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RTI "SDV 시대, 자동차는 더 이상 기계가 아니다"…실시간 데이터 플랫폼 경쟁력 승부수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6-30 15: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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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전자제어장치 100개를 30개로 축소하는 경량화 기술 장점
RTI "SDV 시대 승부는 실시간 데이터 플랫폼이 가른다"
"한국은 SDV 톱 시장"…현대차·포티투닷 생태계 협력 확대, AI·자율주행 전환 가속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산업용 실시간 데이터 플랫폼 기업 RTI가 한국 자동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전환이 본격화되면서 차량 내부의 방대한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연결하고 제어하는 기술이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30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아셈타워에서 RTI가 소프트웨어 정의차량(SDV) 실시간 데이터 플랫폼' 발표 기자 간담회를 개최한 모습[사진=RTI]

 

RTI는 30일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실시간 데이터 플랫폼’ 발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자동차 산업을 포함한 주요 산업군에서 자사의 데이터 분산 기술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소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켈빈 호 RTI 영업총괄은 “RTI는 자동차뿐 아니라 항공우주, 방산, 헬스케어, 에너지 등 고신뢰성이 요구되는 산업군에서 실시간 데이터 플랫폼을 제공해왔다”며 “SDV 전환 과정에서 자동차 제조사들이 직면한 복잡한 소프트웨어 통합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자사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회사는 이미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서 300개 이상의 차량 설계 프로젝트에 대한 사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간이 갈수록 전기차와 자율주행, 중앙집중형 전자제어 구조로 전환하는 완성차 업체가 늘면서 관련 수요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RTI가 강조한 경쟁력은 ‘검증된 안정성’이다. 

 

회사는 방산 분야에서 500개 이상의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미국 해군 함정 대부분과 각종 미사일·분산 통제 시스템에도 기술을 공급해 왔다.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주요 의료 영상 장비와 수술 로봇, 환자 모니터링 시스템 등에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으며, 에너지 분야에서는 신재생에너지와 전력망 균형 시스템, 원전 관련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 켈빈 호 영업 총괄[사진=RTI]

 

켈빈 호 총괄은 “자동차 산업은 이제 방산이나 항공우주처럼 실시간성과 안정성, 보안성이 동시에 요구되는 산업으로 변하고 있다”며 “SDV 시대에는 차량 내부 소프트웨어와 데이터가 끊김 없이 연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SDV는 차량의 주요 기능을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로 구현하고 업데이트하는 개념이다. 과거 자동차가 엔진과 기계 부품 중심으로 진화했다면, 앞으로는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처리 능력이 차량의 성능과 상품성을 좌우하게 된다.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능이 확대되면서 차량 내부 전자제어장치(ECU)는 급격히 늘어났다. RTI는 완성차 업체들이 기존 100개 안팎의 ECU를 30개 수준으로 줄이고, 중앙집중형 구조로 전환하려는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배선과 부품을 줄여 차량 무게를 낮추고, 복잡한 하드웨어 기능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재편하는 것이 SDV 전환의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문제는 통합이다. 차량 내부에는 ADAS, 인포테인먼트, 배터리, 전력제어, 통신 게이트웨이 등 다양한 기능 영역이 존재한다. 여기에 안드로이드, 리눅스, 실시간 운영체제 등 서로 다른 운영체제와 프로세서, 반도체, 소프트웨어 공급업체가 얽혀 있다. 

 

SDV 구현을 위해서는 이 복잡한 구조를 안정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실시간 데이터 통신 기반이 필요하다.

 

RTI는 이 지점에서 자사의 데이터 분산 서비스(DDS) 기반 플랫폼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DDSI-RTPS 통신 프로토콜을 기반으로 차량 내부의 소프트웨어 부품과 기능 요소를 하나의 데이터버스처럼 연결해 고성능 통신과 안정적인 제어를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자동차 파트너 생태계도 강조됐다. RTI는 AMD, ANSYS, Arm, 지멘스, 인피니언, 그린힐스, TASKING 등 반도체·시뮬레이션·소프트웨어 기업들과 협력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다양한 기술 파트너를 선택할 수 있고, 시스템 통합 과정에서 표준화된 기반을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박지웅 자동차 솔루션 아키텍트[사진=RTI]

 

박지웅 RTI 자동차 솔루션 아키텍트는 “자동차 소프트웨어 개발은 한 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반복과 검증을 거치는 과정”이라며 “여러 공급업체가 참여하는 환경에서 상호 운용성을 확보해 AI 기반 자동화 프레임워크를 활용해 개발 속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RTI는 한국 시장에 대해서도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회사는 약 15년 전부터 한국에서 국방 분야를 중심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해왔으며, 최근에는 자동차 분야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켈빈 호 총괄은 “한국은 SDV 설계 콘셉트와 방법론 측면에서 매우 앞서 있는 시장”이라며 “한국 완성차 업체들과 협력은 이미 진행 중이며, 전체 전환 과정을 100%로 본다면 현재 30~40% 수준까지 협업이 진전된 단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완성차 업체마다 SDV 전환 속도와 단계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초기에는 각 업체의 현재 전자제어 구조와 장애 요인, 목표를 파악하고 이후 도메인(영역별) 컨트롤러 설계와 SDV 플랫폼 전환을 단계적으로 진행한다는 것이다. 대량생산 전에는 소규모 검증 단계를 거치며 안정성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현대차그룹과 앱티브의 자율주행 합작사로 출발한 모셔널과의 협력 사례도 언급됐다. 

 

RTI는 연결 솔루션과 전기차, 자율주행 관련 프로젝트에서 글로벌 업체들과 협력해왔으며, 한국 시장에서도 로컬 파트너를 통해 글로벌 완성차 기업과 접점을 넓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SDV 기업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경쟁보다 협력 가능성을 강조했다. 포티투닷 등 국내 소프트웨어 중심 모빌리티 기업과도 경쟁 관계로만 보기보다는 생태계 안에서 협력할 수 있는 파트너로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RTI는 아직 한국지사 설립은 초기 단계라고 밝혔다. 다만 한국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큰 만큼 로컬 파트너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향후 자동차·국방·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사업 기회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켈빈 호 총괄은 “SDV는 단순히 자동차에 소프트웨어를 더하는 수준이 아니다”라며 “차량의 구조와 개발 방식, 공급망, 유지보수 체계까지 바꾸는 변화”라고 말했다. 

 

이어 “RTI는 실시간 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완성차 업체들이 복잡한 전환 과정을 안정적으로 넘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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