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KL파트너스, 주관사 선정 뒤 매각 추진 본격화
[메가경제=송현섭 기자] 희망 매각가격만 무려 3조원대에 제시돼 고평가 논란이 끊이지 않는 롯데손해보험 매각절차가 조만간 본격화될 전망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분 77.04%를 보유한 롯데손해보험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JKL파트너스가 최근 매각 주관사 선정작업에 나서면서 과연 누가 새 주인이 될 것인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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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중구 롯데손해보험 본사. [사진=롯데손해보험] |
JKL파트너스는 지난 2019년 롯데그룹에서 유한회사 빅튜라 명의로 해당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다. 무엇보다 롯데손해보험 희망 매각가격은 2조7000억원에서 3조원대까지로 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잠재적 인수자로는 신한·하나·우리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사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자산규모나 수익성, 주가 수준 등에 비춰보더라도 가격이 터무니없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는 실정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손보업계 자산규모 7위 정도인 롯데손해보험의 가치가 지나치게 부풀려진 것 같다”며 “금융사 M&A(인수합병)에는 순이익과 영업손익 등 수익성이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하는데 6000억원대였던 KB손해보험 인수 등 전례에 비춰 너무 비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신한라이프의 사례를 볼 때도 금융지주에서 최종 인수가격 산정에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며 “향후 보험 업황이 긍정적이지 않은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실제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서라도 합리적인 수준에서 희망가격대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일각에서 거론되는 롯데손해보험의 잠재적 인수자인 주요 금융지주가 실속 없는 M&A를 무리해서 추진하지 않을 것이란 시각을 보여준다. 특히 KDB생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실사를 진행 중인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실익이 없다면 아예 포기하겠다는 배수진도 쳤다.
이런 가운데 M&A 시장에서 생·손보를 막론하고 중소형 보험사 매물은 4∼5개 정도로 매수자에게는 가격협상에 더 유리한 상황이다. JKL파트너스의 희망처럼 롯데손해보험을 3조원대로 매각해 2조원의 투자수익을 챙길 수는 없다는 것이 금융권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실제로 JKL파트너스는 2019넌 당시 롯데그룹 지분을 3734억원에 인수한 뒤 3600억원의 유상증자로 모두 7300억원의 투자를 집행했다. JKL파트너스의 희망 매각가격으로 알려진 최소 2조7000억원은 순수투자이익이 2조원에 달하는 역대급 수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 규모다.
여하튼 롯데손해보험 매각은 통상 기업을 인수한 지 5년 정도 지나 매각작업을 시작하는 PEF(사모펀드)의 속성상 빠르면 올해 연말 전에는 일정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내년 8월 롯데와 브랜드 사용만료를 앞둬 가급적 상반기 거래를 마무리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JKL파트너스는 앞서 신한라이프 사례를 따라 매각대금을 투자수익으로 고스란히 가져가려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문제는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M&A에 적극적인 주요 금융지주라도 그런 가격대로 인수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점이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아직 매각 주관사도 정해지지 않았으나 굳이 잠재적 인수자를 들자면 은행 의존도가 높은 4대 금융지주뿐”이며 “현재 M&A시장에 중소형 보험사 몇몇이 이미 매물로 나와 매도자측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시장 상황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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