯데손보의 경우 손해보험 시장에서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데 가격이 지나치게 높은 수준으로 제시되고 있어 인수 후보들이 발을 뺄 가능성도 크다는 분석도 있다.

MG손보의 경우 대주주인 사모펀드 JC파트너스가 금융위원회와 법적 분쟁을 진행 중인 만큼 매각이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무엇보다 장기보험의 경우 판매 상품의 질이 떨어지거나 무리한 영업확대로 번질 경우 불완전판매 우려 등 부작용이 동반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손해율이 커질 수밖에 없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업계 일각에서는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필요한 금융지주사들이 인수전에 참여하기를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일례로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마지막 퍼즐'인 보험사·증권사 인수는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금융지주가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공격적인 M&A에 나설 경우 자본비율 등에서 발목이 잡히기 때문에 낮은 인수대금을 지불하고 손보사를 살 수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양 보험사 모두 매각 성사를 위한 몸값 늘리기와 체질개선에 노력을 기울고 있긴 하지만 시장가격보다 실제 회사 매각 가치는 크게 와 닿지 않는다”라며 “MG손보는 매각 성사를 통해 고질적인 자본 확충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롯데손보는 단기간의 영업확대확장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가치 상승을 노리는 차선책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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