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보다 이익”…홈쇼핑 4사, 상반기 ‘수익성 승부수’ 통했다

심영범 기자 / 기사승인 : 2026-08-24 10:29:29
CJ온스타일·롯데홈쇼핑·GS샵·현대홈쇼핑, 2분기 일제히 영업이익 증가
숏폼·모바일·팬덤 IP부터 고마진 상품까지…‘외형 성장’보다 수익성에 집중
TV 취급고는 감소세 지속…홈쇼핑업계, 디지털 전환·상품 차별화로 돌파구

[메가경제=심영범 기자]TV 시청 감소와 유료방송 가입자 감소, 송출수수료 부담 등으로 전통적인 TV홈쇼핑 시장이 구조적인 성장 한계에 직면한 가운데 국내 주요 홈쇼핑 업체들이 올해 상반기 수익성을 일제히 개선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CJ온스타일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2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2% 증가했다. 매출 역시 4028억원으로 같은 기간 4.4% 늘었다.

 

▲ TV 시청 감소와 유료방송 가입자 감소, 송출수수료 부담 등으로 전통적인 TV홈쇼핑 시장이 구조적인 성장 한계에 직면한 가운데 국내 주요 홈쇼핑 업체들이 올해 상반기 수익성을 일제히 개선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TV 시청 인구가 감소하고 전통적인 홈쇼핑 채널의 성장성이 둔화하는 상황에서 CJ온스타일은 모바일을 새로운 핵심 판매 채널로 삼고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

 

특히 숏폼 콘텐츠를 활용해 TV 방송에서 확보한 상품과 콘텐츠를 모바일로 확산하는 전략이 성과를 냈다. 라이브 방송을 짧은 영상으로 재가공해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틱톡 등 외부 플랫폼에 적극적으로 노출하면서 기존 홈쇼핑 고객뿐 아니라 모바일 이용자까지 유입시키는 방식이다.

 

팬덤을 보유한 IP와의 협업도 강화했다. KBO를 비롯해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월리런’, ‘미니언즈’ 등 대중적인 IP를 활용한 커머스를 선보이며 상품 판매 자체를 콘텐츠화했다.

 

성과는 모바일 지표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2분기 모바일 라이브커머스(MLC) 취급고는 전년 동기 대비 161.3% 증가했다. 앱 신규 설치는 25.6%,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10.5% 각각 늘었다.

 

모바일 거래액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모바일을 통해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기반까지 넓혔다는 의미다.

 

상품 포트폴리오도 수익성 중심으로 재편했다. 프리미엄 여행과 유아동 상품군을 확대하고 건강기능식품과 프리미엄 뷰티 상품 편성을 강화하면서 객단가와 수익성이 높은 카테고리를 적극 공략했다.

 

◆ 롯데홈쇼핑, 상반기 영업익 90% 급증…지난해 연간 실적도 추월

 

롯데홈쇼핑은 올해 2분기 매출액 23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99억원으로 62.7% 급증했다. 

 

이에 따라 2분기 영업이익률은 8.3%까지 올라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 5.3%와 비교하면 3.1%포인트 개선됐다.

 

1분기에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18.6% 증가했던 만큼 상반기 전체로도 수익성 개선세가 뚜렷했다.

 

롯데홈쇼핑의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4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5%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450억원을 상반기 만에 넘어선 것이다. 상반기 영업이익률도 9.8%로 전년 5.3%보다 4.5%포인트 상승했다.

 

핵심은 비용과 상품 구조를 동시에 손질한 것이다. 저성장 국면에서 무리하게 거래 규모를 확대하기보다 건강기능식품과 뷰티 등 상대적으로 이익률이 높은 상품에 집중하고 판매관리비를 절감하면서 이익을 방어했다.

 

◆ GS샵·현대홈쇼핑도 ‘매출보다 영업익’…고마진 상품 집중

 

GS샵 역시 수익성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2분기 매출은 26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9%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267억원으로 6.0% 늘었다. 지난해 4분기 이후 3개 분기 연속 실적 개선이다.

 

GS샵은 패션·뷰티·리빙 분야의 단독상품 확대에 집중했다. 2분기 단독상품 수를 전년보다 46% 늘리면서 경쟁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상품을 확보했다.

 

패션 브랜드 ‘코어 어센틱’, 언더웨어 브랜드 ‘UBGS’, 뷰티 PB ‘VU’ 등이 판매 실적에 기여했다. 자체 상품과 단독상품을 통해 가격 경쟁에 휘말리기보다 브랜드와 상품 자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이다.

 

모바일 앱에서도 패션·뷰티·푸드 전문관을 강화해 고객의 구매 목적에 맞춘 카테고리 중심의 쇼핑 경험을 확대했다.

 

현대홈쇼핑은 매출 감소에도 영업이익을 늘리는 데 성공했다.

 

현대홈쇼핑의 2분기 매출은 27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251억원으로 약 13% 증가했다.

 

외형이 줄었음에도 이익이 늘어난 것은 상품 포트폴리오 개선 효과가 컸다. 저수익 상품 비중을 줄이고 패션·뷰티·식품 등 수익성이 높은 상품 편성을 강화했다.

 

특히 식품과 패션 등 고마진 방송 상품 판매가 호조를 보였고 송출수수료 인하도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탰다.

 

◆ KT알파도 ‘매출 감소·취급고 증가’…사업 구조 전환 영향

 

T커머스와 모바일상품권 사업을 영위하는 KT알파 역시 상반기 실적에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KT알파의 상반기 매출은 19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62억원으로 0.3% 증가했고 당기순이익도 247억원으로 2.8% 늘었다.

 

특히 실제 거래 규모를 나타내는 취급고가 9.0% 증가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매출 감소는 부진보다는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의 영향이 컸다. KT알파가 직매입 비중을 줄이고 위수탁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면서 회계상 매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직매입은 상품 판매액 전체가 매출로 인식되는 반면 위수탁 방식은 판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만 매출로 잡힌다. 따라서 같은 거래가 발생하더라도 위수탁 비중이 높아지면 회계상 매출은 감소할 수 있다.

 

사업별로 보면 T커머스 서비스인 ‘KT알파 쇼핑’의 상반기 취급고는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

 

모바일 비중을 확대하는 동시에 단독 브랜드와 기획상품을 강화하고 쇼핑라운지를 확대하면서 채널 경쟁력을 높였다. ‘슈퍼쇼핑K’, ‘삼패페’, ‘레포츠 원데이’ 등 시즌별 대형 프로모션도 취급고 증가에 기여했다.

 

모바일상품권 서비스 ‘기프티쇼’의 성장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기프티쇼 상반기 매출은 645억원으로 4.7% 증가했고 취급고는 14.6% 늘어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마켓·토스 등 대형 플랫폼과의 제휴를 확대하고 통합상품권 수요를 공략한 결과다.

 

통신 요금제와 부가서비스를 연계한 구독형 상품과 통합상품권 브랜드 제휴 확대도 성장 요인으로 꼽힌다.

 

‘실적 개선=업황 회복’은 아냐…취급고 감소 여전

 

주요 홈쇼핑사의 영업이익이 개선됐지만 이를 홈쇼핑 산업 전체의 회복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장 큰 문제는 TV 시청 감소다. 케이블TV 등 유료방송 가입자 감소와 OTT 등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의 성장으로 TV를 통해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 기반 자체가 축소되고 있다.

 

소비자의 미디어 이용 시간이 모바일과 온라인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TV홈쇼핑의 전통적인 경쟁력도 약화되고 있다.

 

송출수수료 부담 역시 여전히 업계의 수익성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TV 채널을 확보하기 위해 지불하는 비용이 높은 상황에서 시청자와 구매자가 줄어들면 고정비 부담은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T커머스와 라이브커머스, 오픈마켓 등 다양한 판매 채널이 성장하면서 소비자 선택권도 확대됐다.

 

홈쇼핑 업체 입장에서는 과거처럼 TV 방송 편성만으로 대규모 거래액을 확보하기가 어려워진 셈이다.

 

‘외형 성장’ 대신 ‘질적 성장’…디지털 전환 속도

 

이 때문에 업계의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방송 편성 확대와 거래액 증가가 핵심 목표였다면 최근에는 수익성이 높은 상품을 선별하고 자체 브랜드와 단독상품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사업 구조를 바꾸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TV홈쇼핑에서 MD가 상품 개발 초기 단계부터 참여하는 ‘Owned MD’를 강화하고 단독상품 확대에 나섰다. 라이선스 상품과 테마 프로그램 등을 활용해 일반 상품과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드는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방송 제작 역량을 활용한 라이브커머스 ‘엘라이브(L.live)’를 확대하고 있다. 여성과 4050세대 고객에 특화된 TV상품 중심 홈쇼핑형 버티컬몰로 전환해 특정 고객층의 구매 수요를 집중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상품 추천과 AI 기반 방송 상품 숏폼 콘텐츠도 확대한다.

 

CJ온스타일은 이미 숏폼과 팬덤 IP를 통해 모바일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향후에도 콘텐츠와 커머스를 결합하는 전략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GS샵 역시 단독상품과 PB 확대를 통해 상품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모바일 앱의 전문관을 강화하면서 디지털 구매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KT알파는 AI를 사업 전략의 핵심으로 내세웠다. 지난 7월 창립 35주년을 맞아 ‘SHIFT 2026’을 발표하고 AI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회사가 보유한 상품·콘텐츠·고객·채널 경쟁력을 하나로 연결하는 ‘커넥티드 커머스 컴퍼니’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특히 상품 검색과 추천, 개인화 큐레이션 등 고객 접점에 AI를 적용하는 동시에 라이브커머스와 같은 현장성과 실시간성을 구현해 T커머스의 한계를 보완한다는 구상이다.

 

◆ 업계, 하반기도 ‘고효율 상품’ 중심 전략

 

홈쇼핑업계의 하반기 전략 역시 외형 확대보다는 수익성 방어에 맞춰질 전망이다.

 

TV 시청 감소라는 산업 구조적 흐름이 단기간에 반전되기 어려운 만큼 무리한 거래액 확대보다는 고마진 상품과 단독상품을 중심으로 객단가와 이익률을 높이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책이기 때문이다.

 

특히 패션·뷰티·건강기능식품·식품 등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상품군을 강화하고, 여행과 유아동 등 차별화가 가능한 카테고리에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숏폼과 라이브커머스, 모바일 앱, AI 추천 등 디지털 채널을 통해 TV에서 이탈한 소비자를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전략도 한층 중요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시장에서 단순히 취급고를 늘리는 방식으로는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며 “앞으로는 상품 차별화와 모바일·콘텐츠 경쟁력, 비용 효율화가 실적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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