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시장 대격변 예고…세마글루타이드 특허 만료에 제네릭 진입

주영래 기자 / 기사승인 : 2026-03-04 13:3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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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 vs 릴리 ‘경구 비만약’ 격돌…2026년 시장 판도 바뀐다
비만치료제 190개 개발 경쟁…M&A 열풍 속 옥석 가리기 ‘치열’

[메가경제=주영래 기자] 매년 3월 4일 ‘세계 비만의 날’을 맞아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이 2026년을 기점으로 구조적 전환점에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경구용 GLP-1 치료제의 본격 출시, 주요 성분 특허 만료, 정책 변화 등이 맞물리며 시장 판도가 재편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4일 발간한 ‘2026년 비만치료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비만치료제 시장이 2025년 조정을 거쳐 2026년부터 다시 가속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최근 2년간 비만치료제 시장은 전례 없는 모멘텀을 보였다. GLP-1 계열 치료제가 틈새 치료제에서 주류 시장으로 이동했고, 공급 부족 사태를 겪은 뒤 점차 안정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체중 감량을 넘어 심혈관·대사질환 등 전신 질환으로 적응증 확장도 본격화되고 있다.

실제 세계보건기구(WHO)는 2025년 12월 비만 치료에 GLP-1 계열 의약품 사용을 권고하는 첫 글로벌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비만을 만성질환으로 공식 인식하고, 장기 치료 옵션으로 GLP-1 사용을 권고한 것이다. 다만 필수의약품목록(EML)에는 당뇨병 적응증만 포함됐고, 비만 적응증은 제외됐다.

미국에서는 2025년 11월 트럼프 행정부가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와의 계약을 통해 GLP-1 체중 감량 약물의 월 비용을 1,000달러 이상에서 245달러 수준으로 인하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약가 인하와 보험 정책 변화는 글로벌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변수로 평가된다.

◆ 2026년 ‘경구용의 해’…편의성 경쟁 본격화

보고서는 2026년을 ‘경구용 비만치료제의 해’로 지목했다. 그동안 주사제가 시장을 주도해왔지만, 복약 편의성과 콜드체인 부담이 없는 경구 제형이 새로운 게임 체인저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에 대해 2025년 말 규제 승인을 받고 2026년 초 상업 출시를 시작했다. 일라이 릴리 역시 경구용 GLP-1 수용체 작용제 ‘오포글리프론’ 개발을 진행 중이며, 2026년 중 FDA 승인이 예상된다. 양사 간 경구 시장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 세마글루타이드 특허 만료…가격 재편 신호탄

2026년은 세마글루타이드의 주요 국가 특허 만료가 시작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인도, 캐나다, 중국, 브라질, 터키 등 인구 대국에서 독점권이 순차적으로 종료될 예정이다. 이들 국가는 전 세계 인구의 약 40%, 비만 성인 인구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한다.

제네릭 진입이 본격화되면 가격과 접근성 구조가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민간 시장 확대는 물론 공공 환급 체계 도입의 문턱도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7.2mg 고용량 세마글루타이드에 대한 허가 신청도 제출한 상태다. 신속 심사 프로그램을 통해 2026년 중 고용량 제품 출시가 이뤄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 파이프라인 190여개…‘체중 감량 그 이상’ 경쟁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QVIA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개발 중인 비만치료제는 190개를 넘어섰다. GIP/GLP-1 이중 작용제, 아밀린 유사체, 소분자 경구제 등 새로운 기전 개발이 활발하다.

월 1회 투여를 목표로 하는 초장기 지속형 주사제도 차세대 경쟁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투여 간격을 늘려 유지 치료 전략을 강화하려는 시도다.

비만치료제 시장을 둘러싼 인수합병(M&A) 경쟁도 치열하다. 대형 제약사들은 차별화된 기전을 확보하기 위해 공격적 투자에 나서고 있다. 경쟁이 단기 과열에 그칠지, 향후 10년을 좌우할 지배력 경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정책 측면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일부 국가는 비만을 만성질환으로 공식 인정하고 보상 체계 구축을 검토 중이다. 스페인은 2026년 글로벌 비만 정상회의 개최를 예고하며 치료 접근성 논의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보고서는 “2026년은 특허, 제형 혁신, 정책 변화가 동시에 맞물리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접근성과 가격 구조, 치료 패러다임 전반이 재정의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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