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1장 만들려고 10만번 때린다”…시몬스의 ‘상상 초월 품질검사’

심영범 기자 / 기사승인 : 2026-08-24 08:07:03
이천 ‘시몬스 팩토리움’서 생산·R&D·물류 전 과정 공개…국내 최대 5만9646㎡ 규모
소재부터 품질·생산·배송·고객케어까지…‘THE SIMMONS STANDARD 5’ 제시
하루 최대 1000개 생산 가능하지만 600~700개로 제한…“생산량보다 품질 우선”

[메가경제=심영범 기자]“침대는 집 안으로 들어가는 제품이고 피부에 직접 닿는 제품인 만큼 청결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게 대표님의 철학입니다.”

 

지난 20일 경기 이천시에 위치한 '시몬스 팩토리움'에서 열린 미디어 투어에서 큐레이터의 설명이다.

 

▲ 시몬스 팩토리움 외관 [사진=시몬스]

 

실제 생산동 바닥은 예상보다 깨끗했다. 매트리스 원단과 각종 소재가 오가는 제조시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높은 층고의 생산동에는 공조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었고, 생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먼지와 이물질을 관리하기 위한 설비가 곳곳에 배치돼 있었다.

 

시몬스가 이곳을 단순한 ‘공장’이 아니라 ‘팩토리움’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팩토리와 공간을 뜻하는 단어를 결합한 이름처럼 이곳에는 생산시설뿐 아니라 수면연구 R&D센터와 물류시설까지 들어서 있다. 2017년 문을 연 이후 시몬스의 연구개발부터 생산, 품질관리, 물류까지 전 과정이 한곳에서 이어지는 핵심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시몬스가 이번 미디어 투어에서 보여주고 싶었던 것도 단순히 “국내 최대 규모의 침대 공장”이라는 타이틀이 아니었다.

 

시몬스 관계자는 “규모 자체보다 어떤 설비를 갖추고 어떻게 관리하며 어떤 기술과 전문성으로 제품을 생산하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롤링시험기 [사진=심영범 기자]

 

침대 하나 만들기 위해 ‘극한 테스트’…140㎏ 롤러가 매트리스를 때렸다

 

팩토리움 투어의 첫 번째 목적지는 수면연구 R&D센터였다.

 

연구센터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매트리스 위를 반복적으로 누르는 대형 롤러였다. 매트리스가 실제 사용 과정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형태와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장비다.

 

시몬스는 미국재료시험협회(ASTM) 기준에 맞춘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롤러는 분당 15회 속도로 매트리스를 반복해서 압박한다. 일반적으로 롤러 무게가 109㎏ 수준이지만 시몬스의 장비는 최대 140㎏까지 증량할 수 있다. 최대 140㎏의 육각형 롤러가 분당 15회의 속도로 매트리스를 반복적으로 압박하며 10만회 이상 테스트한다.

 

이를 통해 매트리스 내장재의 주름 발생 정도와 스프링 휘어짐, 원단 훼손 여부 등을 확인한다.

 

현장에서는 실제 시험이 진행되고 있는 장비도 공개됐다. 당시 롤러는 1만6000회 이상 매트리스를 압박하며 테스트를 이어가고 있었다.

 

매트리스가 수없이 눌리고 다시 올라오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었지만 외관상 큰 변화는 찾기 어려웠다.

 

시몬스가 강조하는 ‘품질은 양심’이라는 표현이 추상적인 구호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 낙하충격측정기. [사진=심영범 기자]

 

다음으로 이동한 곳에서는 1995년 시몬스의 유명한 ‘볼링공 광고’를 연상시키는 실험도 볼 수 있었다.

 

매트리스 한쪽에 볼링공을 떨어뜨리고 반대편의 움직임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독립된 포켓스프링이 서로 영향을 덜 주면서 옆 사람의 움직임을 최소화하는지를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시몬스는 단순한 광고 연출이 아니라 실제 제품의 개별 지지력을 검증하기 위한 시험이라고 설명했다.

 

포켓 스프링은 스프링 하나하나가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구조다. 한 부분에 압력이 가해지더라도 주변 스프링에 전달되는 움직임을 줄여 개별적인 지지력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시몬스는 센서를 통해 볼링공의 반발 높이를 측정하고 매트리스의 탄성도를 객관적인 수치로 확인한다. 이 같은 실험 방법은 한국 시몬스가 개발해 특허 등록까지 마쳤다고 설명했다.

 

▲ 메트리스진동시험기 [사진=심영범 기자]

 

◇ 3억5000만원짜리 마네킹…‘숙면’을 데이터로 바꾸다

 

R&D센터에서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사람과 비슷한 형태의 마네킹이었다.

 

시몬스와 미국 매트리스 전문기업이 공동 개발한 매트리스 연구용 마네킹으로 가격만 약 3억5000만원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33개의 센서 패드가 부착돼 각 신체 부위의 피부 온도를 측정할 수 있다.

 

침대 위에서 사람이 느끼는 쾌적함을 단순한 감각의 영역에만 맡기지 않고 데이터로 분석하기 위한 장비다.

 

실제 침실에서는 계절과 날씨에 따라 온도와 습도, 기류가 달라진다. 시몬스는 이런 환경 변화를 인위적으로 구현한 뒤 신체 부위별 온도 변화를 측정한다.

 

결국 핵심은 통기성이다.

 

침대 안쪽의 소재와 내장재를 어떻게 조합해야 수면 중 발생하는 열과 습기를 효과적으로 배출할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 것이다.

 

또 다른 공간에서는 체압 분포를 측정했다. 서로 다른 경도의 매트리스에 사람이 앉거나 누우면 신체가 닿는 면적과 압력이 달라진다. 화면에는 몸의 형태에 따라 체압 분포가 실시간으로 표시됐다.

 

시몬스는 이를 ‘감성 과학’이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신체적인 편안함만 측정하는 게 아니라 사람이 실제로 누웠을 때 느끼는 만족도까지 데이터화해 제품 개발에 반영한다는 것이다.

 

수면 상태 분석실에서는 실험자가 약 3주간 실제로 잠을 자면서 수면 상태를 분석하는 연구도 진행한다. 수면 중 뇌파 등을 측정하고 외부 소음이나 진동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침실 전체에 흡음 처리를 했다. 매트리스 하나를 만들기 위해 ‘잠을 자는 것’까지 연구 대상이 되는 셈이다.

 

시몬스 관계자는 포켓 스프링에 포스코에서 공급받는 최고급 경강선 소재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팩토리움에서 1년 동안 사용하는 경강선의 총 길이는 약 30만㎞에 달한다. 지구를 약 7바퀴 돌 수 있는 길이다.

 

스프링 하나하나에는 포켓 커버가 씌워진다. 이 과정에서 이탈리아 직물업체의 고밀도·고인장력 특수 부직포가 사용된다.

 

이후 시몬스의 핵심 기술인 조닝 시스템과 레이어링 시스템이 적용된다.

 

조닝 시스템은 탄성과 지지력이 서로 다른 5가지 포켓 스프링을 다양하게 조합하고 배치하는 기술이다. 레이어링 시스템은 알파카와 모헤어 등을 포함한 50여 종의 프리미엄 내장재를 제품 특성에 맞게 배치한다.

 

스프링과 내장재가 조합되면 숙련된 작업자의 봉제와 퀼팅 작업이 이어진다. 이후 수천 가지 품질관리 항목에 대한 검수가 진행된다.

 

모든 검수를 통과한 제품만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패킹 단계로 이동한다. 패킹 역시 한 차례로 끝내지 않고 옆단 이중 패킹까지 진행해 제품을 보호한다.

 

▲ 시몬스 생산시설 전경 [사진=시몬스]

 

◇ 공장 안에서 ‘스프링’이 태어났다…포스코·고려제강과 공급망 구축

 

R&D센터를 지나 전망 타워로 이동하자 팩토리움의 생산라인이 한눈에 들어왔다.

 

시몬스가 강조하는 핵심은 ‘원스톱 생산’이다. 매트리스의 핵심 부품인 포켓스프링부터 조닝, 레이어링, 봉제, 퀼팅, 검수, 패킹까지 한 공간에서 이어진다.

 

그중에서도 시몬스가 최근 가장 강조하는 것은 바나듐 포켓스프링이다.

 

시몬스는 포스코와 매트리스에 최적화된 스프링 선재를 공동 개발하고, 고려제강의 특수 선재 가공 기술을 거쳐 이를 생산하는 3자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쉽게 말하면 포스코가 소재를 만들고 고려제강이 이를 정밀 가공한 뒤 시몬스가 수면공학 기술을 더해 최종 제품으로 완성하는 구조다.

 

완성된 스프링을 단순히 매트리스에 넣는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이종성 시몬스 생산·물류전략부문 부사장은 이날 “소재 개발에서부터 정밀 관리, 수면공학까지 각 분야의 전문성이 결합된 협력망”이라며 “단기간에 모방하기 어려운 시몬스만의 초격차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바나듐 포켓스프링은 포스코산 경강선에 바나듐 소재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바나듐은 강철과 합금의 강도 및 온도 안정성을 높이는 소재로 항공·중공업 등에서도 활용된다. 시몬스는 이를 매트리스의 핵심 소재인 스프링에 적용해 내구성을 높였다고 설명한다.

 

스프링의 모양도 독특했다.

 

위아래가 좁고 가운데가 넓은 이른바 ‘항아리형’ 구조다. 시몬스는 스프링 간 마찰을 줄이고 움직임을 안정화하기 위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5가지 종류의 포켓스프링을 신체 부위와 체중 분포에 따라 배치하는 ‘조닝 시스템’을 적용한다.

 

또 알파카와 모헤어 등 50여 종의 프리미엄 내장재를 조합하는 레이어링 시스템도 사용한다.

 

▲ 시몬스 팩토리움 미디어 투어에서 시몬스 주요 임원들이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시몬스]

 

미디어 투어를 마치고 간담회 장소로 이동했다. 간담회에서는 제조 및 품질관리 시스템을 소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수면 연구와 소재 기술, 품질관리, 생산, 배송, 고객 케어 등을 담당하는 주요 임원들이 참석해 시몬스가 제시하는 프리미엄 침대의 기준을 설명했다.

 

이종성 시몬스 생산물류전략 담당 부사장은 “진정한 프리미엄은 소비자가 직접 볼 수 없는 내장재의 선정과 검증, 기술 개발, 생산 품질에서 결정된다”며 “품질은 양심이라는 원칙을 바탕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책임과 기준이 작동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담당은 “문제를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것에서부터 진정한 품질 혁신이 시작된다”며 “이것이 곧 프리미엄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시몬스가 제시한 기준은 ‘THE SIMMONS STANDARD 5’다. △바나듐 포켓스프링 △양심적 품질관리 △청결한 생산환경 △자체 직배송 시스템 △고객 케어 등 5개 영역을 통해 제품이 만들어지는 순간부터 고객 침실에 설치된 이후까지 품질을 관리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권오진 시몬스 상무는 포켓스프링 기술과 관련해 “바나듐이라는 소재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차별점은 아니다”며 “매트리스에 필요한 탄성, 지지력, 내구성을 소재 단계부터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바나듐 포켓스프링은 시몬스와 포스코가 매트리스에 최적화된 스프링 선재를 공동 개발하고 고려제강이 이를 정밀 가공한 뒤 시몬스의 숙면공학 기술을 접목해 완성된다.

 

강경준 시몬스 상무는 품질관리 원칙으로 ‘품질은 양심’을 강조했다.

 

강 상무는 “소비자가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내장재와 제품 내부까지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관리하는 것이 제조기업의 책임”이라며 제품 개발부터 원자재 입고, 생산, 품질검사까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에서 이상이나 결함이 발견되면 ‘부적합보고서’를 통해 기록하고 공유한다. 문제를 숨기기보다 드러내고 개선하는 것이 품질 혁신의 출발점이라는 설명이다.

 

시몬스는 라돈·토론 안전제품인증, 환경표지인증, 난연 매트리스, UL 그린가드 골드 인증, 더마테스트 엑설런트 인증 등을 안전관리 기준으로 제시했다.

 

또 2007년 개관한 수면연구 R&D센터를 통해 제품의 안전성과 품질을 지속적으로 시험·검증하고 있다.

 

김동현 시몬스 이사는 생산환경에 대해 “청결한 생산환경은 품질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시몬스 팩토리움 생산동은 9m 높이의 층고와 공조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자재창고와 생산동, 물류동을 분리해 공정 간 교차 오염 가능성을 낮췄다.

 

매년 정기 셧다운을 통해 설비 점검과 유지보수, 생산동 청소도 진행한다. 올해는 7월 17일부터 26일까지 열흘간 생산을 중단했다.

 

생산량 역시 최대치보다 품질에 초점을 맞춘다. 팩토리움은 하루 1000개 이상의 매트리스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능력을 갖췄지만 실제 생산은 하루 600~700개 수준으로 운영한다.

 

김 이사는 “생산량을 무조건 늘리는 것보다 각 공정에서 제품의 완성도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원단 상태나 봉제선, 제품 모서리, 표면 마감 등 기계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은 숙련 작업자가 직접 확인한다. 이상이 발견되면 다음 공정으로 넘기지 않는 원칙도 적용한다.

 

김용식 시몬스 이사는 배송을 단순 물류가 아닌 ‘품질을 완성하는 마지막 공정’​이라고 정의했다.

 

시몬스는 제품 보관과 출고부터 운송, 최종 설치까지 자체 직배송 시스템을 운영한다. 2023년부터는 전국 어디서든 구매 후 평일 기준 72시간 이내 배송이 가능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정일 배송과 이브닝 배송도 제공하고 있다.

 

배송팀은 최소 2인 1조로 운영된다. 배송 매니저들은 유니폼과 손소독제, 방역 스프레이, 일회용 덧신 등을 준비하고 현장 상황에 따라 여분의 유니폼까지 교체한다.

 

김 이사는 “제품 자체의 품질뿐 아니라 고객의 침실에 제품이 전달되고 설치되는 과정까지 관리돼야 고객이 체감하는 프리미엄이 완성된다”고 설명했다.

 

이지연 시몬스 상무는 고객 케어를 또 하나의 품질관리 과정으로 규정했다.

 

시몬스 커스터머 케어 센터(CCC)는 정규직 상담 인력을 중심으로 제품, 서비스, 품질보증, A/S 등에 대한 상담을 진행한다. 상담 과정에서 접수된 고객 불편과 요구사항은 품질·생산·물류·배송·영업 등 관련 부서로 전달된다.

 

전화와 온라인을 연계한 옴니채널 시스템과 24시간 챗봇도 운영한다. 다만 디지털 기술은 상담 인력을 대체하기보다 고객의 대기시간과 불편을 줄이는 보조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설명이다.

 

시몬스는 2025년 침대업계 최초로 한국표준협회가 주관하는 ‘콜센터품질지수 우수기업’ 인증을 획득했다.

 

티몬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 당시 약 14억원의 손실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고객이 구매한 제품을 예정대로 배송한 사례도 소개했다. 단기적인 손실보다 고객과의 약속을 우선했다는 설명이다.

 

시몬스 관계자는 이날 간담회에서 “프리미엄은 특정 소재나 기술 하나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소재 선정부터 연구개발, 생산, 품질관리, 배송, 고객 케어가 하나의 기준으로 연결될 때 완성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 [사진=심영범 기자]

 

▲ [사진=심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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