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우려 우발채무 추산치 3.6배 파장 확산
[메가경제=오민아 기자] 태영건설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보증채무 규모가 무려 9조2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신청 당시 집계한 PF 규모보다 두배 가량이나 많고, 부실 우려가 있는 우발채무 추산치에 비해선 3.6배에 달하는 액수여서 금융업계와 건설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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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태영빌딩에 걸린 태영건설 깃발. [사진=연합뉴스] |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태영건설의 주채권은행으로서 이러한 산출을 바탕으로 태영건설 채권단 400여곳에 제1차 금융채권자협의회 소집 통보를 보냈다. 통보를 받은 회사가 실제 채권이 있다고 응답하면 채권단이 최종 구성됨에 따라 실제 확정되는 채권단 규모는 산업은행 소집 통보 때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태영건설의 PF 대출 보증 규모는 총 9조1816억원으로, 태영건설이 집계한 PF 대출 보증 규모의 두배를 넘는 수준이다. 이중 서울 마곡지구 업무시설을 조성하는 CP4사업(차주 58곳·대출 보증규모 1조5923억원)의 규모가 가장 크다. 이외 광명역세권 복합개발사업, 구로 지식산업센터 개발사업, 김해 대동첨단일반산업단지, 고양 향동 지식산업센터 개발사업 등 사업장에 대출보증을 했다.
앞서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지난해 말까지만 하더라도 태영건설은 PF 대출 보증규모를 4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실제로는 이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산출된 것이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 당시 산출에서는 국가 보증 사회간접자본(SOC) PF 1조원, 분양이 75% 이상 완료돼 금융권이 안정적으로 보는 대출 1조원을 제외하면 우발채무는 총 2조5000억원이었다.
금융위는 태영건설이 시행을 겸하는 PF 사업장의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합친 액수를 4조5700원으로 추산했다. 태영건설 직접 여신 5400억원, 태영건설이 자체 시행 중인 PF 사업장 29개의 익스포저 4조300억원이었다.
그러나 산은은 책임준공을 포함해 태영건설의 위험노출액을 더욱 보수적으로 진단했다. 신용보강은 부채 만기에 따라 현금 상환이 필수이지만, 책임준공에 따른 부채 발생여부는 개별사업장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 산은은 공정률이 높거나 분양이 완료될 수 있는 업장까지 위험할 수 있다고 간주한 것이다. 산은은 소집 통보한 채권단에 직접 대출금 채권자도 포함시켰다.
태영건설의 정확한 채권단 규모와 채권액 등은 오는 11일 협의회에서 확정될 전망이다. 사업장 대출에 지방상호금융조합, 저축은행 등까지 껴 있어 의결권 배분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당장 태영건설이 자구안을 내놓더라도 채권단 협의에서 각자 순위와 익스포저, 사업장 상황 등에 따라 각기 다른 셈법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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