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 사각지대] "24시간 룰인데"… LS엠트론, 사망사고 8일 늑장공시 '첫 위반'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2-03 13:28:15
고용노동부 신고는 당일, 공시는 일주일 뒤…거래소 불성실공시 제재 검토 착수
중복상장 논란 겹친 시점에 공시 지연…'고의성 여부' 시장 촉각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LS그룹 계열사 LS엠트론 연구소에서 실험을 하던 20대 여성 연구원이 숨진 사고와 관련해 회사가 사고 발생 사실을 고용노동부에 보고하고도 일주일 넘게 이를 공시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중대재해 발생 사실을 24시간 이내 공시하도록 한 새 규정이 시행된 가운데 위반 사례인 LS의 늑장 공시를 두고 한국거래소가 제재 검토에 착수했다.

 

앞서 LS는 지난 20일 경기 수원시 권선구에 위치한 LS엠트론 연구소에서 직원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28일 공시했다. 공시상 고용노동부 보고 일자인 20일보다 8일 늦은 시점이다.

 

▲챗GPT4가 구현한 LS엠트론 사업장과 경기남부경찰청의 전경 모습을 합성한 아미지[사진=챗GPT4]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중대재해가 사회·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중대재해 발생 사실을 고용노동부에 보고한 때부터 24시간 내 공시하도록 공시 규정을 개정했다. 규정상 LS는 늦어도 21일까지 공시해야 했지만 실제 공시는 7일이 지난 뒤에야 이뤄졌다.

 

이번 사고는 LS엠트론 실험장에서 발생했다. 트랙터 제어 시스템 점검 작업을 하던 20대 여성 연구원 A씨가 숨졌고, 회사는 사고 당일 고용노동부에 신고해 당국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목격자 진술과 1차 부검 소견 등을 토대로 연구원이 홀로 주행 시험을 하다 사고를 당했을 가능성을 현재로선 유력한 원인으로 보고 있다. 

 

사건은 현재 경기남부경찰청 중대재해수사팀으로 이관돼 안전 규칙 준수 여부 등을 조사 중이며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규정 시행(2025년 10월 20일) 이후 공시 사례를 전수 분석한 결과, 중대재해 발생 공시는 총 23건(계열사 중복 공시 제외)이다. 

 

이 중 20건은 고용노동부 신고 후 24시간 내 공시가 이뤄졌다. LS를 제외한 나머지 2건은 휴일이 끼어 공시가 늦어졌지만 모두 휴일 직후 첫 영업일에 즉시 공시됐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LS를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 대상으로 선정했다. 발생 원인과 사안의 중대성 등을 파악하는 절차에 돌입한 셈이다. 

 

거래소 상장공시위원회는 LS 측의 지연 사유 소명 등을 중심으로 심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심의 이후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등 필요한 절차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LS엠트론 측은 새 규정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엠트론 실무 담당자가 규정을 알지 못해 공시가 늦어졌으며, 모회사인 LS는 사고 사실을 인지한 직후 공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시 관련 규정이 최근에 생겨서 공시 담당자가 그 부분을 몰랐었고 인지한 다음에 바로 공시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시가 지연된 시점을 두고 시장 일각에선 ‘중복 상장’ 논란과 시점이 겹친다는 점을 주목한다. 

 

사고 발생 당시 LS는 증손자회사 에식스솔루션즈에 대한 IPO(기업공개) 중복 상장 논란으로 정치권과 금융 시장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었다. 다만 직접적인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공시 지연 시점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업계 관계자는 “사망 사고는 투자자에게 즉시 알려야 할 핵심 정보”라며 “공시 지연의 경위와 내부 의사 결정 과정이 규정 검토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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