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전방위 조사, KH 운명 풍전등화
[메가경제=황동현 기자] 검찰의 전방위 수사에 직면한 KH그룹 5개 계열사들이 무더기 상장폐지 위기에 봉착하면서 주 채권자인 메리츠증권이 원할히 자금 회수에 성공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확보한 부동산 담보를 통해 투자금 회수에 나서 전액 회수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담보물로 잡혀있는 알펜시아리조트 자산이 또다시 매물로 나올지도 주목을 받는다.
메리츠증권은 KH그룹에 기한이익상실(EOD)를 지난 7일 통보하고 채권 회수에 착수했다. EOD는 금융사가 채무자가 돈을 갚지 못할 것으로 보고 만기 전에 대출금을 회수하는 조치다. 지난 6일 한국거래소가 KH 필룩스와 KH 전자, KH 건설, 장원테크, IHQ 등 KH그룹 내 5개 사의 주식거래를 정지시키자 EOD를 발동하고 채권 회수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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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상장사가 상장폐지 기로에 놓였을 때 메자닌 투자자들은 상장 유지를 위해 채권 조기 회수 등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메리츠증권은 이와 다른 모습을 보이며 즉시 자금 회수에 나섰다. KH그룹 계열사들은 지난해 실적이 급락했고 금리 상승으로 이자 비용까지 급증하면서 재무 상태가 크게 악화됐다. 여기에 알펜시아리조트 입찰 비리 의혹과 대북 송금 의혹, 쌍방울 측의 자금 지원, 배상윤 회장과 임원 등의 배임 혐의까지 불거져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자 KH그룹이 통째로 흔들리며 공중분해 위기에 처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메리츠증권은 신속한 담보권 행사를 통해 이미 1000억원이 넘는 투자금을 회수한 상태다. KH 필룩스 등 계열사가 보유한 인마크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 23호·24호 수익증권과 카일룸분양신탁, KH강원개발 주식 등을 회수했다. 또 지난해 투자했던 KH건설 전환사채(CB)에 풋옵션(원리금을 돌려 받을 권리)을 행사하고 원금과 이자를 합쳐 105억원을 돌려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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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메리츠증권 |
메리츠증권이 KH그룹 계열사에 지원한 자금은 3200억원이지만 그 대가로 잡은 담보 규모는 1조원이 넘는다. 작년 KH그룹이 강원 평창 알펜시아리조트를 7115억원에 인수할 당시 약 3200억 원 규모의 인수 자금을 지원했다. 부동산 담보대출로 2200억원, KH필룩스, IHQ, KH건설, KH전자 등이 발행한 CB 1000억원을 투자했다. 이를 통해 메리츠증권이 담보로 확보한 자산은 알펜시아리조트 부동산 자산, 상지카일룸 분양 신탁, KH필룩스 본사 건물 등 KH그룹 계열사가 보유한 주요 자산을 담보로 잡았다.
업계에서는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의 담보권 행사 여부도 주목하고 있다. KH그룹은 작년 알펜시아리조트를 7115억 원에 인수했다. 이과정에서 강원도로 부터 시세보다 헐값에 인수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입찰방해 및 담합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현재 검찰이 KH의 알펜시아 입찰 비리 의혹을 수사하고 있기 때문에 결과에 따라 메리츠증권의 담보권 행사에 제약이 따를 수 있다. 메리츠증권은 감정가 7927억원 규모로 설정해 둔 상태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현재까지 약 1000억원이 넘는 투자금을 회수했다”며 “담보권이 충분하기 때문에 회수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조기에 회수할 수 있는 자산부터 신속히 회수할 방침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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