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원전, 60년 주력전원 충분히 활용...신한울 1·2호기 이른시간 내 가동 점검"

류수근 기자 / 기사승인 : 2022-02-26 02: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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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전환정책은 2084년까지 장기적 추진...원전 수출은 너무도 당연”
에너지공급망회의서 언급...대선 앞두고 野 '탈원전 공세' 맞물려 주목

문재인 대통령이 “원전이 지속 운영되는 향후 60여년 동안은 원전을 주력 기저전원으로서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신한울 1, 2호기와 신고리 5, 6호기는 이른 시간 내에 단계적 정상가동을 위한 점검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25일 청와대에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현안 점검 회의‘를 개최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현안 점검회의에서 당당부처 장관으로부터 보고 받고 있다. [청와대 제공]

이날 발언은 우크라이나 사태 등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불안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 기반 확충을 위해 국내 원전의 실태를 점검하고 미래 경쟁력 확보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러나 이날 발언은 대선을 앞둔 시점에 야권을 중심으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기조‘에 대한 공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나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중도층의 여론을 의식한 메시지를 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원전을 충분히 할용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적절한 가동률을 유지하면서 원전의 안전성 확보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지시했다.

이어 “에너지원으로서 원전이 지닌 장점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경우 원전 밀집도가 세계 최고이고, 특정 지역에 밀집되어 있어 사고가 나면 그 피해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에너지믹스 전환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은 신규 원전 건설 중단, 수명이 다한 노후 원전의 수명 연장 금지 등을 2084년까지 장기에 걸쳐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신한울 1, 2호기와 신고리 5, 6호기는 포항과 경주의 지진, 공극 발생, 국내자립기술 적용 등에 따라 건설이 지연됐다”며 “그간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기준 강화와 선제적 투자가 충분하게 이루어진 만큼, 가능하면 빠른 시간 내에 단계적 정상가동을 할 수 있도록 점검해 달라”고도 주문했다.

아울러 “원전에 있어 세계적인 선도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원전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 원전해체 기술, SMR 연구, 핵융합 연구도 속도를 내는 한편, 사용후핵연료 처리 방침도 조기에 검토해 결론을 내 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점진적으로 원전을 감축하면서 원전 수출을 하는 것과 관련해선 “각국은 자국의 사정에 따라 에너지믹스를 선택하고 있다”며 “원전이 필요한 국가들이 한국의 기술과 경험을 높이 사서 우리 원전의 수입을 희망하고 있으므로 원전을 수출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원전 수입국이 우리의 기술과 경험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언급했고, 최남우 한국수력원자력 부사장은 “원전생태계 유지에도 기여하는 만큼 원전 수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회의에 외부전문가로 참석한 이종수 서울대 교수는 “SMR, 사용후핵연료 등 원전 관련 문제는 국민적 수용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국민들과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은 “원전의 안전성을 높이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정비 기간이 늘어났으나, 이로 인해 불시 사고는 줄어들고 있다”며 “한수원의 정비조치가 완료되는 대로 빈틈없이 속도감 있게 안전성을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산업통상자원부는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불안에 대응한 원전 현황 점검과 미래 준비 상황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미래 원자력 경쟁력 확보 방안을 각각 보고했다.

또, 환경부는 유럽연합(EU) 녹색분류체계 원전 동향 및 대응방안에 대해 보고했다.

야권에서는 그동안 원전 비중 감축에 방점을 뒀던 문재인 정부의 메시지가 갑자기 급선회했다며 문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대선을 의식한 ’여론 수습용‘이라며 비판했다.

국민의힘 선대본부 황규환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탈원전을 포기하라고 할 때에는 들은 척도 안하더니, 대선 국면에서 심판대에 오를 것 같으니 꼬리를 내리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같은 해석이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는 일관되게 장기간에 걸쳐 비중을 줄이되 원전이 가동되는 동안에는 이를 충분히 활용하겠다는 입장이었다”며 “지금도 달라진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이 공교롭게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내세운 ’감(減) 원전‘ 정책 기조와 유사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해 12월 여의도 당사에서 과학기술 공약을 발표한 뒤 기자들을 만나 원전 문제에 대해 “이재명 정부의 원전 정책은 감(減)원전 정책”이라며 건설 중인 원자력 발전소는 계속 지어서 가동 연한까지 사용하되 새로 짓지는 않는 방식으로 원전 비중을 낮춰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의 이번 원전 언급은 대선을 앞두고 중도층 가운데 문 대통령의 에너지 정책에 반감을 가진 사람들을 다잡기 위한 메시지가 아니겠냐는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자료출처=청와대·연합뉴스]

 

[메가경제=류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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