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Pick] AI 동맹 띄우고 남미 자원벨트로…이재명·재계 총수, '반도체+리튬' 승부수

박제성 기자 / 기사승인 : 2026-07-28 13:3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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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7500억 달러·삼성 2000억 달러 AI 협력 청사진…LOI(협력의향서)·MOU 넘어 본계약 관건
AI 반도체부터 리튬·희토류까지…'두뇌+원료 경제외교', 글로벌 공급망 선점 승부수

[메가경제=박제성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이어 브라질·칠레·아르헨티나를 잇달아 방문하며 한국 산업의 미래 성장축을 ‘인공지능(AI)-첨단제조-핵심광물’로 연결하는 경제외교에 나섰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글로벌 빅테크와 반도체 공급·생산, AI 데이터센터(AIDC), 피지컬 AI 협력 기반을 다졌고, 남미에서는 리튬·구리·희토류 등 전략자원 확보와 방산·항공우주·전력 인프라 수출을 동시에 추진한다.

 

▲[사진=챗GPT4]

 

다만 정부가 샌프란시스코 방문 성과로 제시한 총 9500억달러 규모 협력 가운데 상당 부분은 확정 투자나 구매계약이 아닌 협력의향서(LOI)와 업무협약(MOU), 장기 구매 협력 계획 등을 토대로 산정된 만큼 향후 본계약 전환 여부가 실질적인 성과를 가를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1박 2일간의 샌프란시스코 방문을 마치고 지난 26일 브라질리아에 도착했다. 오는 29일까지 브라질을 국빈 방문한 뒤 29~30일 칠레, 30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아르헨티나를 공식 방문한다.

 

경제외교의 첫 무대였던 샌프란시스코에서는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로보틱스 등 미래 산업 협력이 집중 논의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등 국내 대표 기업인들은 글로벌 빅테크 경영진들과 만나 AI 인프라 구축과 공급망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정부는 서밋(회동)을 계기로 총 950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공급·생산 협력과 5GW 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협력 등의 성과를 제시했다. 이 중 약 7500억 달러는 SK그룹과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앤트로픽,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글로벌 빅테크 간 AI 인프라 협력 구축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 SK, 엔비디아 등 빅테크와 7500억 달러 'AI 동맹'…HBM·데이터센터·AI 팩토리 등

 

SK 관련 LOI에는 HBM 장기 공급과 AI 메모리 협력, AI 팩토리 및 데이터센터 구축, 차세대 AI 인프라 공동개발 등이 포괄적으로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엔비디아와는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인프라 전반에서 5000억달러 이상 규모의 협력 가능성이 제시됐다.

 

마이크로소프트와는 AI 메모리 공급 및 데이터센터 협력, 앤트로픽과는 AI 데이터센터와 서비스 생태계 구축, AWS와는 울산 AI 데이터센터를 포함한 국내 AI 인프라 확대가 주요 협력 대상으로 거론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9500억달러 가운데 7500억달러가 SK그룹에 해당하는 내용으로 알고 있다”며 “SK그룹과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앤트로픽, AWS 등 글로벌 빅테크 간 AI 인프라 협력의향서를 기반으로 한 것으로, 엔비디아와의 5000억달러 이상 규모 협력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내용은 SK하이닉스만의 협력이 아니라 SK그룹 차원의 포괄적 협력”이라며 “사업별 상세 금액이 구분된 확정 계약이라기보다는 장기적인 협력 방향과 가능성을 담은 성격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 삼성, 브로드컴과 2000억 달러 '동맹'…메모리·파운드리·첨단 패키징 '삼각편대'

 

삼성전자는 2000억 달러 규모로 브로드컴과 반도체 협력 계획을 잡았다. 양사는 AI 시대 핵심 반도체 기술인 메모리와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 전반에 걸친 협력을 한층 강화하고 차세대 AI 반도체 생태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추진한다.

 

2000억 달러 규모 협력 역시 확정된 단일 공급계약이라기보다는 MOU(업무협약)와 장기 구매 협력 계획을 포괄한 발표에 가깝다. 

 

향후 AI 반도체 수요와 제품 개발, 생산 일정에 따라 개별 공급계약과 투자 계획이 단계적으로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은 "AI 시대에는 메모리, 로직, 첨단 패키징이 긴밀하게 통합된 반도체 솔루션이 중요하다"며 "브로드컴과의 협력을 확대함으로써 미래 AI 인프라 발전을 가속화하고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SK와 삼성전자가 즉시 투자하거나 글로벌 빅테크가 곧바로 발주하는 금액을 뜻하지 않는다. 

 

향후 수년간 예상되는 반도체 공급과 데이터센터 투자, AI 인프라 구축, 공동 사업 규모를 포괄적으로 합산한 수치에 가깝다. LOI와 MOU는 협력 의사를 확인하는 초기 단계 문서로, 실사와 세부 협상, 본계약, 개별 구매계약을 거쳐야 실제 투자와 매출로 이어질 수 있다.

 

산업계는 그럼에도 샌프란시스코 방문이 국내 기업들을 글로벌 AI 가치사슬과 연결했다는 점에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AI 산업은 반도체뿐 아니라 데이터센터, 전력망, 냉각설비, 클라우드, 로봇, 소프트웨어가 함께 움직이는 종합 산업이다.


◆ AI 두뇌 챙긴 재계, 남미서 리튬·희토류 혈맥 잇는다…미래차·방산·전력망 '공략'

 

샌프란시스코가 AI 산업의 ‘두뇌’를 확보하는 무대였다면 남미 순방은 이를 뒷받침할 ‘원료와 시장’을 선점하는 행보다. 브라질은 희토류 매장량 세계 2위권 국가이며 칠레는 세계 최대 수준의 구리·리튬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리튬 삼각지대의 핵심 국가이자 세계적인 셰일오일·셰일가스 자원국으로 꼽힌다.

 

브라질 방문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김종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 등이 동행했다.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류재철 LG전자 대표, 이동훈 SK바이오팜 대표, 정인섭 한화오션 사장, 문재영 HD현대 건설기계부문 사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도 경제사절단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그룹은 친환경차와 미래 모빌리티, 포스코그룹은 철강 원료와 이차전지 소재 공급망,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가전·전장·기업간거래(B2B) 시장 확대를 각각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KAI와 한화오션은 항공우주·방산·조선 분야 수주 기반을 넓히고, HD현대는 남미 인프라 개발에 필요한 건설기계 시장 공략에 나설 전망이다.

 

이 대통령이 브라질 도착 첫 일정으로 현지 항공기 제조사 엠브라에르의 C-390 수송기를 시찰한 것도 방산 협력 확대 의지를 보여준다. 이 대통령은 “빠르면 앞으로 민항기도 같이 만들어보자”고 제안했고 브라질 측도 협력 확대에 호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칠레에서는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등이 합류한다. OCI홀딩스는 태양광과 친환경 에너지, LS그룹은 전선·전력망, 고려아연은 구리·희소금속과 이차전지 소재 분야에서 협력 기회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아르헨티나에서는 리튬과 에너지 협력뿐 아니라 남미공동시장인 메르수코르와의 무역협정 협상 재개 여부가 주목된다.

 

이번 순방의 핵심은 샌프란시스코의 AI·반도체 협력과 남미의 자원·에너지 협력을 하나의 산업 전략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 다만 대규모 협력 구상이 실질적인 경제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LOI와 MOU를 넘어 개별 공급계약과 투자 확약으로 구체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글로벌 AI 생태계와의 접점을 넓혔다면 남미에서는 AI·전기차 시대에 필요한 자원과 신규 시장을 확보하는 단계”라며 “발표된 협력 규모 자체보다 실제 계약 전환율과 국내 기업의 수주·매출로 이어지는지가 이번 경제외교의 성패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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