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여제' 김연경의 통큰 연봉배려 이유는? "도쿄올림픽까지 경기력 우선 최선의 길"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0-06-10 22: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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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분홍색 10번 유니폼 입은 김연경 "이젠 흥국의 김연경입니다"
어차피 흥국생명이 우승? "말만큼 쉬우면 우승하죠…뚜껑 열어봐야"

[메가경제= 류수근 기자]“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첫째 목적은 경기력이라는 생각을 했다.”


국내 프로배구에 11년만에 돌아온 ‘배구 여제’ 김연경(32)이 흥국생명이 제안한 몸값마저도 깎아서 역제안하면서까지 다시 분홍색 유니폼을 입은 이유다.


세계적인 거포 김연경은 10일 오후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서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1년 만에 복귀해 많은 팬을 만난다는 생각에 설레고 기대가 크며 팬들에게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며 V리그로 컴백한 배경과 각오 등을 담담하게 밝혔다.



11년만에 국내 프로배구 V리그로 복귀한 '배구 여제' 김연경이 10일 오후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열린 흥국생명 배구단 입단 기자회견에서 유니폼을 착용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11년만에 국내 프로배구 V리그로 복귀한 '배구 여제' 김연경이 10일 오후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열린 흥국생명 배구단 입단 기자회견에서 유니폼을 착용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김연경은 지난달 터키 엑자시바시와 2년 계약이 만료된 뒤 국외 구단 이적과 국내 유턴을 놓고 고민한 끝에, 지난 6일 원소속구단인 흥국생명과 1년간 연봉 3억5천만원에 계약하고 11년 만의 컴백을 선언했다.


전격적으로 이뤄진 김연경의 복귀는 후배들을 생각해 구단이 제안한 몸값보다 오히려 절반 가까이 낮추는 역제안으로 더 큰 감동을 줬다. 그 돈을 후배들의 몸값에 반영해달라는 요청이었다.


국내 프로배구에는 연봉총상한제인 샐러리캡이 적용된다. 여자부의 경우 전체 선수의 몸값이 팀당 23억원을 넘을 수 없다.


흥국생명은 복귀 협상에서 김연경에게 연봉과 옵션을 포함해 최대 6억5천만원을 줄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김연경은 이같은 샐러리캡 운용에 숨통을 열어주기 위해 최대치에서 3억원이나 적은 금액만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조병익 흥국생명 구단주, 김여일 단장, 박미희 감독이 모두 참석해 다시 분홍색 거미군단에 합류한 김연경을 극진하게 환영했다.


흥국생명은 이날 그동안 잠정 결번으로 뒀던 등번호 10번을 분홍 유니폼과 함께 주인에게 돌려줬다.



김연경이 등번호 10번이 선명한 흥국생명 유니폼을 착용한 후 구단주 조병익 흥국생명보험 대표이사(왼쪽), 박미희 감독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김연경이 등번호 10번이 선명한 흥국생명 유니폼을 착용한 후 구단주 조병익 흥국생명보험 대표이사(왼쪽), 박미희 감독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김여일 단장은 "김연경 선수의 복귀는 우리나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안전지대라는 상징과도 같다"며 "후배를 위한 통 큰 배려를 해준 김 선수에게 감사하고 내년 도쿄올림픽을 잘 준비할 수 있도록 최상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김 단장은 김연경의 상징과도 같은 10번이 박힌 유니폼을 그에게 전달했고, 김연경은 모처럼 한글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엄지로 등 번호를 가리키며 밝은 표정으로 포즈를 취했다. 조병익 구단주와 박미희 감독은 차례로 꽃다발을 건넸다.


김연경은 국내 유턴 배경에 대해 "내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어떻게 하면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국내 복귀가 경기력 유지에 가장 좋은 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기력을 먼저 생각하다 보니까 금전적인 부분은 생각하지 않았다. 경기력 때문에 샐러리캡, 연봉은 큰 문제가 없었다”며 통큰 승부사의 면모를 보였다.


김연경은 또, 자신의 가세로 '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 아니냐'는 팬들의 전망이 우세하다는 질문을 받고서는 "스포츠가 쉽지 않고, 말만큼 쉬우면 우승할 것"이라며 "모든 팀이 상당히 강하기에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한껏 낮췄다.


2005년 1라운드 1순위로 흥국생명에 지명된 김연경은 2005-2006시즌 신인상을 받는 등 데뷔와 함께 프로 코트를 평정했다.


3년 내리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2005-2006시즌, 2006-2007시즌, 2007-2008시즌)에 선정됐고 챔피언결정전 MVP에도 세 차례(2005-2006시즌·2006-2007시즌·2008-2009시즌)나 뽑혔다.


김연경은 프로 4년 차이던 2008-2009시즌 흥국생명을 V리그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이끈 뒤 해외로 진출했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 취득 2년을 남기고 2009년 임대 선수 신분으로 일본 JT 마블러스(2009∼2011년)로 떠난 것이다.


이후 터키 페네르바체(2011∼2017년), 중국 상하이(2017∼2018년), 엑자시바시(2018∼2020년)에서 거침없는 활약으로 세계적인 거포 반열에 자리매김했다.


2010년 일본 V리그에서 감투상, 2012년 유럽챔피언스리그 MVP, 2016년 유럽챔피언스리그 베스트 아웃사이드 스파이커에 선정돼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공격수로 한국배구의 위상을 높였다.


김연경은 또한, 국가대표팀 부동의 에이스로 10년 이상 자리를 지켰다.


한국의 2012년 런던올림픽 4위,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동메달,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동메달에 앞장섰다.


김연경의 복귀로 그동안 한국 여자배구 국가대표 경기에서만 볼 수 있었던 세계 최정상급 레프트 김연경과 국내 최고의 세터 이다영의 ‘환상 조합’을 한국프로배구 V리그 흥국생명 경기에서 일상적으로 볼 수 있게 됐다.


김연경은 흥국생명의 독주 가능성에 대해 조심스런 입장을 취했지만 흥국생명은 배구 여제의 귀환으로 ‘제2의 전성기’를 예약했다는 게 중론이다. 최근 몇 년 새 인기 상승곡선을 그려온 여자프로배구로서도 최고·최적의 순풍을 맞이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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