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이슈 토픽] LIG넥스원, 美 로봇기업 인수 1년 만에 1000억 손실…'IPO 시험대'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3-04 14:4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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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60억에 사들인 고스트로보틱스, 기술·영업권 1403억원 손상
미군 계약이 반등 열쇠, 2029년 美 상장 계획 유지
흑자 전환 지연 땐 추가 자금 부담 가능성 제기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LIG넥스원이 미국 사족보행 로봇기업 '고스트로보틱스'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 1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수 1년여 만에 기술자산과 영업활동에서 대규모 손상차손이 발생하면서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던 사족보행 로봇 사업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사진=챗GPT4[

 

LIG넥스원은 2027년 흑자 전환과 2029년 미국에서 고스트로보틱스 기업공개(IPO)라는 당초 로드맵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실적 반등의 열쇠를 쥔 미군 계약 성사 여부가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LIG넥스원이 지분 99.31%를 보유한 미국 법인 LNGR LLC는 2025년 109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2024년 128억원 손실 대비 7배 이상 확대된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은 160억원에 그쳤다. LNGR은 2023년 LIG넥스원이 고스트로보틱스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으로, 현재 고스트로보틱스 지분 65.2%를 보유 중이다.

 

지배구조는 ‘LIG넥스원 → LNGR → 고스트로보틱스’로 이어지는데, LNGR의 지난해 손실은 사실상 고스트로보틱스 실적 부진에서 비롯됐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 3260억에 인수, 기술·영업권 대규모 손상 발생

 

LIG넥스원은 고스트로보틱스를 순자산 993억원 규모에서 3260억원에 인수했으며, 프리미엄 2760억원은 영업권으로 계상했다.

 

그러나 지난해 총 1403억원의 손상차손을 기록했다. 세부적으로는 ‘기술에 기초한 무형자산’에서 1128억원, 영업권에서 275억원이 줄었다. 인수 1년 만에 기술 가치 평가가 대폭 낮아진 것이다.

 

손상차손이란 기업이 보유한 장부가치(회계상 가치)가 실제 회수 가능한 가치보다 높다고 판단될 때 그 차액만큼 비용으로 인식하는 것을 의미한다. 쉽게 말하면 비싸게 샀는데 지금 보니 그만한 가치가 아니라는 뜻이다.

 

LIG넥스원의 해당 기간 손상차손은 2024년 4분기 기타비용으로 반영돼, 해당 분기 26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방산 본업의 견조한 수주 흐름과 달리 신사업 투자에서 대규모 회계상 손실이 발생해 수익성 변동성이 확대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 "미 정부 계약 지연"… 실적 회복은 2027년이 분수령

 

LIG넥스원 측은 이러한 실적 부진의 배경으로 미국 정권 교체에 따른 정부 계약 이슈와 대체 시장 발굴 지연을 꼽는다.

 

실제로 고스트로보틱스는 미국 및 한국 국방 당국을 핵심 시장으로 삼고 있다. LIG넥스원은 현재 미군과 사족보행 로봇 납품 계약을 협의 중이며, 2027년 본계약 체결을 기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올해 4월 관련 면허를 취득해 시장 진입을 모색하고 있다.

 

다만 문제는 시간이다. 인수 당시 2029년까지 미국 시장 IPO를 완료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만큼, 최소 내년까지는 흑자 전환이 필요한 상황이다.

 

IPO 일정이 지연될 경우 LNGR에 공동 투자한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PE)가 보유 중인 교환사채에 대해 ‘동반매각청구권’(드래그얼롱)을 행사할 수 있다. 이 경우 LIG넥스원은 추가 자금 투입이나 지분 매각 등 부담을 떠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전환사채로 '수혈' 지속… 리스크 관리 시험대

 

LIG넥스원의 자금 지원은 이어지고 있다. 앞서 2025년 고스트로보틱스가 발행한 1050만달러, 1000만달러 규모 전환사채를 각각 인수해 총 292억원을 투입했다.

 

2024년에도 174억원 규모 전환사채를 사들였다. 이는 만기(2029~2030년)까지 연 4.82% 이자를 받으면서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구조다.

 

성장이 반등할 경우 지분 가치 상승을 노린 포석이지만 실적 개선이 지연될 경우 추가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대부분의 로봇 기업이 초기 투자 단계에서 손실을 겪는다"며 "올해 사업 정상화를 통해 내년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를 방산 대기업의 해외 기술 인수 전략에 대한 시험대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스트로보틱스가 군수·보안 분야에서 실질적 수주 성과를 내며 기술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을지 아니면 대규모 손상차손이 일회성에 그칠지에 따라 LIG넥스원의 신사업 확장 전략도 재평가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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