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경제 장찬걸 기자] 롯데그룹 패권 장악을 위한 신격호 신동주 부자의 쿠데타는 일단 실패로 돌아간 듯 보인다.
창업주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93)이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61)과 함께 일본롯데홀딩스에서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0) 세력을 몰아내려던 일이 무위로 끝난 것 같다는 얘기다. 신격호 신동주 부자의 이번 쿠데타는 다음날 강한 역풍을 만났고, 그로 인해 신격호 총괄회장은 오히려 일본롯데홀딩스의 대표이사 회장직마저 잃게 됐다. 이 일은 쿠데타의 주 타깃이 됐던 차남 신동빈 회장에 의해 주도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동빈 회장은 신격호 신동주 부자의 쿠데타가 일어난 다음날 곧바로 일본롯데홀딩스의 긴급이사회를 소집한 뒤 '절차에 따라' 아버지 신격호 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추대하는 '역 쿠데타'를 단행했다. 롯데그룹의 설명에 따르면 신격호 신동주 부자의 쿠데타는 규정에 어긋나는 것이었다. 일본롯데홀딩스의 경영권과 관련도 없는 사람들이 신격호 회장을 앞세워 권력을 농단하려 했다는게 롯데그룹측의 주장이다.
이로 인해 신격호 신동주 주도의 쿠데타 다음날인 28일 일본롯데홀딩스의 긴급이사회가 열렸고, 이사회를 통해 신격호 총괄회장에 대한 처리가 마무리됐다는게 롯데그룹측의 설명이다. 그러면서도 롯데그룹 측은 "신격호 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추대한 것은 일본롯데홀딩스 차원에서 이뤄진 일"이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아들(차남인 신동빈 회장)이 아버지를 어찌 했다는 구설을 의식한 반응인 듯했다.
절차상 논란을 일으킨 신격호 신동주 부자의 쿠데타는 27일 일본롯데홀딩스를 찾아간 신격호 회장에 의해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 쿠데타는 장남인 신동주 전 부회장과 장녀 신영자씨(73. 롯데삼동복지재단 이사장)에 의해 주도됐거나, 적어도 그들의 협력 하에 이뤄졌다. 신격호 회장은 일본롯데홀딩스 직원들 앞에서 자신을 제외한 일본롯데홀딩스 이사 6명을 전원 해임하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이는 이사회 결의를 거친게 아니라 신격호 회장의 일방적 '선언'이었으므로 무효라는게 나머지 이사들의 항변이었고, 그로 인해 그 다음날 곧바로 긴급이사회가 소집됐다. 앞서 신격호 신동주 부자 주도의 쿠데타로 해임된 이사 6명의 명단에는 신동빈 회장도 포함돼 있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신격호 신동주 관계가 회복된 것 아닌가 하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동생에게 밀려난 뒤 아버지를 찾아가 읍소 작전을 펴곤 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신격호 신동주 부자의 쿠데타는 일차 실패로 돌아갔지만 지분을 동원한 두 사람의 재 반전극이 펼쳐질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신동주 신동빈 형제가 일본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인 광윤사 지분을 29%씩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격호 신동주 부자와 장녀 신영자씨가 다시 한번 힘을 합쳐 주주총회에서 지분 대결을 펼친다면 일차 실패로 끝난 신격호 신동주 부자의 쿠데타가 또 한번의 반전 드라마로 연결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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