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 '부당지원' 공정위 제재 불복 소송서 '패소'

김형규 / 기사승인 : 2023-08-14 16:38:17
SYS홀딩스의 무상 담보 제공…20억대 과징금 처분
전자랜드 "당초 '동일법인' 문제 없었다, 개선할 것"

[메가경제=김형규 기자] 가전제품 유통사 전자랜드를 운영하는 SYS리테일이 '계열사 간 부당 지원'에 대해 제재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 11일 서울고등법원 행정7부는 지난달 20일 고려제강 자회사인 SYS홀딩스와 SYS리테일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및 과징금 취소 소송에서 공정위의 손을 들어줬다.


 

▲ 전자랜드 파워센터 [사진=전자랜드]

 

앞서 공정위는 SYS홀딩스가 SYS리테일에 부동산 담보를 2009년 12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약 12년간 무상으로 제공해 대규모 저리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며 2021년 12월 두 회사에 시정명령과 7억 4500만원, 16억 2300만원의 과징금을 각각 부과했다.

2009년 SYS리테일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제품 제조사에서 상품을 구매하기 어려울 정도로 재무 상태가 어려웠다. 전자랜드 지점의 임차료와 보증금도 내기 힘들 정도였다.

이에 SYS리테일은 금융사 4곳에 자금 차입을 알아봤으나 담보로 제공할 부동산 자산이 부족해 모두 거절당했다. 궁지에 몰린 이 회사는 자사 지분 48.32%를 보유한 모회사 SYS홀딩스에 부동산 담보 제공을 요청했다.

이를 수락한 SYS홀딩스는 지난 2020년 기준 공시가로 3616억 5700만원 상당의 부동산 자산 30건을 담보로 무상 제공했고 신한은행은 SYS리테일에 500억원을 빌려줬다.

SYS리테일은 이 같은 방식으로 11년 11개월간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으로부터 195회에 걸쳐 총 6595억원의 대출을 1.0~6.15%의 낮은 금리로 받을 수 있었다.

그 결과 SYS리테일은 적시에 상품을 공급받고 보증금‧임차료를 지급해 가전 유통시장에서 퇴출될 위기를 벗어났다. 또한 상품매입 및 지점 수를 늘려 판매 능력이 오히려 높아지는 등 경쟁 여건이 개선되며 유력한 사업자의 지위를 지켰다.

이에 더해 SYS리테일이 대출 당시 개별정상 금리보다 최대 50%가량 낮은 수준의 금리를 적용받아 78억 1100만원의 경제적 이익까지 챙겼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 해당 사건 지원 거래구조 [이미지=공정거래위원회]

 

SYS홀딩스와 SYS리테일은 이러한 혐의에 대해 공정위로부터 받은 과징금 처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양사는 소송에서 '부동산 담보 제공 행위는 SYS홀딩스의 분할 이전부터 이뤄져 왔던 담보 제공을 계속한 것에 불과해 공정거래 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없거나 적다'는 논지를 내세웠다.

SYS홀딩스는 2001년 서울전자유통에서 인적 분할됐고 이후 서울전자유통이 SYS리테일로 상호를 바꿨으니 두 회사의 뿌리가 같다는 사정을 고려해달라고 주장한 것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공정위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원래 하나의 법인격이었더라도 인적 분할을 통해 분리된 이상 별개의 법인격으로 봐야 한다"며 "지원행위 주체와 객체가 원래 하나의 회사에서 분할된 회사들이란 사정을 고려해 부당한 지원행위를 부정하면 입법 취지를 몰각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계열회사 간 지원으로 경쟁력이 저하된 기업의 시장 퇴출이 저지된 것은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지원행위"라고 꼬집었다.

또한 이 같은 담보 제공 행위가 전자랜드의 재무 상태나 채무 불이행에 따른 위험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계열사라는 이유만으로 대가도 받지 않고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전자랜드는 이를 통해 운전자금과 구매자금을 쉽게 확보해 경쟁 사업자보다 유리한 경쟁 조건을 갖추고 지속해서 일정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이번 판결은 공정거래법에서 부당한 지원행위를 불공정 거래 행위로 보고 제재하는 입법 취지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향후 제기될 수 있는 대법원 상고심에도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판결에 대해 SYS리테일 관계자는 "판결 내용을 분석해 향후 적절한 대응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과거 회사 분할 전에는 이러한 방법의 대출이 잘못된 게 아니었으나 신고했어야 할 부분을 신고하지 않아 문제가 됐다.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세심히 살펴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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